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칼럼] 국민은 선거를 믿지 못한다...투표용지 부족, 명부 누락, 개표 오류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06-14 07:33:50
사전투표 국민적 의구심 증가
"당일 투표", "당일 수개표"를 외치는 민심
선거 때마다 직원 휴가, 부정선거 의심
[로컬세계 = 이승민 대기자] 2020년 제21대 총선 이후 전국에서 제기된 선거소송은 모두 기각·각하 등으로 종결됐다. 선거에 대한 국민적 의문을 명쾌하게 해소하지 않은 채 재판을 마무리지었다.
이러한 불신이 채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6·3 지방선거를 맞이했다. 투표용지 부족, 선거인명부 누락, 개표 결과 오입력 등 상상하기 힘든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민적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선거 검증과 재검표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이어지는 이유다. 서울 잠실 일대에 모인 시민들은 "생중계 하에 투표함을 재검증하라", "당일 투표 당일 수개표"를 외치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선거 당일 전국 140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발을 동동 굴렀고, 이 중 서울에서만 53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심지어 26개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충북 청주의 한 투표소에서는 무려 1,300여 명의 선거인명부가 통째로 누락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후보 2명의 득표수가 일치한 이른바 '쌍둥이 득표수' 사례가 869건이나 확인됐다. 후보 3명 이상의 득표수가 같은 '세쌍둥이 득표' 사례도 15건에 달했다. 통계학적으로 불가능한 득표 결과가 무더기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부정선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이다. 이재명 정권은 즉시 야당 추천의 특검을 수용해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둔 올해 5월 말 기준 선관위 휴직자는 181명으로 전체 정원의 약 6%에 달했다. 선거 때마다 선관위 직원들이 대거 휴가를 떠나는 배경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선거철마다 특정 인원이 상습적으로 휴가를 갔는지, 특히 전산망 관리 분야 직원들이 휴가 중 해외로 출국했다면 그 행적은 어떠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이해할 수 없는 집단 휴가와 선거 사이의 연결고리가 있는지 반드시 수사해야 한다.
선관위의 현장 대응 과정은 아마추어 동호회 수준보다 못했다. 선거 당일 용지가 조기 소진되자, 투표용지를 퀵서비스나 사회복무요원을 동원해 실어 나르는 촌극을 벌였다. 공식 일련번호를 현장 관리관들이 수작업으로 받아 적어야 했고,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부족한 투표용지를 담아 이동하던 보관 상자가 분실됐다는 의혹까지 터져 나왔다.
개표 과정도 선거를 불신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는 후보 득표수가 잘못 입력됐고, 일부 투표소 결과가 중복 반영되면서 정작 다른 투표소 결과가 누락됐다. 전북도교육감 선거에서는 특정 투표소 결과가 아예 누락된 채 개표 결과가 발표됐다. 국가 선거관리 체계 전반의 신뢰가 통째로 무너져 내린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사태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도 재확인 대상 투표지가 무더기로 무효표 처리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을 때, 선관위는 "결과에는 영향이 없었다"는 변명만 되풀이했다.
오늘날 선거를 둘러싼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는 사전투표 제도를 향한 국민적 의구심이다. 사전투표 도입 이후 투표율은 상승했지만, 선거의 신뢰성에 생긴 균열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최근 치러진 선거들을 보면 사전투표와 본투표의 결과가 극명하게 갈리는 현상이 기형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선관위는 유권자의 성향 차이 때문이라는 설명만 늘어놓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설명'이 아니라 객관적인 '검증'이다.
국민이 의심을 제기할 때, 이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절차가 마련되어 있어야 마땅하다. 일각에서는 재검표나 절차 검증 요구를 곧바로 음모론으로 몰아붙인다. 그러나 선거에 대한 검증 요구는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주권 행사다. 선거 과정이 깨끗했다면 검증을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 투명한 검증이야말로 선거의 정당성을 더욱 굳건히 하는 길이다.
국민은 더 이상 "결과에 영향이 없으니 괜찮다"는 안일한 말에 수긍하지 않는다. 투표용지가 부족했고, 명부가 누락됐으며, 개표 결과가 잘못 입력되거나 누락됐다. 이는 변명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주권자가 의문을 제기하는 것 또한 지극히 당연한 권리다.
민주주의는 신뢰가 무너지면 함께 붕괴한다. 선관위와 사법당국은 이제라도 국민 앞에 모든 자료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국민 앞에 명백히 증명하면 될 일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정당한 선거다. 그리고 그 길은 오직 철저한 검증과 투명성 위에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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