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위해 자판치고 녹음하는 배재대생
조윤찬
ycc925@localsegye.co.kr | 2017-04-19 11:31:47
▲ 시각장애인을 위해 낭독봉사 활동하고 있는 민병호, 이민정, 홍혜인 학생팀. |
[로컬세계 조윤찬 기자]#1.배재대학교 한국어문학과 2학년 민병호, 이민정, 홍혜인 학생들은 대학 스마트배재관 세미나실을 찾았다. 이들은 책상에 놓인 마이크 앞에 앉아 헤드셋을 끼고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신간 소설책을 수차례 반복하며 읽기 시작했다.
#2.의류패션학과 3학년 이동민, 소주희, 백송이 학생도 대학 정보과학관 1층에 위치한 컴퓨터실에서 최근에 출간한 소설책을 워드작업하느라 정신이 없다. 모니터 옆 소설책과 컴퓨터 자판을 번갈아보며 쉴새 없이 타이핑을 하느라 손가락이 저릴 정도다. 잠시 자판기 커피를 뽑아 여유를 찾은 다음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3시간 동안 자판과 씨름했다.
배재대 학생들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재능을 기부했다. 배재대 주시경교양대학이 개설한 교양과목인 ‘인성과 예(禮)티켓’ 수강생 60여명이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뜻깊은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대학자율역량강화지원사업(ACE) 교과연계 프로그램인 봉사체험의 일환으로 대전지역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목소리 재능기부와 타이핑 봉사에 나선 것.
200권의 낭독봉사와 워드봉사를 목표로 5월말까지 마무리해서 대전 한밭도서관 내 점자도서관으로 보낼 계획이다. 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각각 낭독팀과 워드작업팀으로 나눠 한 달 동안 각자의 위치에서 구슬땀을 흘리기로 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수강생 60여명이 2~3명씩 팀을 이뤄 시작했는데 좋은 일에 동참하겠다는 학생들이 하나 둘씩 늘면서 현재는 100여명의 학생이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하겠다고 신청의사를 밝혔다.
목소리 재능기부에 참여해 활동 중인 한국어문학과 2학년 민병호 학생은 “예전에는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어울리기에 바빴지만 지금은 녹음실을 찾아 조금이나마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도 느끼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인성과 예(禮)티켓’을 가르치는 김하윤 교수는 “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 스스로가 대학생활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어느 때보다도 열정적으로 참여 중이고 학생들은 활동에 참여하면서 ‘나’가 아닌 ‘우리’로서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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