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보이지 않는 빛의 혁명, 동남권 800만 거인의 미래를 깨우다'…부·울·경, 과기부 ‘국가 양자클러스터’ 석권
전상후 기자
sanghu60@naver.com | 2026-09-02 20:29:14
2027년부터 조선·해양·우주항공을 관통하는 ‘퀀텀 딥테크 대전환’ 돌입
두 개의 기술 거점(허브)과 네 개의 산업현장(스포크)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대한민국 글로벌 퀀텀 허브의 청사진
[부산=전상후 기자] 바야흐로 빛의 입자 하나가 산업의 판도를 뒤흔드는 ‘양자의 시대’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세상의 모든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초정확성의 기술, 양자가 마침내 대한민국 제조업의 심장부인 동남권의 거친 바다와 하늘, 그리고 산업현장으로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부산시, 울산시, 경상남도가 경계를 넘어선 하나의 거대한 ‘초광역 원팀’으로 뭉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의 국가 양자클러스터 공모를 최종 석권해 낸 것은 단순한 공모 사업 유치를 넘어 대한민국 딥테크(Deep Tech) 역사의 거대한 변곡점을 찍은 사건이다.
◆ 경계를 허문 800만의 원팀… ‘동남권 양자센싱 클러스터’의 닻을 올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이번 국가 양자클러스터 공모에서 부산·울산·경남이 최종 선정됨에 따라 동남권은 오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 동안 대한민국 양자 경제의 심장부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대장정에 돌입한다.
수도권 일극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방 소멸의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부·울·경 3개 시·도가 각자의 이해득실을 내려놓고 철저한 상생의 원팀으로 결집해 이뤄낸 값진 승리다. 이번에 지정된 ‘동남권 양자센싱 클러스터’는 파편화된 지역별 연구를 하나로 묶어 양자기술과 지역의 막강한 주력 산업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초광역 협력의 최우수 모델로 기록될 전망이다.
◆ 투 톱의 허브와 네 개의 스포크… 이론을 넘어 현장으로 향하는 양자의 진격
이번 클러스터 구축의 가장 큰 차별점은 연구실에 갇힌 상아탑 속 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곧바로 지역의 거대 산업 현장과 혈맥을 잇는다는 데에 있다.
2개의 기술 거점 (연구·지원의 허브)인 부산대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양자 R&D와 핵심기술 지원을 총괄하는 쌍끌이 허브로 나선다. 이곳에서는 양자센싱을 핵심 특화 분야로 삼아 양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 개발과 고도화된 양자 알고리즘 연구가 숨 가쁘게 펼쳐진다.
4개의 수요 거점(산업현장의 스포크)은 부산, 울산, 경남 전역의 핵심 산업 인프라가 실증의 최전선으로 투입된다. 조선·해양, 항만·물류, 우주항공·방산, 그리고 모빌리티·에너지에 이르는 부·울·경의 4대 주력산업 생태계가 양자기술을 접목하는 거대한 테스트베드로 탈바꿈한다.
특히 경남이 지닌 우주항공·방산 및 기계·모빌리티의 탄탄한 제조 역량은 양자센싱 기술의 실질적인 산업 수요를 발굴하고 필드 테스트를 주도한다. 기술 허브에서 탄생한 혁신적 성과물이 곧바로 부산의 해양·항만 현장과 울산의 모빌리티·에너지 현장으로 이식되어 상용화의 꽃을 피우는 완벽한 ‘밸류체인(가치사슬)’이 완성되는 것이다.
◆ 낡은 주력산업의 껍질을 깨다… ‘딥테크(Deep Tech)’로의 대전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의 통계를 보더라도 부·울·경은 대한민국 물류와 해양, 중공업의 대동맥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제조 방식만으로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이번 클러스터 유치의 밑바탕이 됐다.
부·울·경은 과기정통부의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전략과 발맞추어 대학과 연구소의 랩(Lab)에서 탄생한 혁신적인 양자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곧바로 산업현장의 실증과 사업화로 직행하는 다이내믹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한다.
조선·해양 및 항만·물류: 초정밀 양자센싱을 통해 극한의 해상 환경에서도 오차 없는 관제와 자율운항, 항만 물류 최적화를 이뤄낸다.
우주항공·방산 및 모빌리티·에너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는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미래 모빌리티의 안전성을 극대화하고, 차세대 국방 및 에너지 시스템의 기술 주도권을 선점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현장 기업이 삼각편대를 이루어 ‘양자 융합인재 양성체계’를 가동한다. 기초 연구부터 산업 실증, 기업의 기술 사업화, 그리고 청년 양질의 전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가 동남권 전역에 뿌리를 내리게 된다.
◆ "동남권을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퀀텀 허브로 만들겠다"
이번 국가 양자클러스터 지정을 이끌어낸 부·울·경 3개 시·도 단체장은 공동성명을 통해 한목소리로 강한 확신과 포부를 드러냈다.
단체장들은 “이번 국가 양자클러스터 선정은 부산, 울산, 경남이 행정구역의 경계를 완전히 뛰어넘어 하나의 완벽한 원팀으로 뭉쳤기에 이뤄낼 수 있었던 눈부신 성과이며, 부·울·경이 수십 년간 다져온 탄탄한 제조·산업 기반과 최고 수준의 대학·연구 역량에 양자센싱, 소부장, 알고리즘 기술을 과감히 접목하겠다"며 "이를 통해 지역 주력산업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고, 동남권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퀀텀 허브’로 우뚝 세우겠다”라고 다짐했다.
지방 소멸의 그늘을 걷어내고, 첨단 과학기술의 최전선에서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개척해 나가는 부·울·경의 묵직하고 거침없는 행보. 양자의 무한한 가능성을 날개 삼은 동남권의 푸른 바다와 하늘이 세계를 향해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