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호 철원군 도의원 “빨리 가기보다 옳은 길 선택 할 것”
전경해 기자
dejavu0057@gmail.com | 2024-03-31 21:18:26
법무사로 활약하며 지역의 교육 여건 개선에 기여
강원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으로 교육발전에 앞장 서
▲엄기호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의원 |
[로컬세계=전경해 기자] 엄기호 강원도의원은 철원군 김화읍 출신이다. 소년 엄기호의 꿈은 ‘누군가를 돕는 사람’이었다. 1984년 고향을 떠나 법무부 공무원이 되었다. 정년까지 근무하면 법원 공무원으로 최고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는 미래가 보장된 직업이었다. 엄 의원은 그러나 2003년 명예 퇴직했다. “20년간 근무하며 힘없고 약한 사람들의 처지를 많이 보았다. 귀향해 막연하게 품고 있었던 ‘억울한 이웃의 대변자’가 되기 위한 첫발을 뗐다” 아내는 물론 아이들의 반대가 컸다. 아이들은 사춘기를 겪는 중이었고 도시 생활에 익숙해 있었다. 명퇴 후 고향에 돌아와 법무사 사무소를 개업했다.
엄 의원의 귀향을 가장 반긴 사람은 어머니였다. “고향 철원의 발전과 군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 먹었다. 2017년 94세로 돌아가시기 전 ‘고향에 돌아와 보람 있는 일을 해주니 고맙다’고 하셨다” 엄 의원은 지역 학생들의 교육 여건 개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철원군 학교 운영위원장 협의회장(2004년), 철원군 교육행정 자문위원장, 쇠둘레 마을학교 선생님 단장, 모교 동문회 임원 및 총동문회장 등을 역임했다. 2004년 철원군의 수험생들을 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당시 철원에 수학능력시험 고사장이 없어 시험 때마다 춘천으로 나가야 했다. 엄 의원은 “가뜩이나 긴장한 수험생들이 안정을 취하지 못해 시험을 망치는 사례가 많았다”며 “당시 고사장 설치권은 교육청 권한 밖의 일이었다. 교육부를 여덟 번 찾아가 그해 영월과 철원지역 학생들이 거주지에서 시험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고향에 돌아와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엄 의원은 “쇠둘레 마을학교는 의정부 몽실학교를 벤치마킹했다. 접경지의 부족한 교육 여건을 채우는 청소년들의 배움터였다. 진로지도는 물론 공예, 미술, 멘토 학습 등으로 학생들의 꿈을 키워줬다”고 했다.
그는 주민들의 권유로 도의원에 출마했다. 65%이상 득표율로 당선될 만큼 군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당선의 일등 공신은 아내, 지도력을 발휘해 선거 운동원들을 독려하는 등 헌신적인 내조로 남편을 도왔다. 평소의 소신대로 제11대 도의회 전반기 상임위를 교육위원회로 선택했다. “강원도 교육환경을 점검하던 중 직업계 고교가 오래전 학과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시대에 맞는 학교 전환은 신경호 교육감의 교육 철학과도 부합한 일이었다. 그 제안이 받아들여져 김화공고를 국방과학고로 전환했다” 엄 의원은 철원군 갈말읍 정연리 소재 평화교육원의 통일교육원 전환에도 힘을 실었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증축에 나선 통일교육원은 강원도뿐 아니라 전국적인 통일‧안보 교육의 메카로 거듭날 전망이다”
엄 의원은 퇴직 이후 건강과 자연치유학에 관심을 갖고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 선문대 통합의학대학원에서 자연치유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부천 카톨릭대에서 운영하는 산림치유과정을 이수했다. 그는 산림치유지도사 1급으로 전국 산림치유지도사협회를 결성해 초대 협회장을 지냈다. ‘행복전도사’를 자처하며 일과 후와 주말을 이용해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을 만난다. “상담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해결할 수 없는 억울한 일로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마음을 다스려 화평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그는 ‘맨발 걷기 예찬론자’다. 치유와 회복의 메커니즘으로 접지권(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권리)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 중이다. “강원도는 대한민국 관광 1번지다. 강원도 내 어디서나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도록 공원, 운동장, 산책로에 코스를 만들고 세족 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동해안 해변을 맨발 걷기 중심지로 만든다면 청년층뿐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찾아오는 중요한 관광 콘텐츠가 될 것이다.”
그가 지향하는 행복은 건강에서 비롯된다. 맨발 걷기와 함께 학생들에게 아침밥을 제공하는 조례를 계획 중이다. “성장기 아이들의 아침 식사는 뇌 발달과 성적향상에 영향을 끼친다. 아침을 거르는 학생들이 많다. 걷기로 건강을 지키고 아침 식사 제공으로 쌀 소비 촉진에 기여할 수 있다.” 그는 고향 철원의 발전과 지역민들의 행복을 위해 정치인의 길에 들어섰다. 빨리 가기보다 옳은 길을 선택했다. 주민들은 그의 경험과 연륜. 성실과 정직함에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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