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36% 감축 목표…5개 부문 105개 사업 실행
탄소중립 지원센터·기후환경학교 운영…시민 참여와 환경교육 확대
2025년 감축 목표량의 98% 달성…지속적인 이행 점검이 과제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기후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환경 문제가 아니다. 한낮의 폭염과 달라진 생태계, 갑작스러운 기상 현상은 시민의 일상과 생활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방정부의 역할도 재난 발생 이후의 조치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시민 실천을 아우르는 정책으로 넓어지고 있다.
고양특례시는 폭염과 러브버그로 인한 생활 불편에 대응하는 한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중장기 계획과 시민 환경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도로의 열기를 식히고 생활환경을 관리하는 현장 대책부터 건물·수송·폐기물 분야의 감축 사업, 생애주기별 환경교육까지 정책의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6%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 105개 세부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탄소중립 지원센터와 기후환경학교를 통해 시민 참여 기반도 넓히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책의 규모만이 아니다. 계획된 사업이 실제 배출량 감소로 이어지는지, 시민이 생활 속 변화를 체감하는지, 목표에 미달한 분야를 어떻게 보완하는지가 고양시 탄소중립 정책의 지속성을 가늠할 기준이다.
폭염·러브버그 대응…기후위기 해법은 생활 현장에서 시작
고양시는 올해 여름 폭염이 이어지자 도로 살수와 열섬 완화 등 현장 대응을 강화했다. 일정 시간마다 도로에 물을 분사하는 ‘쿨링앤클린로드’와 살수차를 활용해 달궈진 도로의 열기를 낮추고, 시민들이 겪는 더위와 생활 불편을 줄이는 데 힘을 쏟았다.
러브버그 대발생에 대해서도 방제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5월에는 정발산 일대 약 5,000㎡에 파리목 유충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미생물제제를 살포하고, 성충 발생 시기에도 현장 대응을 병행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시민 불편을 줄이려는 접근이다.
이 같은 조치는 기후위기로 달라진 생활환경에 대응하는 지방정부의 역할을 보여준다. 다만 폭염 대응은 당장의 열 피해를 줄이는 적응 정책이고, 온실가스 감축은 기후변화의 원인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도로 살수와 방제만으로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는 없다. 도시의 열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에너지 사용과 교통, 폐기물 처리 등 온실가스 배출이 발생하는 영역을 바꿔야 한다. 고양시가 현장 대응과 중장기 감축 계획을 함께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05개 세부 사업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의 관건은 실행력
고양시는 지난해 ‘제1차 고양특례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36%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건물·수송·폐기물 등 5개 부문에서 105개 세부 사업을 연도별로 추진하고 있다. 사업 담당자를 대상으로 탄소중립 전략 교육을 진행하는 등 행정 내부의 실행 역량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특정 부서의 사업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을 낮추는 한편, 폐기물 감량과 자원순환을 확대하는 등 여러 분야의 정책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사업별 담당 부서가 목표와 이행 상황을 공유하고 감축 성과를 점검하는 체계가 중요한 이유다.
고양시는 첫 이행 점검에서 202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 106만7,000톤 가운데 104만8,000톤을 감축했다고 밝혔다. 제시된 수치만 보면 목표량의 약 98%에 해당하는 성과다.
다만 이 수치는 시가 발표한 감축 실적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전체 감축량의 산정 방식과 부문별 기여도, 실제 배출량 변화 등을 함께 살펴야 정책 성과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목표에 근접한 실적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2030년 목표 달성을 확신하기는 이르다.
앞으로는 105개 사업 가운데 감축 효과가 큰 사업과 추진이 더딘 사업을 구분하고, 예산과 인력을 필요한 곳에 집중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연도별 실적을 공개하고 목표와 실제 성과의 차이를 설명한다면 정책에 대한 시민의 신뢰도 높일 수 있다.
탄소중립 지원센터, 행정과 시민 잇는 실천 기반으로
고양시는 2023년부터 탄소중립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행정과 시민, 전문가를 연결하는 기반을 마련해 왔다. 탄소중립 관련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과 시민참여단을 운영하고, 폐장난감을 예술 작품으로 재활용하는 ‘작은 손, 큰 쓸모’ 정크아트 프로그램 등 시민 참여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탄소중립을 행정기관이 정한 목표에 머물게 하지 않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생활 과제로 확장한다는 의미가 있다. 시민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실제 정책 사업으로 이어질 경우 참여 경험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실천 역량으로 축적될 수 있다.
그러나 참여 인원이나 행사 횟수만으로 탄소중립 효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시민 제안이 어떤 사업으로 채택됐는지, 재사용과 폐기물 감량 등 생활 속 실천이 얼마나 이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성과 관리가 필요하다.
시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탈플라스틱 실천도 탄소중립 정책의 주요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지원센터가 시민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사업 결과를 다시 시민에게 공유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강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유아부터 성인까지…환경교육을 생활 속 실천으로
고양시는 정책 추진과 함께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기후환경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유아기부터 성인까지 연령대별 특성을 고려해 환경을 배우고 실천 방법을 찾도록 구성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유아 대상 ‘씨앗기후환경학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아이들에게 지구와 자연의 가치를 알리고, 체험 활동을 통해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환경 실천을 찾아보도록 돕는다. 초등학생 대상 ‘새싹기후환경학교’, 청소년 대상 ‘트리기후환경학교’ 등 성장 단계에 맞춘 교육 과정도 마련했다.
성인 대상 ‘2026 고양시 기후환경학교’에서는 ‘기후 위기 시대, 우리의 전환’을 주제로 시민과 공직자를 위한 대면 강의를 진행했다. 기후 위험과 생태계 변화, 기후위기 적응 방식 등 일상과 연결되는 내용을 다뤘다.
자연환경 해설사 양성과 환경 활동가 역량 강화 교육도 추진하고 있다. 교육을 받은 시민이 지역사회에서 환경 정보를 전달하고 실천을 이끌어 낸다면 교육의 효과가 개인을 넘어 공동체로 확산될 수 있다.
환경교육의 성과는 강의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교육 이후 에너지 절약이나 자원 재사용 등 생활 습관이 달라졌는지, 참여자들이 지역의 환경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지 살펴야 한다. 교육과 시민참여 사업, 실제 감축 정책을 연결하는 구조가 갖춰질수록 탄소중립의 기반도 단단해질 수 있다.
고양시는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기후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 사업, 시민 환경교육을 연계해 탄소중립 정책을 확대할 방침이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은 생활밀착형 기후 대책과 환경교육을 통해 시민의 친환경 실천을 확산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탄소중립 정책은 계획의 숫자보다 시민의 일상과 실제 배출량을 얼마나 바꾸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 고양시가 105개 사업의 성과를 투명하게 점검하고 시민 참여를 지속 가능한 실천으로 연결할 때, 탄소중립은 행정 목표를 넘어 도시의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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