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김선적 통일광복민족회의 상임의장 타계

한상면 기자

samhan38@naver.com | 2022-05-13 06:01:01

12일 96세 일기…“조국통일, 인류평화” 유지 남겨
민족진영의 거목, ‘반쪽광복’ 넘어 ‘통일광복’ 향해 일생 헌신
▲통일광복민족회의 제공.

[로컬세계 한상면 기자]한민족통일과 세계인류평화를 향해 일생을 헌신해 온 민족진영의 거목 김선적 통일광복민족회의 상임의장이 12일 96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민족운동진영은 김 상임의장의 영결식을 13일 오후 5시 서울아산병원에서 ‘통일광복민족회의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32호에 마련됐고, 발인은 14일 오전 7시, 장지는 충북 음성 선영이다.


장례위원회는 박종구 통일광복민족회의 집행부 대표 겸 공동의장을 장례위원장으로, 김성식 공동의장과 원영진 전 대종교 총전교 등 민족운동진영의 주요 인사로 구성한다.


1926년 충북 음성에서 출생, 연세대 철학과를 나온 김 상임의장은 만 18세의 나이에 일제 강점기 항일독립투쟁의 선봉에 섰던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 이시영 선생 가문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민족혼’에 눈을 뜨면서 일생을 ‘통일광복’에 바쳤다.


통일에 대한 그의 지론은 ‘분단광복’이 아닌 ‘통일광복’으로 함축된다.


우리 민족이 일제치하에서 벗어났지만 남북으로 분단된 현 상태는 광복이 아니며, 남북이 통일됐을 때 진정한 광복이라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분단광복’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분법으로 모순 대립하고 있는 세계가 그 양극의 축소판으로 한반도를 전초기지로 삼은 것에 불과하다는 통찰이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그 양극의 이념과 체제를 극복하고 제 3의 이념체제인 ‘자유와 평등’을 기초로 세계 모순을 상생평화로 통합하는 것이 ‘통일광복’이란 뜻이다.


김 상임의장이 주도하고 직접 이름도 지은 ‘통일광복민족회의’는 지난 1992년 남한의 7대 종단을 아우르고 대한민국의 각계 지도급 인사 108명이 참여해 출범한 해방 이후 사실상 대한민국 초유의 최대 민간결사체다.


당시 기독교계 한경직 목사, 불교계 서의현 조계종 총무원장, 천주교계 김수한 추기경, 박홍 서강대 총장, 서영훈 전 국무총리, 시인 구상·김지하, 홍남순 변호사 등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민족의원(창립의원)’으로 망라됐다.


김 상임의장은 민족종교 대종교 종무원장의 자격으로, 통일광복민족회의의 밑그림을 그리고 출범 단계부터 타계 이전까지 의장을 맡아 북한 정권을 대상으로 ‘남북공동 개천절’이라는 역사적 합의를 끌어내는 등 거보(巨步)를 내딛어 온 민족지도자다.


그는 지난 1995년 국조 단군이 하늘로 돌아가신 어천절에 김영삼 정권의 저지를 뿌리치고 초대 문화부장관을 역임한 안호상 대종교 총전교와 방북, 평양의 단군릉에서 남북 공동행사를 강행해 ‘해방이후 단군민족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유일한 민족지도자’로서의 가슴 아린 개인사를 품고도 있다.

올해 4월 11일 통일광복민족회의 주최로 열린 ‘상해임시정부‧삼일만세운동 계승 선언식’이 김 상임의장이 현생에서 마지막으로 세상에 포효한 현장으로 남게 됐다.


통일광복민족회의는 지난 1919년 4월 11일 임시정부 수립을 기념한 이날 서울 양재동 매헌윤봉길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선언식에서 ‘조국에는 통일, 인류에는 평화’를 기치로 상해임시정부의 ‘대역’임을 확인하면서 통일광복의 결기를 천명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두 차례의 낙상으로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건강을 우려한 주위의 만류도 뿌리친 채 선언식을 강행한 김 상임의장의 결연한 모습은 당시 현장에 함께한 민족운동 인사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한민족의 남북통일이라는 ‘통일광복’이 궁극적으로 세계 인류평화를 이끈다는 일념으로 천명을 다하기 직전까지도 몸을 일으켜 세상에 헌신한 이 시대의 독보적 민족지도자 김선적 통일광복민족회의 상임의장.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민족혼이 눈부시게 영그는 ‘통일광복’의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한 채 영면에 들었으나, 김선적 상임의장의 조국과 민족 , 역사를 위한 큰 걸음은 민족 후예들의 가슴에 담겨 영원히 빛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5년 6월 15일 세상에 선보인 김 의장의 역작 ‘대천명(大天命)’에 실은 ‘한민족과 인류에 고함’의 그 울림으로...


“참사람의 법고를 동방에 달아 세계에 울리거라 낙원의 복음
이욕의 암흑을 비치는 광명 정의와 융화의 참고향일세
역사의 추수가 열매 맺는 날 천지도 하날세나 세계와 같이


세계여 노래하라 자유의 향락 천지도 춤추도다 우리와 같이
자연이 환호속에 깃들이며 무궁토록 이루는 정령의 한울
정성의 자유인이 중심이 되어 조화는 구른다 한사랑으로!”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