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숨이 막힐 듯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가정과 사업장에서는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 사용이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우리가 누리는 시원함 뒤에는 자칫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함께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선풍기와 에어컨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2,184건에 달했다. 화재 원인을 분석한 결과, 전선이 눌리거나 접혀 훼손되면서 발생하는 전기접촉 불량 등 전기적 요인이 전체의 76.1%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폭염 속 장시간 가동되는 냉방기기가 우리 집과 이웃의 안전을 위협하는 화재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민 여러분께서 꼭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안전수칙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실외기 주변은 비우고 충분히 환기해야 한다.
실외기는 에어컨에서 발생한 열을 외부로 배출하는 핵심 장치다. 주변에 먼지나 쓰레기 등 가연성 물질이 쌓여 있으면 열이 원활하게 빠져나가지 못해 내부 온도가 상승하고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실외기 주변은 항상 깨끗하게 정리해야 하며, 다용도실 등 실내 공간에 설치된 경우에는 가동 중 환기창을 충분히 열어 배출된 열이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에어컨은 소비전력이 높은 대표적인 고전력 전기제품이다. 허용 용량이 낮은 일반 멀티탭에 여러 전자기기를 동시에 연결하면 과전류가 발생해 전선이 과열되거나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가급적 에어컨은 벽면의 단독 콘센트에 직접 연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부득이하게 멀티탭을 사용할 경우에는 에어컨의 소비전력을 확인하고 정격용량을 충족하는 고용량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셋째, 사용 전 전선과 먼지 상태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냉방기기를 다시 가동하기 전에는 전선과 실외기 배선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선 피복이 벗겨지거나 눌린 곳은 없는지, 전선이 꼬여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손상되거나 꼬인 전선은 과열을 일으켜 화재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실외기 모터 주변과 선풍기 뒷면에 쌓인 먼지는 청소기나 붓 등을 이용해 제거해야 한다. 먼지가 쌓인 상태에서 과열이나 스파크가 발생하면 쉽게 불이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장시간 연속 가동을 피하고 기기에 충분한 휴식을 주어야 한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장시간 쉬지 않고 가동하면 기기가 과열될 수 있다. 타이머 기능을 활용해 일정 시간마다 작동을 멈추고 기기가 충분히 식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외출할 때에는 전원을 끄고 플러그를 뽑아 누전 등 전기적 위험을 예방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일상에서 냉방기기를 활용해 시원하고 쾌적한 여름을 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안전한 사용'이다.
오늘 집에 돌아가시면 잠시 시간을 내어 실외기 주변과 전선 상태를 한 번만 살펴봐 주시기 바란다.
화재 예방은 특별한 기술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작은 관심과 실천이 가족과 이웃의 생명, 그리고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안전이다.
김의준 기자 mbc47112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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