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 전경해 기자] 15일 오전 8시, 양구읍 양구레포츠공원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다. ‘2026 금강산 가는 길 걷기’에 참여하는 군민과 관광객들이 이른 시간부터 집결해 있었다. 양구군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양구군협의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김왕규 군수, 김정미 군의장과 군의원, 이병구 도의원, 이상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양구군협의회장 등 군민과 관광객 1,900여 명이 참가했다. 금강산 가는 길 걷기는 제41회 양록제 사전 행사로, 2024년 이후 2년 만에 재개됐다.
군사작전지역 출입을 위한 신분 확인과 티켓·태그 발급 등 까다로운 절차를 마친 참가자들은 속속 버스에 올라 동면 비득안내소에 도착했다. 비득안내소에서 두타연 조각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은 평소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는 출입 제한 구역이다.
걷기 코스는 비득안내소를 출발해 비아목교와 하야교 삼거리를 거쳐 두타연 조각공원까지 이어지는 8㎞ 구간이다.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차려입은 참가자들이 단풍이 우거진 산자락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전방의 가을은 어느새 끝자락을 향하고 있었다. 길 양옆으로는 ‘지뢰’ 표시가 붙은 철조망이 이어져 있어 가을 풍경을 감상하면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수입천을 가로지르는 비아목교에 도착하자 계곡 깊숙이 절정을 이룬 단풍이 참가자들을 맞았다. 참가자들은 잠시 숨을 고르며 맑고 투명한 물줄기와 단풍에 시선을 빼앗겼다.
하야교 삼거리에는 옛 금강산 가는 길이 남아 있다. 금강산까지는 32㎞. 하루 만에 다녀올 수 있는 거리지만 철조망에 가로막혀 더 나아갈 수 없다. 분단의 현실을 실감하는 장소다. 참가자들은 하야교 삼거리에서 열린 국악 앙상블의 흥겨운 공연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비득안내소를 출발한 지 두 시간 남짓, 두타연 조각공원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양구전투 위령비 앞에서 참배 행사를 가졌다. 김왕규 군수와 김정미 군의장 등 기관·단체장과 보훈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헌화와 분향을 하고, 헌시 낭독과 추모공연을 이어갔다.
조각공원 광장에서는 동두천시립합창단의 공연과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경품 추첨이 진행됐다. 양구목장을 운영하는 임병희 씨는 15년째 행사 때마다 임신한 암소를 경품으로 내놓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날 행운은 양구 주민 황석근(72) 씨에게 돌아갔다.
김왕규 군수는 “금강산 가는 길 걷기는 긴박한 전방 상황과 여러 가지 사정으로 2년간 개최되지 못했다”며 “21사단과 66여단의 적극적인 협조로 오늘 행사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통선 북상 조정 등을 통해 자연과 생태가 보존된 아름다운 이 길이 국가명소로 지정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두타연 일대가 최고의 안보관광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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