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가을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09-06 06:47:13
고향의 가을
이승민
봉실산 산마루에
하얀 구름 머물다 가고,
제상리 들녘에는
황금빛 물결이 넘실거립니다
찬 이슬 머금은 벼 이삭은
고개 숙여 가을을 맞고,
논두렁 따라 핀 들국화는
옛 친구처럼 환하게 웃습니다
감나무 가지마다
붉은 등불 하나씩 걸리면,
어머니는 앞마당에 앉아
참깨와 콩을 고르셨습니다
아버지의 낡은 지게 위에는
한 해의 수고가 가득하고,
형과 아우의 웃음소리에
구수한 밥 냄새 피어오릅니다
세월이 흘러
돌아갈 길 멀어졌어도,
눈을 감으면 나는 다시
황금 들판을 달리던 소년—
그리움이 익어가는 곳,
내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는
오늘도 고향의 가을이
붉은 감처럼 매달려 있습니다.
故郷の秋
李勝敏
鳳実山の峰に
白い雲がひととき憩い、去ってゆき、
堤上里の野原には
黄金の波が豊かにうねっています
冷たい露を宿した稲穂は
頭を垂れて秋を迎え、
田の畦に沿って咲く野菊は
昔なじみの友のように明るく微笑みます
柿の木の枝ごとに
赤い灯が一つずつともるころ、
母は庭先に腰を下ろし、
胡麻と豆を選り分けていました
父の古びた背負子には
一年の労苦がいっぱいに積まれ、
兄と弟の笑い声に包まれて
炊きたてのご飯の香りが立ちのぼります
歳月が流れ、
帰る道が遠くなってしまっても、
目を閉じれば、私は再び
黄金の野を駆けていた少年――
懐かしさが実ってゆく場所、
私の心のいちばん深いところには、
今日も故郷の秋が
赤い柿の実のようにぶら下がってい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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