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올해 미국에 납부할 관세 4000억 원 육박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5-10-10 10:51:35

관세율 50% 인상 여파… 철강 수출 위축 현실화 박수영  의원.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올해 미국에 수출된 국내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 부담이 급증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부담해야 할 총 관세액이 약 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이 포스코와 현대제철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3월부터 12월까지 양사가 미국에 납부해야 할 추정 관세액은 총 2억 8100만 달러, 한화 약 4000억 원에 이른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 수출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번 관세액은 양사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에 맞먹는 수준이다.

관세 납부는 포스코의 경우 미국 내 법인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현대제철은 본사 및 중계 상사가 제품별로 나눠 납부하고 있다. 실제로 회사별 관세 납부 구조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세부 내역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박 의원실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세율이 25%였던 3~5월 중 월평균 납부액은 약 1,900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6월부터 관세율이 50%로 인상되면서 납부액이 4,260만 달러로 급증했다.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실제 납부한 금액은 약 1억 4700만 달러(한화 약 2100억 원)에 달하며, 9~12월 납부 예정액은 약 1억 3400만 달러로 추산됐다. 이는 수출량과 시장 상황 등을 반영한 예측치다.

한국철강협회는 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미국의 관세 인상과 전방산업 경기 둔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올 하반기 미국 수출은 상반기 대비 약 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8월까지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량은 173만 톤(약 21억 40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수치다. 특히 6월 관세율 인상 이후 수출 물량이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박수영 의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사실상 관세 납부에 모두 쏟아부어야 할 상황”이라며, “EU의 50% 관세 부과 계획까지 겹쳐 ‘불난 집에 벼락이 친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이재명 정부는 철강업계를 비롯한 수출 기업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한미 관세 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밟을 테면 밟아보라’는 식의 반미적 발언은 기업 고통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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