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서 먼저 손 내미는 어르신들…교통약자 돕는 ‘보행약자 서포터즈’

이상수 기자

plusg777@gmail.com | 2026-09-02 09:28:45

서울 지하철 25개 역에 100명 배치…발매기부터 개찰구·시설 이용까지 지원
역 직원 96.8% “업무에 도움”…지난해 시범운영보다 규모 두 배 가까이 늘어
보행약자 서포터즈 활동 사진. 서울교통공사 제공

[로컬세계 = 이상수 기자] 지하철을 타려는 교통약자에게는 익숙한 역사 풍경도 때로는 높은 문턱이 된다. 어디서 표를 사야 하는지, 어느 개찰구를 이용해야 하는지, 엘리베이터는 어디에 있는지 찾는 일부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용객 곁에서 한 걸음씩 동선을 안내하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함께 운영하는 ‘보행약자 서포터즈’다. 지난해 20개 역에서 61명이 시범적으로 활동한 데 이어 올해는 25개 역에 100명이 배치됐다.

서포터즈가 하는 일은 거창하지 않다. 발매기 사용을 돕고 개찰구 통과를 안내하는가 하면, 엘리베이터나 화장실 등 필요한 시설의 위치를 알려준다. 승하차 과정에서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객의 동선을 살피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도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포터즈가 배치된 25개 역 직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6.8%가 ‘역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지원 사례 가운데서는 개집표 지원이 8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발매 지원 66건, 시설 안내 48건, 이동 지원 45건 등이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역할을 한 경우도 있었다. 8호선 강동구청역에서는 여성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당시 서포터즈가 상황을 신속하게 알리고 환자를 살피는 데 힘을 보탰다.

역 직원은 “현장 상황에 따라 서포터즈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사업은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배치 기준도 달라졌다. 이미 비슷한 사업이 운영되는 곳은 제외하고, 경로·장애인 승차 인원이 많은 역을 중심으로 인력을 배치했다. 도움이 필요한 이용객이 많은 곳에 인력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어르신들의 근무 여건도 손봤다. 기존 하루 5시간이던 근무시간을 3시간으로 줄여 시니어 근로자의 부담을 덜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운영 결과와 현장 의견을 살펴 향후 사업 운영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교통약자의 이동을 돕는 것과 함께 어르신에게 공공일자리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업의 두 가지 목적을 함께 살핀다는 방침이다.

마해근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보행약자 서포터즈가 교통약자의 지하철 이용 과정에서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며 현장의 든든한 동행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세심하게 살피고 어르신 공공일자리 창출에도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하철 이용에서 가장 어려운 순간은 거창한 시설 부족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순간’일 수 있다. 현장에서 사람의 안내가 더해지는 보행약자 서포터즈가 교통약자의 이동 부담을 얼마나 덜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상수 기자 plusg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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