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은 5조 원 가까운 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은행들의 탄탄한 이자수익 덕분이다. 하지만 관세전쟁과 내수 부진으로 기업과 가계가 벼랑 끝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손쉬운 ‘이자 장사’로 배를 불린 셈이다.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합산 순이익은 4조 9,289억 원으로, 지난해 4조 2,215억 원보다 7,074억 원 늘었다. 이자이익만 10조 6,419억 원으로 전년보다 2,373억 원 증가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3조 2,515억 원으로 소폭 줄었다. 은행별로는 KB금융 1조 6,973억 원(+62.9%), 신한금융 1조 4,883억 원(+12.6%), 하나금융 1조 1,277억 원(+9.1%)이며, 우리금융은 6,156억 원으로 25.2% 감소했다.
은행들이 호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금리 차익 구조가 있다. 예금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낮게 유지하면서, 대출 금리는 규제를 이유로 늦게 내렸다. KB·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2.58~2.70%로 기준금리(2.75%)보다 낮고,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4.07~5.59%로 높게 유지됐다. 올해 2월 실제 대출의 예대금리차는 1.30~1.47%포인트였다.
반면 중소·영세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금융 지원에서 소외됐다. 올해 4월 대기업 대출은 8,362억 원 늘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3,258억 원 감소했다. 현금흐름이 막힌 자영업자는 하루하루 버티기조차 버겁다.
은행권 위험신호도 커지고 있다. 4대 은행의 1분기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는 12조 6,150억 원으로,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이 급증했다. 지난해 2분기 10조 4,800억 원에서 세 분기 만에 2조 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익만 좇는 금융은 사회적 독이 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내핍과 고통 분담’이다. 은행은 일부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취약계층의 채무 부담을 줄이며, 일시적 현금난을 겪는 기업과 자영업자를 위해 체계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금리 인하, 대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며, 예금보험료를 가산금리에서 제외하는 「은행법」 개정과 과도한 이자수익에 대한 기여금·횡재세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은행의 본연 역할은 단순한 수익 추구가 아니다. 금융이 제 역할을 다할 때, 취약계층과 자영업자, 중소기업은 숨 쉴 공간을 얻는다. 이익을 사회와 나누는 선제적 금융만이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 속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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