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에서 독도까지…섬과 섬을 잇는 바다의 기억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 2026-10-24 13:41:44

'독도의 날', 여수세계섬박람회에서 우리 섬의 의미를 묻다

■10월 25일 독도의 날… 바다 끝 섬을 지켜 온 것, 거문도와 독도의 오래된 인연
■섬테마존에서 만나는 독도, 섬박람회가 묻는 질문 “우리에게 섬은 무엇인가”

[로컬세계 = 지차수 기자] 

여수세계섬박람회 섬테마존에서 만날 수 있는 독도. 10월 25일은 독도의 날로 다시 한 번 섬의 소중함과 가치를 생각하는 시간이다. 

10월 25일은‘독도의 날’이다. 독도는 역사적으로도, 지리적으로도 명백한 대한민국의 영토이자 우리 바다의 동쪽 끝을 지키는 섬이다. 그러나 우리 땅 독도는 마음먹는다고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여객선을 타고 먼 바다를 건너도, 관람객이 섬에 발을 딛고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동도 선착장에서 보내는 30분 남짓에 불과하다.

그만큼 멀고, 그래서 더 소중한 섬. 독도의 날을 맞아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다시 묻는다. 우리에게 섬은 무엇인가.

■ 바다 끝 섬이 지켜 온 것

독도 홍보대사이자 개그팀 ‘졸탄’이 여수세계섬박람회 섬테마존을 찾아 독도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독도의 날은 1900년 10월 25일 대한제국이 칙령을 통해 독도를 울릉도의 관할로 명시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독도는 역사적·지리적으로 우리 영토의 일부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오늘날에도 그 역사와 가치를 올바르게 알고 기억하는 일이 중요하다. 아이들이‘독도는 우리 땅’을 노래로 배우며 자라는 것도, 그만큼 독도가 우리에게 결코 놓을 수 없는 섬이기 때문이다.

독도를 지켜 온 것은 결국 바다를 삶터로 삼은 사람들이었다. 조선 숙종 때 울릉도와 독도 바다에 들어온 일본 어민들을 쫓아내고 일본에 건너가 우리 땅임을 따진 이는 동래의 어부 안용복이었다. 1950년대에는 울릉도 청년들이‘독도의용수비대’를 꾸려 무기와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독도에 상주하며 섬을 지켰다.

섬은 늘 그렇게 바다의 끝에서 우리를 지켜 왔다. 남해의 섬들 역시 오랜 세월 바다를 건너온 침략에 맞서며 삶의 터전을 지켜 온 역사를 품고 있다. 섬이 있었기에 바다가 우리의 바다로 남을 수 있었고, 섬에 사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섬은 지도 위의 점이 아니라 살아 있는 땅이 될 수 있었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장 섬테마존 수로 위로 관람객들의 소원을 담은 배가 불을 밝히고 있다. 작은 배 하나하나에 실린 소원이 물결을 따라 흐르며, 우리 바다와 섬의 내일을 향한 마음을 잔잔하게 비춘다.

■ 거문도와 독도, 오래된 인연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울릉도와 독도를 오갔던 어민들의 오래된 인연이 있다. 여수의 거문도와 초도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먼바다를 건너 울릉도와 독도에서 생활하고 어로 활동을 했다.

1882년 울릉도를 조사한 이규원의 기록에는 울릉도에서 벌목과 어로 활동을 하던 전라도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으며, 거문도 주민 김병순이 남긴 기록에는 독도에서 미역을 채취하고 강치를 잡았다는 내용도 전해진다. 오늘날 멀게만 느껴지는 울릉도와 독도가 과거 거문도 어민들에게는 생계를 위해 바다를 건너 찾아가던 삶의 터전이었던 셈이다.

동해와 남해를 잇는 이들의 발자취는 섬과 섬이 바다를 통해 연결돼 있었음을 보여준다. 독도를 기억하는 일은 독도만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섬을 오가며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와 우리 바다에 깃든 삶까지 함께 기억하는 일이기도 하다.

■ 여수세계섬박람회 섬테마존에서 만나는 우리 섬, 독도

쉽게 닿을 수 없는 독도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섬박람회장의 섬테마존이다. 섬테마존은 우리나라와 세계의 대표 섬들을 테마 공간으로 꾸며, 박람회장을 걷는 것만으로 바다 건너 여러 섬을 여행하듯 둘러볼 수 있도록 한 곳이다.

우리 섬 공간에서는 동쪽 끝의 독도를 비롯해 365개의 섬을 품은 여수의 섬, 남쪽 바다의 가파도, 슬로시티로 알려진 청산도까지 우리 바다를 대표하는 섬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동해와 남해, 제주 바다에 흩어진 섬들이 한곳에 모이면서, 우리 바다가 얼마나 넓고 그 안에 얼마나 다양한 섬과 삶이 자리하고 있는지 실감하게 한다. 직접 찾아가려면 며칠이 걸릴 섬들을, 박람회장에서는 한나절 산책으로 이어 볼 수 있다.

세계의 섬 공간에서는 거대한 석상으로 유명한 칠레의 이스터섬, 고유한 생태계를 간직한 마다가스카르, 대서양 한가운데의 아조레스, 인도양의 몰디브를 만날 수 있다. 우리 섬과 세계의 섬을 나란히 둘러보다 보면, 바다 건너 멀리 떨어진 섬들도 저마다 지켜야 할 자연과 문화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여수의 거문도와 초도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먼바다를 건너 울릉도와 독도에서 생활하고 어로 활동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사진=조직위 제공

■ 섬을 지키는 힘은 결국 우리의 관심

우리나라의 유인섬은 484개가 있고, 그중 상당수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기후변화로 그 모습을 잃어 가고 있다. 독도가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지켜져 왔듯, 다른 섬들 역시 사람들이 기억하고 찾을 때 그 삶과 풍경을 이어갈 수 있다.

세계 첫 섬박람회가 열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섬을 잠시 스쳐 가는 풍경이 아니라 함께 지켜야 할 삶의 터전이자 미래로 바라보자는 것. 박람회장을 찾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발걸음은 곧 섬을 향한 관심이 되고, 섬의 내일을 지키는 힘이 된다.

조직위 김종기 사무총장은 “독도의 날을 맞아 박람회장에서 우리 섬의 의미를 되새기고, 섬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이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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