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위 서울시청노조 위원장 “환경미화원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 위해 노력할 것”

김장수

oknajang@localsegye.co.kr | 2015-06-15 03:54:25

서울의 새로운 하루를 여는 환경미화원들의 이야기

▲ 주진위 서울시청노동조합 위원장. <사진제공=서울시청노동조합>
[로컬세계 김장수 기자] 이른 아침 신새벽이면 남들보다 먼저 일어나 거리를 청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의 상쾌한 새날을 위해 모두가 잠든 시간 일터로 나오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환경미화원’이라 부른다.
‘청소부’라며 천대 아닌 천대를 받으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깨끗한 서울을 위해 노력해 온 사람들. 그들이 있어 우리의 오늘은 더욱 아름답다.


서울시청에는 그들의 노동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가 있다. ‘서울특별시청노동조합’(이하 서울시청노동조합).


서울시청에서는 가장 오래된 이곳은 서울시 공공노조 역사의 산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컬세계>에서는 서울시청노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주진위 위원장을 만나 서울시 환경미화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주진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사진제공=서울시청노동조합
서울시청노동조합은 어떤 단체인가?

☞ 서울시청 노동조합은 서울시 자치구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스스로의 권익을 지키고 향상 시킬 수 있도록 자주적으로 결성한 조직체로써 그 목적사항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25개 자치구 소속 환경미화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변할 수 있는 일원화된 창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매년 노사합의 및 단체교섭 등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또한, 우리 조합이 대내외적으로 경제적·정치적·공제적 기능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명실상부한 대표성을 갖고 있으며 조합원들이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동단체이다.


아울러, 우리조합원들은 지난 수십 년 간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리어카로 비탈진 좁은 골목길을 수없이 오르내리며 연탄재와 악취 나는 각종 쓰레기를 처리하였으며, 한여름 뙤약볕과 한겨울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사회적 책무를 다해왔다.


새벽녘 가로변에서 난폭운전과 음주운전 등으로 교통사고로 사망한 조합원이 수없이 많았으며 리어카를 끌다 힘에 부쳐 부상을 당하고 청소작업차 위에서 낙상을 하여 반신불구가 되는 일도 허다하였으며, 쓰레기 더미 속에 파묻혀 있는 날카로운 유리 조각과 금속조각에 손을 다쳐 파상풍으로 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생기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조합원들이 매년 수십 명 씩 발생되고 있다.


또한, 서울시청 광장과 명동, 을지로, 대학가주변 등에서 쉴 새 없이 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최루탄 잔해가스를 마셔가며 눈물과 땀으로 뒤범벅된 상태에서 돌맹이, 최루탄 파편, 각종 유인물 등을 묵묵히 치워 왔으며, 88올림픽, 2002 월드컵경기 당시 수 만명의 인파가 버리는 쓰레기를 치우느라 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겨울철 폭설이 내린 경우에는 미끄러운 빙판 속에서 눈과 씨름을 하여야 했고 집중호우로 주택가가 침수될 때에는 산더미처럼 쌓여진 각종 생활쓰레기를 치우느라 밤 세워 치웠으며 유동인구가 많은 상가 밀집 지역은 다음날 영업에 지장이 없도록 밤샘작업을 통해 말끔한 거리로 탈바꿈 시켜 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작업환경과 박봉 속에서도 우리조합원들은 환경미화원보다 못하고 더 어려운 불우한 이웃을 위해 매년 이웃돕기를 해오고 있다.


특히, 자연재해로 뜻하지 않은 피해를 입은 수재민을 위한 수재의연금 전달, 가평꽃동네 및 음성꽃동네 주민을 위한 성금과 헌옷전달, 강원도 치악산 기슭에 있는 소쩍새 마을 장애인 집단촌에 후원금 전달, 금양호 침몰선 유가족 돕기 지원, 서울시 저소득 가구에 대한 백미 지원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우이웃돕기행사를 매년 추진해왔다.


이러한 성금마련을 위해 전 조합원들이 틈틈이 폐지와 빈병을 모으고 길에 떨어진 동전을 주워 모았으며 조합원 각자의 주머니를 털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마련하는 등 지금까지 47회에 걸쳐 총 5억 700만 원 상당의 성금품을 모아 각계 각층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의 나눔 행사를 실천해 왔다.


우리 서울시청노동조합은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임해 왔지만 또 한편으로는 지역사회와 더불어 함께하는 공동체 의식을 갖고 보다 낳은 삶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건전한 노동단체로 운영되고 있다.


▲ 사진제공=서울시청노동조합
조합의 설립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 지금부터 54년 전에 서울시 산하에 여러 직종의 일용직 근로자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었으나 극도로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근로자들의 인권이 유린당하고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아무런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1961년 9월 2일 전국연합노동조합이 결성하게 되었다.


