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규택 의원 “특별법의 선언적 지원에서 벗어나 개별법에 직접 근거 마련해 실질적인 지원 이끌 것”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82곳 인구 감소…지난 5년간 총 20만 9,504명, 지역당 평균 2,381명 줄어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정부가 인구감소지역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대부분 권고와 선별적 재정지원에 머물러 법적 강제력과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인구감소지역 지원을 각 분야의 개별 법률에 직접 규정해 국가와 관계부처의 책임을 강화하는 ‘인구감소지역 지원 24개 법안’ 패키지 입법이 추진된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부산 서구·동구)은 30일 인구감소지역의 위기에 실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24건의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패키지 법안은 도로·교통 등 생활인프라를 비롯해 근로, 교육, 의료, 문화, 관광, 기업지원 등 인구감소지역과 관련된 24개 개별법에 지원 근거를 직접 반영해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곽규택 의원은 “그동안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따라 지원사업의 수는 점진적으로 증가해 왔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인구감소의 흐름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현행 특별법은 ‘지원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이 많아 개별 부처의 적극적인 사업 추진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곽규택 의원 “개별법 개정으로 강력하고 직접적인 지원 근거 마련”
곽 의원이 이번에 발의한 24개 법안에는 인구감소지역의 인프라 개선과 근로 지원, 교육, 문화, 관광, 의료 등 다방면에 걸친 종합적인 체질 개선책이 담겼다.
인구감소지역의 도로·가스 등 생활기반을 강화하는 지원 내용부터 지방대학의 교육환경 개선과 지역의료 강화, 지역주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박물관·미술관 지원, 해양레저 등 관광산업 육성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 개별법에 인구감소지역 지원 근거를 직접 명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특별법에 선언적으로 규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별 중앙부처가 소관 법률에 근거해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곽 의원은 “그동안 특별법이 시행돼 왔지만 실질적인 지원보다는 정부의 재량에 의존하거나 기존 국책사업에 일부 우대를 더하는 ‘곁가지’ 방식에 그쳤다”며 “선별적인 지원만으로는 인구감소지역을 소멸의 늪에서 구해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별법 조항의 상당 부분이 재량적 성격을 띠고 있어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를 제외한 다른 부처들이 제도 시행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며 “특별법의 선언적 지원에서 벗어나 각 분야 개별법에 인구감소지역 지원 근거를 직접 명시해야 실질적인 정책 추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부실한 지원사업…현행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의 한계
실제로 곽 의원실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2026년 인구감소지역 지원정책’ 자료에 따르면, 현행 인구감소특별법에 다양한 지원 근거가 명시돼 있음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사업이 선별적으로 운영되거나 지원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법 시행 직후인 2022년에는 행정안전부 4개, 문화체육관광부 2개, 교육부 1개 등 3개 부처에서 7개 사업이 추진됐으나, 2026년 현재는 13개 부처, 42개 사업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42개 사업 가운데 인구감소지역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용사업은 8개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기존 국책사업에 가산점이나 우선순위를 부여하거나, 인구감소지역 가운데 일부 지역만을 공모·선정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부처별로는 행정안전부가 18개로 가장 많은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고, 문화체육관광부 6개, 교육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각각 3개로 뒤를 이었다.
특히 인구감소특별법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18개 사업 가운데 실제 지원사업은 6개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세제혜택이나 포괄적인 제도 지원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규택 의원은 “인구감소지역 지원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해당 지역이 인구감소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데 있지만, 지원사업은 늘어나고 있음에도 인구 감소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며 “현재 정책에 더해 지원사업을 대폭 확충하고 각 중앙부처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개별법에 직접적인 지원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분야별 사업을 살펴보면 관광 분야의 경우 특별법에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원 근거가 마련돼 있지만, 대표 사업인 ‘지역사랑 휴가지원 사업’은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84곳 가운데 연간 20곳만을 선별해 지원하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특별법은 지역주민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사업은 일부 공연단체나 문예회관에 사업비를 지원하거나 공모사업 선정 과정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소극적인 방식에 머물렀다.
교육 분야에서는 폐교 활용비용 지원과 영유아 보육, 초등 돌봄 등을 제외하면 20·30대 청년층 유입에 핵심적인 지역대학 지원사업은 사실상 전무했다.
법률에 명시된 평생교육 지원과 학습형 일자리 창출 역시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별도로 추진되는 사업이 없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필수의료 증진을 통한 지역의료 활성화가 법률에 명시돼 있음에도 공공보건의료 확충을 위한 인구감소지역 전용사업은 편성되지 않았다.
유일하게 우대 조건이 적용된 아동수당도 수도권의 월 10만 원과 비교해 인구감소지역에는 월 11만~12만 원을 지급하는 수준으로, 추가 지원액이 1만~2만 원에 불과했다.
이 밖에도 농림·수산, 법무, 기업지원 분야에서 가산점이나 일부 우대혜택을 제공하고 있었지만, 인구감소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전용사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89곳 중 82곳 인구 감소…빠져나오지 못하는 ‘소멸의 늪’
관련 사업이 매년 양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정책의 실효성 부족으로 인해 실질적인 인구 감소세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곽규택 의원이 국가데이터처 자료를 바탕으로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89곳의 지난 5년간 인구 추이를 분석한 결과, 단 7곳을 제외한 82개 지역에서 인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인구는 지난 5년간 총 20만 9,504명이 감소했으며, 지역당 평균 감소 인원은 2,381명에 달했다.
곽 의원은 “2022년 6월 인구감소특별법이 제정됐음에도 대다수 인구감소지역에서 인구 감소가 계속됐다는 사실은 현행 법률과 지원정책의 효과가 부족하다는 명확한 적신호”라고 강조했다.
인구 감소폭이 가장 컸던 곳은 부산 영도구로, 지난 5년간 9,058명, 8.9%가 감소했다.
이어 ▲충남 논산시 7,706명(-7.2%) ▲대구 남구 7,633명(-5.6%) ▲경북 영천시 6,703명(-7.0%) ▲충남 보령시 6,291명(-6.8%) ▲경북 문경시 5,806명(-8.9%) ▲경북 상주시 5,678명(-6.3%) ▲충남 부여군 5,397명(-9.2%) ▲전북 정읍시 5,364명(-5.3%) ▲경남 창녕군 5,229명(-9.5%) 순으로 인구가 많이 감소했다.
곽 의원은 “그동안 별도의 범정부 협의체도 없이 행정안전부 내 과(課) 단위 조직이 사실상 전체 정부부처의 인구감소지역 지원사업을 총괄해 왔다”며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기에는 종합적인 대응체계가 미흡했고, 개별 부처의 적극적인 참여와 정책 추진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발의한 24개 법안은 인구감소지역 지원 근거를 각 분야의 개별법에 직접 반영해 그동안 미약했던 지원을 대폭 확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국가적 위기인 지방소멸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이고 통합적인 해결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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