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단의 벽 넘어선 거룩한 용기'… 타교단 목회자, 95세 이만희(신천지예수교) 총회장 ‘병보석 촉구’ 1인 시위의 파장
전상후 기자
sanghu60@naver.com | 2026-09-15 07:19:43
종교의 자유와 인권 수호 호소
교단의 이해득실 넘어선 최초의 ‘목회자 양심선언’의 충격
향후 타 종교계 및 목회자로 이어질 '연쇄 지지 도미노'의 불씨 지피나?
박정욱 호산나교회 목사가 지난 11일 서울고등법원·서울중앙지법·서울회생법원 정문에서 결연한 표정으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총회장의 조속한 병보석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하 호산나교회 제공
[로컬세계 = 전상후 기자] 대한민국 사법부의 문턱 앞에서 전례 없는 이례적이고도 충격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신천지예수교회를 향한 사회적 편견과 교리의 장벽을 과감히 깨부수고, 타교단 소속의 현직 목회자가 95세 초고령 종교지도자의 즉각적인 병보석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장시간 벌인 것이다.
이날의 외침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명을 넘어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와 인권의 보루가 어디까지 흔들리고 있는지를 묻는 준엄한 시대적 경고였다. 교단의 울타리를 넘어선 이 '거룩한 용기'가 향후 종교계 전반에 어떤 거대한 파장을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 교단의 경계를 허문 양심의 외침… “호랑이 굴로 들어간 각오”
지난 11일 오전 서울고등법원·서울중앙지법·서울회생법원 정문 앞. 서울권 법원들의 정문 아스팔트 위에 홀로 선 이는 신천지 소속이 아닌 국내 타 교단 교회인 호산나교회 박정욱 목사였다. 그는 이만희 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의 조속한 병보석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의 현장을 장시간 지켰다.
박 목사가 이처럼 거센 사회적 편견과 기성 교단의 눈총을 무릅쓰고 거리로 나선 이유는 명확했다. 그는 1인 시위에 대해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며 종교가 국가 권력이나 편견에 의해 탄압받지 않도록 종교의 자유와 인권을 수호하는 일에 목회자로서 힘을 보태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시간이 아니라 100시간이라도 서 있을 각오’라며 흔들림 없는 눈빛을 보인 그의 모습은, 눈앞의 이해관계에 침묵하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안일한 태도와 선명한 대조를 이루며 현장을 지켜보던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 95세 초고령·6·25 참전용사 향한 가혹한 수감… “인도적 배려는 어디에”
이날 박 목사가 제기한 핵심 화두는 사법 절차의 공정성을 가장한 ‘초고령자에 대한 과잉 인권침해’였다.
100세를 바라보는 95세의 고령 종교지도자가 구속 상태에서 장기간 구금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도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사법적 폭거라는 지적이다. 특히 박 목사는 이 총회장이 6·25전쟁 참전용사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경로사상과 생명권, 그리고 무죄추정의 원칙이 이 순간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현재 신천지 교단을 향한 사법당국의 무리한 잣대와 압박이 단순한 개별 사건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종교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위험한 신호탄’이 될 수 있음을 강력히 경고했다. “법원 앞에 서 있으니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느껴지지만, 진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그의 일갈은 권력과 여론의 눈치를 보며 침묵하는 종교계 전체를 향한 뼈아픈 충고였다.
◆ 향후 지지 운동, 타 교단으로 확산하나… 종교계 지형 변화의 도화선
이번 박정욱 목사의 1인 시위가 지닌 가장 파괴적인 의미는 바로 ‘확장성’에 있다.
그동안 기성 교단과 신천지예수교회 사이에는 극복하기 힘든 거대한 불신의 벽이 존재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종교적 교리의 다름을 떠나, 국가 공권력이 종교 지도자의 인권과 자유를 억압하는 현실 앞에서 ‘기본권 수호’라는 보편적 가치를 매개로 연대의 물꼬가 트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
실제로 종교계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독교, 불교, 원불교 등 타 종교 지도자들의 릴레이 성명과 구국기도회에 이어, 개신교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사법당국의 과잉 수사를 비판하고 인도적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수면 위로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진영과 교단을 초월하여 ‘인권과 종교의 자유’라는 공통분모 아래 타교단 목회자들의 연쇄 지지운동이 가시화된다면, 이는 향후 대한민국 종교계와 법조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킬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 아래 법원 앞에서 미동조차 하지 않고 1시간여 자리를 지켰던 한 목사의 묵직한 외침. 그것은 편견의 안개에 갇혀있던 대한민국 사법 정의의 허점을 일깨우고 다가올 미래의 더 큰 연대와 변화를 예고하는 가장 강렬한 신호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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