[기획] 생명을 지키는 도시로…고양시, 자살예방 '지역안전망' 촘촘히 구축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 2026-07-27 09:31:31

생명존중안심마을 22개 동 확대…227개 기관 참여하는 지역 협력체계 강화
경제위기가구 발굴부터 시민 참여 캠페인까지…생활밀착형 예방정책 확대
고위험군 발굴·치료·회복·유족 지원까지…맞춤형 통합지원체계 고도화
"자살은 개인 아닌 사회의 과제"…예방 중심 정책으로 패러다임 전환
생명존중안심마을 사업 공유회. 고양시 제공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자살 예방은 위기 상황이 발생한 뒤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사회가 위험 신호를 먼저 발견하고, 상담과 치료, 복지, 회복까지 함께 책임지는 체계를 갖출 때 예방 효과는 높아진다.

고양특례시가 자살예방 정책을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과 회복 지원' 중심으로 전환하며 지역사회 안전망 강화에 나섰다.

최근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 정신건강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자살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고, 위험군 조기 발굴부터 치료와 복지 연계, 유족 회복 지원까지 이어지는 통합 대응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시는 생활권 중심의 예방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시민 참여를 확대해 누구도 위기 속에서 홀로 남겨지지 않는 지역사회를 만든다는 목표다.

동네가 먼저 살핀다…'생명존중안심마을' 22개 동으로 확대

생명존중안심마을 캠페인

시는 지역 밀착형 자살예방 정책의 핵심인 '생명존중안심마을'을 기존 18개 동에서 22개 동으로 확대 운영한다.

보건의료기관과 복지시설, 교육기관, 공공기관 등 모두 227개 기관이 참여해 지역 내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상담과 치료, 복지서비스를 연계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각 동에서는 주민 특성에 맞춰 자살 고위험군 발굴과 상담, 예방교육, 인식개선 캠페인, 맞춤형 지원사업 등을 운영한다.

특히 취약계층이 많은 지역에는 아파트 로고젝터를 활용한 상담 안내와 옥상 자동개폐장치 설치 등 이른바 '생명울타리' 사업도 함께 추진해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넓혀갈 계획이다.

경제위기부터 마음건강까지…생활 속 예방체계 강화

경제적 어려움이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관련 대응도 강화된다. 시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신용회복위원회, 소상공인연합회 등과 협력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우울 선별검사와 정신건강 교육을 실시하고, 지역 상권을 활용한 예방 홍보도 병행한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도 이어진다. 생명사랑 시(詩) 공모전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은 영화제 등을 통해 생명의 가치를 함께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정신건강 전문가와 시민이 소통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찾아가는 토닥토닥버스'를 운영해 우울 선별검사와 스트레스 검사, 1대1 심층상담을 제공하고, 고위험군으로 확인되면 지속 상담과 치료비 지원까지 연계한다.

예방에서 회복까지…유족 지원도 제도화

자살예방 교육

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자살유족 원스톱 지원체계를 새롭게 도입한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사망신고가 이뤄지는 초기 단계부터 유족을 발굴해 상담과 복지서비스를 신속하게 연결하는 방식이다.

심리상담뿐 아니라 특수청소, 임시주거 지원, 행정·법률 상담, 자녀 교육비, 정신건강 치료비 등 현실적인 지원도 함께 제공한다.

위기 이후의 회복 프로그램도 대상별로 세분화했다. 청소년 대상 상담 프로그램을 비롯해 성인 자살위기 지원, 노인 우울 예방 프로그램, 자살유족 애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연령과 상황에 맞는 맞춤형 회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생명은 함께 지키는 것"…지역사회 중심 예방정책 강화

민경선 고양시장은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대응해야 할 과제"라며 "촘촘한 안전망과 맞춤형 지원을 통해 위기 속에서도 시민이 고립되지 않는 생명존중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앞으로도 지역사회 협력망을 지속 확대해 조기 발견과 예방, 치료, 회복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생명안전망을 구축하고 시민의 정신건강 보호체계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자살예방 정책의 핵심은 상담 건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위기 신호를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대응하느냐에 있다. 행정과 의료, 복지, 주민이 연결된 예방체계가 실질적인 생명안전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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