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강원도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작된 리조트사업이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따른 경영난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태백시의 오투리조트와 E-City, 삼척시의 스위치백리조트 사업은 실효성 의문이 제기되면서 통합운영 또는 대체산업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부 지역인사들 “통합 운영ㆍ대체산업으로 변경” 주장
태백관광개발공사는 최근 오투리조트의 골프회원권과 콘도 등을 담보로 강원랜드에 차입금 지원을 요청했다. 강원랜드는 이사회를 거쳐 담보에 대한 감정평가와 저당권을 설정한 후 차입금을 지급키로 했다. 사실상 조건부 승인이 난 것.
이와 병행해 태백시는 12일자로 태백관광개발공사의 오투리조트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참가업체 접수는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되며, 참가자격은 최근 3년간 기업 인수합병 매각실적을 300억원 이상 보유한 회계법인 등이다. 계약기간은 내년 11월30일까지다.
매각대상은 태백시의 보증채무를 포함한 태백관광개발공사 발행주식 전체지분이다. 매각대행 수수료는 1억2000만원으로 매각확정 시 별도의 성공보수료가 제공된다. 매각 주간사는 앞으로 계약기간 태백관광개발공사의 오투리조트 매각을 위한 총괄자문 역할을 수행한다. 최적의 매각 전략을 설계하고 잠재적 투자자 발굴·유치 등을 전담한다.
태백시는 입찰 참가업체를 대상으로 투자자 유치 전략뿐 아니라 오투리조트의 최적 처리방안·예상시나리오 제안서를 제출하도록 공고했다. 시가 지급을 보증한 1600억원 규모의 금융채무 탕감방안과 인수금액 변동에 따른 시의 예상 채무상환 및 이익분석도 함께 주문했다.
태백시와 태백시의회는 4일 시의회에서 오투리조트 경영 정상화·매각 추진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립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17일 시청에서 비대위원들을 구성해 첫번째 회의를 갖고 이한영 시의원이 비대위원장에 선출했다.
지역 사회단체장 등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오투리조트 매각 정상화를 위한 조건과 금액, 추진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비대위는 이날 강원랜드에 차입하기로 한 금액 300억원을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는 매듭진다는 데 합의했다.
검증 거친 지역특화사업 추진이 관건 강원랜드가 2020년까지 346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추진하는 태백 ‘E-City’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도 거세다. 대다수 시민은 “강원랜드의 E-City사업 의지가 의심스럽다. 애초 의결한 사업비 502억원을 지난달에서야 의결한 것은 마지못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E-City와 오투리조트 운영을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한영 의원은 “사업축소 이전에 먼저 강원랜드의 E-City사업 의지를 확고히 해야 한다. 추진한다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반드시 오투리조트 인근에 조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럴 경우 E-City조성사업도 원활해지고 콘도 등 숙박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되며 회원권 분양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원리조트가 폐광지역인 삼척 도계지역의 경제회생을 위해 추진중인 가족 체험형 리조트 ‘하이원 스위치백리조트’ 조성 사업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김대수 삼척시장은 9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도계지역 연고기업의 지역환원 사업과 도계지역 살리기 차원의 투자 유치 방안’을 묻는 이정훈 시의원에게 “하이원리조트가 615억원을 들여 스위치백리조트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이 자금과 경동의 투자금 400억원을 포함한 1000억원으로 도계 육백산에 세계적인 화훼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대수 시장이 이러한 의견을 낸 데는 최근 지역경제 회생 차원에서 태백시가 설립한 오투리조트의 경영난 등 일련의 사태와 지지부진한 태백 E-City사업 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폐광지역에서 추진중인 리조트사업은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 외에는 진행이 더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삼척 지역인사들을 비롯한 도계지역 주민들은 스위치백 리조트나 육백산 화훼단지 조성사업 등 대단위 사업 시행에 앞서 철저한 경제성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도계지역 김인배 삼척시의원은 “대규모 투자에 앞서 지역 고용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사업성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폐특법 만료시 리조트 운영 대비책 세워야지금까지의 폐광지역 활성화를 위한 사업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된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지역성격에 맞는 특화된 사업으로 전환할 때가 됐다는 주장이 높다. 최영 강원랜드 사장은 최근 태백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폐광지역 주민들과 강원랜드 카지노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으며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 연장과 함께 지역별 특성에 맞는 사업으로 관광객들을 끌어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광지역 모 인사 역시 “폐특법이 2015년 만료되고 내국인 카지노가 국내에 추가로 들어선다고 가정했을 때 하이원리조트를 비롯한 폐광지역 리조트의 경영악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으로 전환하던가, 아니면 하이원리조트에 포함된 복합리조트로 운영하는 등의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이제는 강원랜드 이사진을 비롯한 폐광지역 전체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폐광지역 주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룬 폐특법과 탄광지역개발사업 등의 지원금으로 설립한 폐광지역 골프장·스키장 등 리조트들은 폐특법 종료에 따른 내국인 카지노 추가 설립으로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자구책 마련은 물론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 전환이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 누구보다도 해당 지역주민들이 적극 나서 새로운 활성화 방향을 모색할 때다.
로컬태백 = 오형상 기자 eoscar64@segye.com
- 기사입력 2010.11.29 (월) 10:42, 최종수정 2010.11.29 (월)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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