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시는 전국에서 가장 역동적이며 빠르게 변하는 도시 중 하나다. 1월1일 117년만에 시 승격을 이뤄냈으며 100일이 조금 지난 현재 인구 50만 자족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 올 한해 향후 100년 당진의 발전을 위한 초석을 놓겠다는 계획이다. 당진은 철강의 도시, 항만의 도시, 철도의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산업단지들이 완공되면 서해안의 중심 도시로 우뚝 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철환 시장에게 당진시의 지속발전을 위한 주요 정책방향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시 승격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시 승격 후 당면한 민원과 현안을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진의 미래를 위한 밑그림을 그려 나가는 작업이야말로 가장 시급하다. 천재화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도 시스티나 성당지붕에 목탄으로 그은 선 한 줄로 시작했다. 초대시장으로서 당진의 지속 발전을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책무를 갖고 있다.
올해를 시 승격의 원년으로 삼고 당진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해 ‘농사’가 향후 100년간 당진의 발전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만큼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 또한 지역적 특색에 맞게 당진을 항만의 도시, 철도의 도시, 철강의 도시로 구축하겠다.
우선 당진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제2의 허브 항만도시로 조성하겠다. 2020년까지 당진항을 부산항에 이어 국내 제2의 국제무역항으로 만들겠다. 이를 위해 당진항과 신평면을 잇는 5.9km의 연육교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연육교가 설치되면 당진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의 물류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될 것으로 예측된다.
항만뿐 아니라 철도에서도 물류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해안복선전철이 2019년 개통되면 내륙으로 대량의 물자를 안정적으로 운송할 수 있게 된다.
항만, 철도와 함께 사통팔달 발달된 도로도 당진 발전의 청신호가 되고 있다. 당진을 관통하는 서해안 고속도로, 당진~대전간 고속도로에 이어 당진~천안간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충청권뿐 전국적으로 접근성이 용이해진다.
편리한 교통여건은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2013년 준공되는 석문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17개소 4403만4000㎡의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데에는 편리한 교통여건과 함께 당진이 서해안 교역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특히 2008년 경기 평택, 화성, 충남 아산 등과 함께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동북아 경제권을 이끄는 한 축이 된 점도 당진 발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발전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방안은
당진에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기업이 늘면서 외부에서의 인구유입이 급속하게 이뤄지고 개발로 인한 소득 격차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원주민과 이주민과의 갈등, 저소득층의 소외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외형적 성장은 기대할 수 있어도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는 어렵다. 상생과 조화를 통해서 시민이 화합할 수 있는 정책마련이 시급하다.
지금까지 기업입주는 북부해안권에 편중된 경향이 있었다. 이로 인해 남부지역이 소외되는 결과를 낳았다. 남·북부 개발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남부권 산업단지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인구증가와 도시화에 비해 주택, 문화시설과 같은 도시기반이 취약한 점도 개선해야 한다. 인구 50만 자족, 특례도시로의 성장에 맞춰나갈 수 있도록 장기적 안목에서 도시기반을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
녹색환경 조성을 위한 대책 마련도 절실하다. 당진에는 철강, 화력발전과 같이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 많다. 환경이 오염된 이후에는 수습할 수 없다. 환경감시사업소의 기능을 강화해 환경오염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민·관·학 상호 협조 및 감시를 철저히 하고 있다. 또한 신규 기업 유치 시 친환경적인 신소재, 제약, 전자산업을 우선으로 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앞서 저소득층 소외문제를 언급했다. 시의 복지정책은
시로 승격하면서 사회복지 인프라 정비에 가속이 붙고 있다. 지방교부세와 함께 세입이 증가하면서 복지사업 추진에 여력이 생겼지만 모든 시민들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시는 우선 독거노인, 저소득 가정 등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정책을 강화해 나가겠다. 복지정책은 수요자의 ‘니즈(needs)’에 맞춘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 기존 복지수요자를 하나로 묶어서 일괄 취급하는 정책은 성공하기 힘들다. 여성, 노인, 아동, 청소년을 계층별로 관리, 각 계층별 요구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해야 한다. 관련부서 직원들의 역량강화로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펼치겠다.
