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열풍의 그림자, 담낭 건강 위협?
마나미 기자
| 2026-07-08 15:04:19
[로컬세계 = 마나미 기자] 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 사용이 빠르게 늘면서 단기간에 체중 감량에 성공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뛰어난 감량 효과 이면에는 담석증과 담낭염 등 담낭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특히 급격한 체중 감소가 담석 형성을 촉진할 수 있어 비만치료제 사용 시 안전한 감량 속도와 균형 잡힌 영양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담낭 질환 수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2024년 주요수술 통계연보’에 따르면 담낭절제술은 2020년 8만6,274건에서 2024년 9만7,470건으로 증가했다.
담낭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했다가 지방을 소화할 때 배출하는 장기다. 담즙 속 콜레스테롤 등이 굳어 돌처럼 변한 것이 담석이며, 담석이 담즙의 흐름을 막으면 담낭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담낭염이 발생하면 오른쪽 윗배 통증을 비롯해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이 나타나며, 심하면 천공과 장폐색 등으로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외과 정윤아 전문의는 “담석증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은 비만과 당뇨병, 그리고 급격한 체중 감소”라며 “담낭염의 약 90~95%는 담석이 원인이기 때문에 담석이 잘 생기는 상황을 이해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급격한 체중 감량, 왜 담석을 만드는가]
담낭은 담즙을 농축·저장한 뒤 필요할 때 십이지장으로 배출해 지방의 소화와 흡수를 돕는다. 그러나 담석이 담낭관을 막으면 담즙이 배출되지 못해 담낭 내부 압력이 높아지고, 담낭이 팽창하면서 염증이 발생한다.
담석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률이 높고 여성 유병률이 남성보다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병증 위험도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특히 단기간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면 간에서 담즙으로 분비되는 콜레스테롤 양이 증가한다. 반면 식사량이 크게 줄면 담낭 수축 기능이 떨어져 담즙이 장기간 머물게 되고, 이 과정에서 담즙이 농축되면서 담석 형성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에는 비만치료제 자체가 담낭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와 GIP/GLP-1 이중 작용제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과 메타분석에서는 해당 약물 사용 환자군이 대조군보다 담석증과 담낭염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담석이 발견되어도 무증상이라면 정기적인 복부 초음파 검사로 경과 관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통증, 발열 등 담낭염 증상이 나타나면 원칙적으로 수술(담낭절제술)이 우선적으로 권고된다. 수술이 어려운 환자나 수술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는데, 이는 작고 석회화되지 않은 콜레스테롤 담석에만 제한적으로 적용 가능하다. 또한 약물치료는 완치율이 낮고 치료를 완료한 이후에도 5년 내 재발률이 약 50%에 달해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담낭염 발생하면 수술 고려… 예방의 핵심은 ‘안전한 감량’]
급성 담낭염으로 통증이 심하거나 약물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합병증이 발생한다면 담낭절제술이 필요하다. 재발 위험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증상 초기부터 수술을 적극 고려하기도 한다. 담낭 주변으로 염증이 광범위하게 퍼졌거나 췌장염 등 합병증이 동반되었다면 개복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반면 염증이 담낭에 국한된 경우, 복강경 수술이 일반적이며, 최근에는 고난도 환자를 중심으로 로봇수술 적용도 확대되고 있다. 로봇수술은 고화질 시야와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고 절개를 최소화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비만치료제는 비만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예방·관리하는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지나치게 빠른 체중 감량은 담낭과 췌장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얼마나 많이 빼느냐’보다 ’얼마나 안전하게 감량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정윤아 전문의는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더라도 급격한 단식이나 무리한 체중 감량은 피하고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유지해야 한다”며 “오른쪽 윗배나 명치 통증이 식후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발열·구역감이 동반된다면 단순 소화기 증상으로 넘기지 말고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담낭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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