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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시 휴애리자연생활공원에서 한 여자아이가 조랑말을 탄 채 환하게 웃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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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우수가 지나고 일주일만 지나면 경칩이 돌아온다. 겨우내 얼었던 강물이 녹고 눈이 비로 변하며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 아직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남도에서는 벌써 다양한 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특히 매화와 산수유가 봄의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얗고 노란 물결이 산과 들을 수놓는 봄을 앞두고 매화, 산수유와 관련된 축제들을 소개한다.
매화 꽃망울 봄을 알리다
예부터 매화는 봄을 알리는 전령의 역할을 해왔다. 선조들은 설한(雪寒) 속에서도 매화가 꽃망울을 피면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다고 느꼈다. 한반도의 끝인 전남 광양에서 봄 흥취를 느낄 수 있는 매화축제가 관광객을 유혹한다.
제15회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가 3월17일부터 25일까지 ‘봄날의 설레임, 매화꽃 어울림, 하나되는 우리’라는 주제로 섬진강 자락의 다압면 일대와 광양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특히 올해 축제는 국제 자매우호도시와 매화문화권 국가가 참여하는 등 국제행사로 치러진다.
개막 전날 열리는 국제매실심포지엄을 시작으로 9일간의 대장정의 출발을 알린다. 국제매실심포지엄은 광양항 월드마린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매실기능성 연구 및 매실식품산업 육성 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이 심포지엄에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매화문화권 매실전문가들을 초청해 매실의 약리성과 기능성 등에 대한 학술발표회를 할 예정이다.
매실심포지엄과 함께 국제 자매우호도시 초청 국제문화관 운영, 외국문화체험 및 기획공연, 세계전통음식 전시 및 시식 등의 다양한 국제행사가 펼쳐진다. 국제문화관은 광양시와 자매우호도시 협약을 맺은 중국 샤먼시, 일본 이즈미오츠시, 오스트리아 린츠시 등 5개국 7개 도시가 참여해 각국 도시의 문화와 관광을 소개한다. 특히 샤먼시는 개막식 식후행사로 열리는 전통악기 공연을 선보인다.전남 광양시 매화마을이 하얀 매화꽃으로 뒤덮여 있다. 관람객들이 매화를 사진이나 글로 표현하는 기회도 마련된다. 광양매화 전국사진촬영대회와 매화사생대회가 바로 그것. 사진대회와 사생대회는 주행사장인 다압면 일대 매화의 아름다움을 앵글과 캠버스에 담아내면 된다. 매년 섬진강자락을 따라 펼쳐진 매화구름이 명작을 만들어내고 있다. 주최측은 우수작품에 한해 별도의 시상을 할 계획이다.
열린 시민공연, 세계서커스 홍보관 운영, 광양전통 민속놀이 공연, 석고마임 퍼포먼스, 매화꽃길 음악회 등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도 마련돼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먹거리도 풍부하다. 남도의 특성상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행사 내내 관람객들의 입을 호강시켜줄 먹거리들이 준비된다. 우선 매실을 이용한 장 종류가 주부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기존의 고추장, 된장, 간장에 매실이 첨가돼 새콤달콤한 맛을 더한다. 이제는 전국구 음식이 된 광양불고기도 맛볼 수 있다.
이밖에 매화분재, 서각, 자생난 전시회와 섬진강 나룻배 타기, 토우 만들기, 매화마을 유람 등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들이 준비된다.
남도보다 일찍 봄이 찾아오는 제주도에서도 매화축제가 열린다. 제주 서귀포시 소재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서는 3월1일부터 11일까지 제6회 새봄맞이 매화축제가 진행된다. 전국에서 제일 먼저 봄 축제가 열리는 것이다.
축제 기간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휴애리공원의 대표적인 흑돼지쇼, 거위쇼를 비롯해 산토끼 놀이동산 체험, 동물 먹이주기 체험, 조랑말 승마체험, 소달구지타기 체험 등이다. 특히 제주도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조랑말 승마체험이 인기다. 조랑말은 일반말보다 크기가 작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다. 군고구마 구워먹기 체험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먹거리도 준비된다. 고기국수와, 매실차, 매실막걸리, 흑돼지 구이 등이 관람객들의 입맛을 책임진다.
휴애리공원의 매화를 배경으로 한 매화그림전시전이 열리며 매화사진콘테스트가 관람객의 참여를 기다린다. 매화사진콘테스트는 매화꽃을 배경으로 휴애리에서 촬영한 사진을 블로그나 카페에 올려 응모하면 심사를 통해 푸짐한 상품까지 받을 수 있다.구례산수유꽃축제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콘테스트에 참가하고자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노란 물감 풀어놓은 듯 ‘꽃구름’ 활짝
매화와 더불어 산수유꽃은 이른 봄에 꽃망울을 터트린다. 3월 초부터 하얀 매화꽃이 전국팔도를 뒤덮는다면 3월 중순부터는 산수유꽃이 만개해 노란 물결의 장관을 선보인다.
산수유꽃을 가장 먼저, 가장 화려하게 볼 수 있는 곳은 전남 구례다. 구례는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등 산수유 주산지다. 또한 그 어느 곳보다 산수유꽃이 일찍 피어난다. 올해도 3월 중순경이면 산수유꽃이 지리산 자락을 황금물결로 뒤덮을 것으로 보인다. 구례에서 상춘객들을 들뜨게 할 봄 축제가 준비되는 건 당연지사다. 특히 올해에는 겨우내 강추위와 폭설로 꽃봉우리가 예년에 비해 훨씬 화려하고 선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13회 구례산수유꽃축제가 3월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구례군 산동면 일원에서 열린다. 산수유 꽃말처럼 영원한 사랑을 꿈꾸거나 이른 봄의 향기에 취하고자 80여만명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구례산수유축제는 산동면 산수유나무 시목지에서 풍년기원제를 시작으로 KBS 전국노래자랑이 열리고 지리산온천지구 축제장 특설무대에서 개막식이 펼쳐진다. 24일에는 MBC 축하공연으로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전국산수유음식대전으로 봄철 잃어버린 식욕을 되찾아 준다. 축제 마지막날인 25일에는 풍성한 공연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기간 산수유와 관련된 다양한 건강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장인과 함께하는 전통 홍염 염색체험, 산수유 대형 족욕탕, 1박2일 체험캠프 등 온 가족이 함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관광객들을 기다린다. 이밖에 1000여만원의 상금이 걸린 산수유꽃 사진콘테스트와 전국어린이 사생대회가 부대행사로 펼쳐진다.
경북 의성에서도 노란 산수유꽃이 상춘객들을 유혹한다. 제5회 의성산수유꽃 축제가 의성군 사곡면 일원에서 3월31일부터 4월15일까지 ‘노란 꿈망울의 향연’이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의성군 사곡면 일대에는 300년생 산수유나무 3만 그루가 마을과 야산, 개울을 따라 20여리에 걸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예부터 전국팔도에서 봄을 맞이하고자 이곳을 찾고 있다.
의성산수유꽃축제에는 산수유 꽃길걷기, 산수유 등반대회 등 체험행사와 평양민속예술단공연, 인기가수 축하공연, 군민노래자랑 등의 공연행사가 준비된다.
라안일 기자 raanil@segye.com
- 기사입력 2012.02.24 (금) 17:48, 최종수정 2012.02.24 (금)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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