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에서 성과로… 고양시, 사회적경제 ‘자립 모델’로 방향 튼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 2026-02-02 09:06:53

SVI 연동 인건비 지원 도입, 고용 유지·매출 성장에 초점
킨텍스 상설 판매 거점 구축… 전시 넘어 실질 매출로 전환

지난해 7월 일산호수공원에서 열린 ‘사회적경제 페스타’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도와주는 정책에서 키워내는 정책으로. 고양특례시가 사회적경제 지원의 문법을 바꾸고 있다.

경기 고양특례시가 사회적경제기업의 자립 기반 강화를 위해 성과 중심 정책으로 전환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에 머물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사회·경제적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고용 유지와 매출 성장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 고양시에는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476개의 사회적경제 조직이 활동 중이다. 그러나 대다수가 소규모 기업으로 재정 지원과 공공구매 의존도가 높아 자체적인 매출 확대와 인지도 제고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시는 일자리 창출과 판로 개척, 교육·컨설팅을 연계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평가해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가는 구조를 마련했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사회적경제기업의 자립을 위해서는 단순 지원을 넘어 가치 창출 성과를 고용과 성장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고용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고용노동부 개정 사항에 맞춰 사회적경제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을 성과 중심으로 개편했다. 취약계층 고용 여부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경제적 성과와 혁신성을 종합 평가해 고용 유지 기업에 지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 상시 근로자 30인 미만 사회적경제기업이 신규 인력을 채용해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할 경우 인건비를 지원한다. 사회적가치지표(SVI) 평가 결과에 따라 탁월 등급은 월 90만원, 우수 70만원, 일반 50만원을 2년간 지원받는다. 우수 등급 이상 기업은 1년을 추가해 최대 3년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SVI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사회적 성과와 경제적 성과, 혁신 성과를 종합 측정하는 지표로, 기업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이다. 시는 이를 통해 단기 일자리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고용 유지와 기업 성장을 동시에 유도하고, 국비·도비 중심으로 재원을 개편해 정책의 안정성도 높일 계획이다.

판로 정책 역시 전시 중심에서 매출 중심으로 전환됐다. 시는 지난해 10월 사회적경제 전시홍보관 가치샵을 킨텍스 제1전시장 관광기념품 판매점으로 이전해 상설 판매 거점으로 재편했다. 현재 16개 기업이 33개 제품을 판매 중이며, 친환경 생활용품과 교육 콘텐츠 등으로 제품군도 다양하다.

지난해 10월 킨텍스로 이전 개소한 ‘가치샵’

이와 함께 국내 전문 전시회 공동관 운영, 대형 유통망 연계 기획전, 사회적경제 페스타 개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가치샵몰 운영 등 온·오프라인 판로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킨텍스 메가쇼에서는 10개 기업이 참가해 45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스타필드 고양에서 열린 소비 페스타에서도 19개 기업이 약 2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교육과 컨설팅도 고도화됐다. 지난해 사회적경제 아카데미 36회를 운영해 981명의 수료생을 배출했고, 기업 대상 컨설팅과 창업 지원을 통해 예비사회적기업 지정과 소셜벤처 인증 등 성과를 냈다. 올해는 협동조합·마을기업 특화 과정과 찾아가는 아카데미, 청소년 대상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운영 15년 차를 맞은 고양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지난해 창조혁신캠퍼스 성사로 이전해 상담과 교육, 컨설팅 기능을 강화했다. 시는 이를 사회적경제기업 성장 거점으로 재편해 자립과 확장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사회적경제의 지속성은 의지보다 구조에 달려 있다. 고양시의 이번 정책 전환은 지원의 명분보다 성과의 결과를 묻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고용이 유지되고 매출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만들어질 때, 사회적경제는 비로소 보호 대상이 아닌 경쟁 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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