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과 노래로 잇는 한일 우정…제12회 한일문화예술교류제 성료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10-17 08:31:06
[로컬세계 = 도쿄특파원] 한국과 일본의 문화예술이 한 무대에서 만나는 ‘제12회 한일문화예술교류제’가 10월 16일 오후 6시 도쿄 신주쿠구 요쓰야구민홀에서 열려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일반사단법인 세계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와 도쿄 정애진한국무용학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학원 발표회를 겸해 마련됐다. 학원생들이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이고 초청 예술인들이 다채로운 공연을 더하며, 양국의 문화를 나누는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총예술감독은 정애진(鄭愛鎭) 원장이 맡았으며, 김기백(金起伯) 씨가 연출을, 신대영(申大永) 씨가 사회를 담당했다.
공연은 1·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춤나래’를 시작으로 ‘히비키’, ‘꼭두각시’, ‘장고춤’, ‘연인’, 일본무용 ‘마네키네코(萬年喜猫)’, ‘삼고무’가 펼쳐졌다. 한국무용의 다양한 춤사위와 일본 전통예술을 함께 선보여 양국 관객들의 깊은 관심을 모았다.
2부에서는 동경한국학교 합창부의 공연에 이어 ‘화관무’, ‘검무’, ‘한량무’, ‘추야월’, ‘히비키’, ‘진도북춤’이 무대를 채웠다. 어린이들의 합창과 전통무용, 흥겨운 장단이 어우러지며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문화교류의 의미를 더했다.
초청 출연진의 무대는 공연을 한층 풍성하게 했다. 이승희(李勝熙) 씨의 지도를 받은 동경한국학교 초등부 합창부는 ‘네모의 꿈’과 ‘그대에게 꽃다발을(花束を君に)’을 선보였다. 저마다의 개성과 꿈을 담은 노래, 감사와 애정을 전하는 노래가 무대에 따뜻함을 더했다.
일본무용가 하나야기 에이랴쿠(花柳栄暦) 씨는 고양이의 다양한 모습을 춤으로 표현한 ‘마네키네코’를 선보였다. 하나야기류 사범이자 일본무용협회 도쿄지부 소속인 하나야기 씨는 공연과 워크숍,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고전무용의 매력을 알려왔다.
신주쿠 지역에서는 한국·인도·일본의 고전무용을 함께 소개하는 다문화 교류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고전문학과 옛이야기, 생활 풍속에 등장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담은 작품 일부를 공연하며 일본무용 특유의 표현미를 선보였다.
히비키 패밀리는 화려한 의상과 분장을 갖춘 오이란(花魁) 무대로 눈길을 끌었다. 히비키 아키토(響彬斗) 총좌장이 이끄는 히비키 패밀리는 도쿄 아다치구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가무 공연단이다. 여성 역할을 연기하는 오나가타와 빠른 의상 전환, 일본 북과 쓰가루 샤미센 등을 활용해 일본 각지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도 특유의 화려한 무대로 일본 공연문화의 한 모습을 소개했다.
특별 출연한 조병욱(趙柄煜) 씨는 ‘한량무’를 통해 선비의 여유와 풍류를 표현했다. 절제된 몸짓과 부드러운 호흡, 힘 있는 움직임이 어우러지는 춤으로 한국 전통 남성무용의 멋을 전했다. 조병욱 씨와 시노하라 씨는 듀엣 ‘연인’을 통해 두 사람의 만남이 사랑으로 깊어지는 과정을 춤으로 표현했다. 두 출연자의 무대는 관객들의 박수와 갈채를 받았다.
정애진 원장은 “연습 과정에서 학원생들 서로가 격려하고 배려하며 노력해 왔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열정과 동료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는 무대였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무용을 통해 언어와 국경을 넘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마음을 이어가기를 바란다”며, “한일 양국의 문화예술교류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도쿄 정애진한국무용학원은 한국무용과 민요, 전통악기 등 다양한 한국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는 교육 공간이다. 일본인과 재일동포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수강생들이 함께 배우며, 어린이부터 고령층까지 폭넓은 세대가 한국 전통예술을 익히고 있다.
학원은 초·중·상급반과 개인지도, 어린이·학생반, 진도북춤 특별수업 등을 운영해 수강생들이 경험과 수준에 맞춰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진도북춤을 비롯해 부채춤, 태평무, 검무, 삼고무, 한량무 등 다양한 작품을 지도하며, 한국과 일본에서 열리는 문화예술 교류공연에 참여해 배움의 성과를 나누고 있다.
학원을 이끄는 정애진 원장은 세계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 회장으로, 한국 전통무용의 보급과 한일 문화교류에 힘써 왔다. 행사 책자에는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8호 살풀이춤 이수자이자 동경한국학교 무용 강사로 소개돼 있으며, 외교부장관상 수상 경력도 실려 있다.
이번 행사에는 신주쿠구,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도쿄본부와 신주쿠·에도가와 지부, 도쿄일한친선협회연합회, 신주쿠구일한친선협회,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 등 여러 기관과 단체가 후원했다.
열두 번째를 맞은 이번 교류제는 학원생들에게는 배움의 결실을 나누는 무대이자, 관객들에게는 한국과 일본의 예술을 함께 감상하는 자리였다.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어온 공연은 양국의 우정을 다지는 민간 문화교류의 의미를 보여줬다.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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