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태백시, 눈 내리기 전부터 도로를 지킨다…결빙 예방에 32억 원 투입
박상진 기자
8335psj@naver.com | 2026-10-27 09:57:26
343개 노선 303.75㎞ 대상…제설차량 28대·전담인력 38명 투입
GPS 관제·제설차량 시차 운영 도입…초겨울 기습 강설까지 대응 범위 확대
소금 등 제설자재 3360톤 확보 추진…간선도로부터 마을 진입로까지 관리
[로컬세계 = 박상진 기자] 겨울철 도로안전은 눈이 내린 뒤 제설차량을 얼마나 빨리 투입하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온이 떨어지는 순간 얼어붙는 노면, 운전자가 알아채기 어려운 살얼음, 고갯길과 급경사 도로의 미끄러짐 위험까지 미리 살피는 대응체계가 중요하다.
강원 태백시는 이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눈이 내리기 전부터 도로 결빙 위험을 줄이는 데 행정력을 집중한다. 도로 열선과 자동염수분사장치를 확충하고 제설차량의 위치와 작업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해, 기상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겨울철 도로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고지대·급경사 특성 반영…결빙 취약구간부터 관리
태백시는 오는 11월 1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5개월간 ‘2026~2027년 동절기 도로제설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투입 예산은 32억5900만 원이다. 관리 대상은 관내 343개 노선, 총연장 303.75㎞로, 제설차량 28대와 전담인력 38명이 현장 대응을 맡는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강설 이후의 사후 제설에만 의존하지 않고 결빙 위험을 사전에 낮추는 데 있다. 태백은 고지대와 급경사 도로가 많아 적설량이 많지 않더라도 기온과 노면 상태에 따라 교통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도로 살얼음은 운전자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 관리가 중요하다.
시는 상습결빙 구간을 중심으로 도로 열선과 자동염수분사장치를 확대해 왔다. 도로 열선은 기존 2개소에서 지난해 28개소로 늘었으며, 현재 29개소를 구축했다. 올해 말까지 7개소를 추가 설치해 총 36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두문동재와 송이재 등 주요 고갯길과 결빙 취약구간에는 자동염수분사장치 17개소를 운영한다. 도로 열선은 노면의 결빙을 예방하고, 자동염수분사장치는 강설 초기에 제설제를 뿌려 적설과 결빙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들 시설이 제설차량 출동 전 초기 대응을 맡는다면, 제설차량은 도로 전반의 적설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태백시는 자동화 시설과 현장 인력을 연계해 취약구간의 대응 공백을 줄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제설차량 운영 방식 바꿔…기습 강설 대응력 높인다
장비를 확보하는 것만큼 중요한 과제는 필요한 시기에 실제로 가동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일이다. 태백시는 올해 임차 제설차량 23대를 두 개 조로 나누고 계약기간을 달리하는 시차 운영방식을 도입한다.
기존 예산 범위에서 제설차량의 실질적인 가동기간을 늘려 초겨울이나 늦봄에 발생하는 기습 강설에도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겨울철 전체를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기보다 강설 가능성이 있는 시기에 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차량 관리에는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활용한다. 임차 제설차량 23대에 GPS를 장착해 이동 경로와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CCTV 통합관제센터와 연계해 주요 도로의 적설 및 교통 상황을 확인할 계획이다.
현장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면 제설이 필요한 구간을 확인하고 장비를 배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시스템 도입의 실질적인 효과는 기상 상황에 맞는 출동과 취약구간 관리가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지는지에 달려 있다.
시는 소금 3000톤, 액상제설제 350톤, 염화칼슘 10톤 등 총 3360톤의 제설자재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용연동굴 주차장에는 임시 제설자재 전진기지를 마련해 두문동재 등 주요 취약구간에 필요한 자재를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큰길부터 생활도로까지…제설 사각지대 줄이기
겨울철 도로안전은 주요 간선도로의 통행을 확보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주민들이 집을 나서 버스정류장이나 학교, 일터로 이동하는 마을 진입로와 생활 이면도로도 함께 관리해야 일상 속 불편과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태백시는 강설 예보와 기온 변화, 도로 결빙 상태 등을 고려해 취약구간에 제설제를 사전 살포하고, 출퇴근 시간대와 야간 강설에 대비한 단계별 비상근무체계를 운영할 예정이다. 8개 동 행정복지센터와 유관기관의 협력체계도 가동해 주요 도로뿐 아니라 마을 진입로와 생활 이면도로의 제설에 나선다.
본격적인 강설기에 앞서 제설장비를 점검하고 도로 열선과 자동염수분사장치의 시운전, 대설 대응훈련도 실시한다. 장비가 실제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기관별 대응 절차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예산 32억5900만 원과 스마트 제설시설, 차량 관제시스템이 겨울철 도로안전으로 이어지려면 시설의 정상 작동과 신속한 현장 대응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결빙 취약구간의 사전 살포가 적기에 이뤄지는지, 주민 이동이 잦은 생활도로까지 제설이 연결되는지가 대책의 실효성을 가늠할 기준이 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겨울철 도로안전은 눈이 내린 뒤 얼마나 빨리 치우느냐뿐 아니라 눈이 내리기 전 얼마나 철저하게 대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축적된 제설 경험과 스마트 제설시설, 현장 중심의 대응체계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동할 수 있는 겨울철 도로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제설대책의 성패는 장비와 예산의 규모보다 위험구간을 얼마나 빨리 찾아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태백시가 사전 예방부터 생활도로 관리까지 촘촘하게 연결해 시민이 체감하는 안전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상진 기자 8335p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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