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3년 된 소각장 폐쇄하라'…부산 강서구의 배수진, 부산권 '쓰레기처리 난제' 재부각

전상후 기자

sanghu60@naver.com | 2026-10-29 04:23:06

강서구, 28일 부산시에 명지소각장 폐쇄 촉구 건의문 제출
2003년 준공 후 23년 경과한 노후 시설… 신도시 조성으로 주거 환경 보호 시급
신규 소각장 건립 지연 이유로 장기운영 강행 시 구민 안전 및 건강권 심각 침해
각 구·군 발생지 처리 원칙 확립 촉구
박상준(오른쪽) 강서구청장이 28일 부산시청을 방문, 전재수 부산시장에게 명지소각장 폐쇄 촉구 건의문을 제출하고 있다.  강서구청 제공

[로컬세계 = 전상후 기자] 전국 광역단체 대부분이 직면한 최대현안인 쓰레기 처리 난제가 부산에서 광역 및 기초 지자체 간 정책 갈등으로 분출됐다. 내구연한을 훌쩍 넘긴 대형 소각시설의 폐쇄 촉구를 둘러싸고 '발생지 처리 원칙'이라는 지방행정의 근본적 과제와 주거권 보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 강서구는 28일 부산시에 명지소각장 폐쇄 촉구 건의문을 공식 제출하고, 준공 후 23년이 지나 심각하게 노후화된 명지소각장의 조속한 가동 중단과 명확한 구체적 이행계획 수립을 전격 촉구했다.

명지소각장은 지난 2003년 준공된 대형 생활폐기물 소각시설로, 이미 법정 내구연한인 15년을 넘어 23년째 장기 가동 중이다. 주요 설비의 노후화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과 주민 불안감이 극에 달하자 기초 지자체가 광역 지자체를 상대로 강경한 폐쇄 방침 확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 명지국제신도시 및 에코델타시티 인구 급증… 환경권 보장 촉구

특히 명지국제신도시와 에코델타시티 등 첨단 신도시 조성으로 강서구 일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지역 주민들의 주거환경 보호와 환경권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강서구는 부산시가 신규 소각시설 건립 지연을 이유로 명지소각장의 운영을 미봉책으로 연장하는 것은 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외면하는 처사라고 강력히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합리적이고 공정한 폐기물 처리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여 구민의 건강권을 최우선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조속한 폐쇄 확정·투명한 이행 일정·발생지 처리 원칙 확립 3대 요구 제시

강서구는 이번 건의문을 통해 부산시에 세 가지 핵심 요구사항을 명확히 전달했다.

첫째 장기간 가동에 따른 시설 노후화와 주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명지소각장 폐쇄 방침을 즉시 확정할 것. 둘째 단계별 추진 일정과 행정절차, 예산 확보 방안이 담긴 구체적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 셋째 부산시 전체의 폐기물 발생량을 분석하여 감축과 재활용을 확대하되 각 구군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해당 지역에서 처리하는 발생지 처리 원칙을 엄격히 적용할 것 등이다.

아울러 명지소각장 폐쇄에 따른 쓰레기 처리 부담이 강서구 내 다른 지역이나 특정 시설로 전가되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며 환경행정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제고할 것을 요구했다.

◆ 박상준 강서구청장 "불확실한 폐쇄 시기 종식시키고 상생의 대책 마련해야"

박상준 강서구청장은 이번 건의문 제출이 구민의 생존권과 지역 상생을 위한 불가피한 결단임을 재차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명지소각장의 장기 운영과 시설 노후화로 인한 구민들의 불안감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으며 폐쇄 시기를 불확실하게 남겨두는 미봉책은 끝내야 한다"며 "부산시는 명지소각장 폐쇄를 책임감 있게 단행하는 동시에 모든 지자체가 책임을 분담하고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폐기물 처리 종합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강서구는 앞으로도 구민의 건강권과 환경권을 지켜내고, 주민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시정에 반드시 반영되도록 끝까지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국 광역지자체의 공통 과제인 쓰레기 처리 난제 속에서 발생지 처리 원칙과 구민 환경권을 내걸고 배수진을 친 부산 강서구의 결단이 향후 부산시의 폐기물정책 대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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