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 이상수 기자] 코스피 6000 시대를 말하는 자본시장 회복 흐름 속에서도 오프라인 유통 현장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노동계의 진단이다.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25일 성명을 내고 유통규제 완화 논의가 형식적 조정에 그쳐선 안 되며, 유통 노동자의 생존권과 고용안정을 중심에 둔 근본적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적 시장주의’ 기조를 언급하며 “통제와 관리가 아닌 지원과 격려의 정부가 되겠다는 취지라면, 유통산업 역시 산업 현실에 맞는 정책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오프라인 유통 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 “새벽배송에서 신선식품을 제외하거나 이익의 일정 비율을 상생기금으로 출연하라는 방식은 본질을 비껴간 대책”이라며 “중국집에서 짜장면·짬뽕은 빼고 단무지만 팔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온라인 유통 강자인 쿠팡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제 논의가 없으면서 국내 오프라인 기업에만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 매출 60조원을 웃도는 절대 강자에 대한 대안 없는 방치는 또 다른 왜곡을 낳을 수 있다”며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정책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유통산업 침체의 원인으로는 정부 규제와 경영진의 대응 실패를 함께 지적했다. 노조는 “시대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경영 책임 역시 분명하다”면서도 “산업 붕괴와 외국계 자본의 시장 잠식 상황에서 노동자의 생존권을 외면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 사례를 언급하며 “임금 체불로 생계 위협을 받는 노동자 보호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 정부의 적극적 역할도 요구했다.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해서도 실효성 의문을 제기했다. 노조는 “대형마트 규제가 전통시장으로의 소비 전환을 이끌었는지 근거는 빈약하다”며 “온라인 중심 유통 환경에 맞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지원하는 등 포지티브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한국은행의 2020년 ‘지역사랑상품권 도입이 지역 소비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인용하며 “지역화폐 정책이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역외 소비율 하락에 긍정적 효과를 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유통규제 철폐만으로 산업 생태계가 되살아날 것이라 보지 않는다”며 “절대 강자를 대체할 선택지를 마련하고 산업지형에 맞는 유통산업 발전 전략을 세워야 노동자와 전통시장, 소상공인이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기업 이익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일자리”라며 “정책은 진영 논리가 아니라 국민 편익과 산업의 지속 가능성 관점에서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세재민의 국정 철학이 현장의 고용 안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로컬세계 / 이상수 기자 plusg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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