이후 동 조합 산하에 서울특별시 각국 산하와 시 대행 기관에서 종사하는 종업원이 직종별로 재건 조직을 결성 운영해 오던 중 1962년 11월 각 사업장별 청소, 수도, 위생, 제관지회를 중심으로 서울특별시청 통합 결성대회를 거쳐 서울시청노동조합으로 탄생하게 되었으며, 이후 직종별 사업장별로 별도의 조합을 따로 운영하게 되면서 현재는 서울시 자치구 소속 직영 환경미화원만이 서울시청노동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환경미화원들로 구성된 것으로 안다. 환경미화원들의 노동조건은 어떤가? 

☞ 서울시청노동조합은 조합원 전원이 서울시 자치구 소속 무기계약직 환경미화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는 1만여 명의 많은 조합원이 청소업무에 임하고 있었으나 IMF 시절 서울시에서는 당시 61세이던 정년을 58세로 3년을 단축하면서 모든 경제적 여건이 좋아지면 환경미화원의 정년을 다시 61세로 환원 시켜준다는 약속을 하였다.


우리 서울시청노동조합원 이러한 서울시의 약속을 굳게 믿고 고통분담 차원에서 3000여명의 동료 조합원들을 하루아침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떠나보내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서울시에서는 정년환원에 대한 일언반구 없이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나 몰라라 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와 자치구에서 경영합리화는 명분하에 우리조합원들의 일터를 민간위탁대행 체제로 전환시키면서 전체적인 조합원들의 인원은 급격하게 감소하게 되었다.


하지만, 민간위탁업체들의 여러 가지 문제점이 계속 부각 되고 실질적으로 자치구의 경영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은데도 민간위탁에 대한 근본적인 별도의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환경미화원들의 노동조건은 예전보다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일선 작업현장은 안전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으며 일반 직장인들과 달리 가로변이나 골목길 등 개방된 공간에서 대중 앞에 자신의 일하는 모습을 그대로 다 노출하면서 일을 하여야 하는 근무환경과 강도 높은 육체적인 노동을 매일 반복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아직까지 사회적인 인식이 3D업종으로 천시하는 경향이 있고 사람들의 시선을 늘 의식하면서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조합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작업현장에서 근무하는 조합원들의 연령이 고령화 되고 있고 매년 많은 수의 퇴직자가 발생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신규채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한 작업구간이 늘어나는 등 환경미화원들의 사기를 올리지 못하고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환경의 중요성과 외국인 관광객 등의 폭발적인 증가로 쾌적한 도시미관을 가꾸고 유지하는 것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히 요구 되는 상황에서 환경미화원의 역할이 더욱 필요한 때이지만 서울시나 자치구에서는 많은 일을 해줄 것을 요구하면서도 행정적인 뒷받침이나 우리조합원들의 추가적인 복리후생 지원에는 인색한 것이 현재 우리 노동계의 현실이다.


각 자치구별로 산재되어 노동조건 역시 다를 것 같다.


☞ 맞다. 서울시 자치구의 재정상태 라든지 환경미화원 인력, 장비 및 작업현장 여건이 다 다르기 때문에 통일되고 일관된 작업여건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또한, 자치단체장들의 정치적인 논리 및 이해관계로 인하여 환경 미화원들의 처우나 근로조건 등이 모두 다르고 환경미화원을 우호적으로 대하는 데가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환경미화원을 축소하고 경영합리화라는 명분하에 문제가 많은 민간위탁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자치구도 많이 있다.


이러한 자치구의 상이한 노동조건과 작업환경으로 똑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제각각 다른 처우를 받는 것에 대해 조합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서울시청노동조합이 추진하는 역점 사업이 있다면?


☞ 현재 우리 노동조합에서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조합원들의 권익보호와 근로조건 개선, 복리증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환경미화원에 대한 사회적인 지위와 인식 전환을 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회적인 책무를 다하고 있다.


조합원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휴식을 취하고 목욕과 식사 등을 할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의 휴게실이 설치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각종 문화혜택과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제공을 주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환경미화원을 천직으로 알고 모든 삶을 다 바친 조합원들이 특별한 기술 없이 다른 일거리를 찾지 못하고 퇴직하게 될 경우 가족의 생계유지가 막연하고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여 고령화 시대에 걸 맞는 정년 연장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울시와 자치구에 온힘을 다해 요구하고 있다.


조합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조합원들에게 바라는 점은 일선 현장에서 안전사고에 유의하고 항상 자신의 몸을 충실히 관리하여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


또한, 서울시청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일치단결하는 힘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건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노동운동을 전개해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협조와 지원을 부탁하는 바이다.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우리 서울시청노동조합이 서울시민의 쾌적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데 일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항상 건강하고 활기 넘치는 노동조합으로 거듭날 것을 기대하는 바이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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