당진시의 복지수요는 다층적이다. 농업사회 전통으로 보살핌이 필요한 독거노인 등 복지수요 인구가 많은 편이다. 지역으로 전입하는 가정의 주부들은 취업과 사교, 사회 참여 등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만 민간부분에서 그 수요를 다 채우기는 힘들다. 시가 이러한 부분을 채워나가겠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보살핌도 시가 반드시 챙겨야 하는 부분이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 아동, 노인 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당진시를 만들겠다. 시 승격 이후 도시발전은 급속도록 이뤄지는데 복지 인프라 확충이 이를 따라 가지 못한다면 행복한 당진은 멀기만 하다. 시민들의 복지수요에 맞는 복지정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공무원이 노력하겠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농축어업 종사자들을 위한 대책은
한·미 FTA에 대해서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협상결과가 어떠하듯 국내 농축어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큰 틀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당진은 급속한 산업개발에도 쌀 생산량이 전국 1~2위를 다툴 정도로 농업도시이기도 하다. 농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당진 농축산물의 특성화와 특화거리 조성, 판로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해나루쌀, 해나루사과, 해나루포크, 해나루한우 등 당진에서 생산한 농축산물은 ‘해나루’를 통합 브랜드로 홍보하고 있다. 품질 높은 농축산물 생산을 위해서 친환경 유기농 농법을 적극적으로 활용,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농축산물의 판로 개척을 위해 과감한 해외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해나루쌀은 유럽, 동남아, 호주, 아프리카에까지 수출하고 있는 글로벌 농산물이다. 해나루사과도 2009년 유럽수출을 비롯해 동남아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농산물유통센터는 농축어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당진에서 생산한 농축산물의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는 물론 관내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까지 친환경 농어축산물을 공급, 영양 높고 안전한 급식이 가능해졌다. 앞으로는 기업들의 급식소에도 식자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자체들이 지역의 특색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고 있다. 당진만의 이야기가 있다면
서해안에서 유일하게 일출을 볼 수 있는 왜목마을이 당진에 있다. 이미 관광지로 전국에 널리 알려진 곳이지만 해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는 일출을 바라보며 산책을 할 수 있도록 산책로를 설치하는 등 관광객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기지시줄다리기도 당진만의 이야기를 관광객들에게 들려준다. 길이 100m, 무게 40톤의 큰 줄을 수천여 명이 다리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또한 국내에서 유일하게 바다위의 섬에 위치한 행담도 휴게소와 당진의 해산물을 맛 볼 수 있는 삽교호 관광지도 당진의 특색을 잘 보여주는 관광지 중 하나다.
지난해 군정의 성과와 아쉬움이 있다면
지난해 가장 중요하고 커다란 성과라면 단연 시 승격이다. 시 승격의 법적요건을 다 갖춰도 정부가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통합을 방침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시 승격의 향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민들의 열망과 각계의 지원이 아니었다면 시 승격을 이루지 못했다.
신청사 입주를 완료하고 당진시를 작지만 효율적인 조직으로 재편, 시 승격에 대비했다. 수십 차례 점검을 실시하면서 예측 가능한 문제점을 해결해나갔기 때문에 혼선 없이 시 승격을 이뤄낼 수 있었다.
당진시장 재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다. 당진시장 5000여 평 전체의 재개발을 추진하는 대신 어시장부터 현대화할 예정이다. 당진시장을 현대화해서 대형마트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시민들이 전통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겠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당진시는 현재 전국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다. 현재 인구 15만에서 2030년에는 인구 50만의 자족, 특례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소 허망한 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충남에서 8번째 ‘시’로 올해 출범했지만 출범과 동시에 천안, 아산을 잇는 도내 3대 지자체로 자리매김했다.
당진시민의 저력이면 글로벌 선도도시, 선진 복지도시가 곧 손에 닿을 것이다. 117년 만의 시 승격은 또 다른 천년의 원년이 될 것이다. 지나치게 속도를 내다 탈선하지 않도록 시의 내실을 다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품격 있는 당진시, 시민이 행복하고 시민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당진시를 만들겠다.
WHO IS…
조화 중시 행정통
초대 시장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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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를 중시하는 행정통. 이철환 시장을 잘 표현한 말이다. 이 시장은 ‘인화성사’를 좌우명으로 삼는 등 조화를 무엇보다 우선시하고 있다. 시정에서도 이러한 모습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정책 추진에 있어 주민간, 지역간 화합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내무부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해 충남도 새마을과장, 예산담당관, 당진군 부군수, 충남도 농림수산국장을 지낸 후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진군수로 당선됐다. 당진 토박이면서 다양한 지방행정을 경험한 점이 당선으로 이어졌다. 지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117년만에 당진을 시로 승격시키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이러한 노력이 초대 당진시장이라는 영예를 안겨줬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평가다.
로컬당진 = 주영욱 기자 joolee0122@segye.com
- 기사입력 2012.04.27 (금) 10:35, 최종수정 2012.04.27 (금)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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