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구석구석 ‘선행 전도사’
사비 털어 지체장애 주민 치료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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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세계] 평택시에는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휴일도 잊은 채 뛰어 다니는 공무원이 있다. “힘들지 않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가서 봉사를 위한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창피하지 않습니다.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질 뿐이죠” 평택시 신평동사무소의 김학빈 생활지원팀장은 봉사활동이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됐다며 활짝 웃는다.
김학빈 팀장의 선행은 이평우 대한장애인복지후원회장이 행정안전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글에서 “장애인 가족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경기도지부의 재 추천에 본회의 자체조사를 통해서 미담 사실을 확인, 행정안전부에 선행 공무원으로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어 “서민들이 희망을 가지는 이유 중 하나는 대한민국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려는 공무원이 많다는 사실이다.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고 우리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은 희망이다. 이런 희망을 나누어 주는 공무원을 알리는 것은 행복이다”고 썼다.
김 팀장은 지난 7년 동안 소외된 이웃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대민봉사활동을 몸으로 실천하는 공무원이다. 김 팀장의 선행은 말로는 다할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중 대한장애인복지후원회에서 밝힌 몇 가지 선행을 간추리면 이렇다.
평택시 합정동에 사는 유모(48·정신지체4급)씨는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었다. 가족들은 치료환경이 좋은 서울의 병원으로 옮기고 싶었지만 형편이 안됐다. 이 소식을 접한 김 팀장은 사비를 털어 유씨를 서울로 옮겼고 이틀 후 유씨는 깨어났다. 김 팀장은 그 뒤로도 수년간 쌀과 생필품을 지원했다.
처와 두 아이를 둔 김모(43·합정동)씨는 식물인간 판정을 받아 가족의 생계가 어려웠다. 김 팀장은 김씨가 장애급수를 받을 수 있게 도와 전기·가스비를 감면 받게 했고, 신평동 소재 모병원과 연결해 자녀들이 매월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세 아이의 엄마인 서모(40)씨는 이혼 후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다. 돈이 없어 치료도 받지 못하고 생활하던 그녀의 생활상을 확인한 김 팀장은 서씨가 기초수급대상자가 되도록 도왔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서씨 가족을 지원했다. 2005년부터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보조도우미 역할을 매주 1~2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해온 사실도 알려졌다.
김 팀장은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알게 되면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가면서 각계각층에 도움을 요청해 이들을 위한 수많은 지원을 이끌어냈다.
‘내가 가서 하면 다른 사람들이 편하다’, ‘않아서 기다리면 오지 않는다’. 김 탐장의 봉사철학이다. “성격 탓인 것 같아요. 가서 손 벌리는 것도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을 보면요” 자신의 봉사활동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보단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는 김 팀장이 대한민국의 희망온도를 1℃ 올려놨다.
로컬평택 = 이석구 기자 lsg0025@segye.com
- 기사입력 2010.09.13 (월) 11:55, 최종수정 2010.09.13 (월)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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