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마레트골프장 안전망 미설치…시민 불안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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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된 화단에서 마레트 골프를 즐기는 바람에 잔디가 몸살을 앓고 있다.

[로컬세계 조윤찬 기자] 대전 유성구 갑천공원에 조성된 ‘갑천마레트골프장’이 시민들의 휴식처가 아닌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갑자기 튀어 나오는 골프공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골프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화단에 잔디를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구는 지난해 말 갑천공원에 마레트 골프장을 조성했다. 갑천공원은 인근 재활병원 환자와 시민, 유성온천을 찾는 관광객들로 하루에도 수만명이 찾는 곳으로 시민들은 이곳에서 재활운동이나 조깅 등을 하며 건강을 유지한다.

그러나 겨우내 운동을 잠시 중지했던 시민들이 따뜻한 봄을 맞아 운동을 나왔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조깅을 하거나 공원산책을 하다가 갑자기 튀어 나오는 묵직한 골프공에 혹시나 몸이 맞지나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산책을 하면서 자연을 오롯이 느끼기보다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골프공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셈이다. 더욱이 골프장 주변에 그물망 등 기본적인 안전 장치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만 가중시키고 있다.

인근 재활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A(56·여· 충남 논산 거주)씨는 “반신마비 환자로 재활을 위해 공원을 하루에도 서너 번씩 산책한다. 마레트 골프장이 공원에 생긴 다음부터는 마음 놓고 산책을 해본 적이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마비환자에게는 모든 게 장애인데 특히나 산책 중 골프공이 날아온다면 위험을 느낀다”며 “화단에 조성된 마레트 골프장은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하는 것이 마당하다”고 말했다.

▲갑천공원에는 많은 주민과 관광객, 환자 등이 찾아 휴식과 산책을 즐기고 있다.

매일같이 산책을 나온다는 동네 주민 B(60·여)씨는 “화단에 설치된 마레트 골프장으로 인해 잔디가 훼손되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골프공에 자주 맞아 부상을 당하다보니 예전처럼 산책하는 즐거움이 없고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만년교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이미 마레트 골프장이 두 곳이나 조성돼 있는데 이 곳 화단까지 마레트 골프장을 만들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혀를 찼다.

한편 ‘마레트(맬릿·Mallet)’ 골프는 종전의 게이트볼과 파크 골프, 그라운드 골프 등 이른바 ‘실버골프’와 일반 골프의 장점을 살려 도심 숲속에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 골프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과 일본에 보급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1998년 겨울올림픽이 열린 일본 나가노 현 사쿠시의 경우 인구 15만명에 50여개 구장이 조성돼 있다. 국내에는 지난해 처음 대전 서구 둔산동 둔지미공원(KT 뒤편)에 조성됐다.

▲갑천 마레트 골프장에서 시민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그물망 조차 마련돼 있지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부상을 당할 위험이 높다. ©로컬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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