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의료원 임금 체불 20억 원 넘어… 공공의료 붕괴 위기
전경해 기자
dejavu0057@gmail.com | 2025-10-15 19:19:11
[로컬세계 = 전경해 기자] 속초의료원의 급여 체불 규모가 2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공의료 기능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강정호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의원(국민의힘, 속초1)은 15일 “지난 7월 이미 13억 원대의 임금 체불 사태가 보고됐음에도 강원도가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채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이 강원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월 1일 기준 속초의료원의 임금 체불액은 20억 원을 넘었으며, 체불 대상은 연인원 980명에 달한다. 체불 내역은 급여, 상여수당, 정근수당, 명절휴가비 등 직원 생계와 직결된 항목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 의원은 “강원도가 내놓은 대책은 재활의학과 진료 강화, 간호간병통합병동 운영, 장례식장 임대 추진 등 의료원 자체 수익 증대 방안에 그치고 있다”며 “결국 의료원 보고 알아서 해결하라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속초의료원의 경영 악화는 단기간 문제가 아니다. 2019년 이후 주요 시설 공사와 예산 집행 과정에서 비정상적 회계 처리와 계약 관리 부실이 누적되면서 재정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말 상여수당 미지급을 시작으로 올해 초부터는 임금의 일부만 지급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 지난 3월 강원특별자치도 특정감사에서는 부정 회계, 기록물 방치, 법령 위반 계약, 허위 준공 등 다수의 위법 사례가 적발됐다. 일부 사업에서는 공사 미이행에도 선지급금이 지급되거나, 예산을 돌려막는 등 운영 부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의료진 이탈이 이어지고, 인력 공백과 직원 사기 저하로 진료 공백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강 의원은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강원도에서 공공의료가 무너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간다”며 “도는 책임 있는 자세로 속초의료원과 협의해 즉각적인 임금 해결책과 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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