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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경한국학교 김득영 교장. 이승민 기자 |
다행히도 도쿄 신주쿠에는 한국학교가 있다. 민족교육에 대한 염원에 따라 민단이 중심이 돼 1954년에 설립했다. 재일동포의 정신적 고향이 되어온 이곳에는 현재 초 중 고등학교 학생 1400명이 공부하고 있다. ‘동경한국학교’를 찾아가 김득영 교장을 만나 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자기 소개
1956년 전남 신안 출생, 광주교육대 졸업, 단국대 교육학 박사, 일본 나라교육대학원 수료,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 연구실장을 거쳐 경기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나의 고향은 시골이다. 공부하다 보니 교사가 됐고 일본에 유학할 기회도 있었다.
우리나라가 세계를 향해 웅비하기 위해서는 일본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1980년대부터 나는 일본의 사회교육과 평생교육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게 됐다. 또, 일본의 문화와 역사 특히 신사와 사찰에 관한 연구와 한일관계사 등의 조사연구도 꾸준히 해 왔다. 일본 기후한국교육원장을 3년간 지냈고, 현재는 동경한국학교 교장으로 3년째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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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에 있는 동경한국학교 전경. |
동경한국학교는 도쿄 신주쿠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정규교육과정으로 수업하고 있는 국제학교다. 특히 3개 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도록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로 가르치고 있다. 재일동포 1세들의 민족교육에 대한 염원에 따라 1954년 설립 후 1962년 한국정부의 인가를 받았다.
현재 초중고학생 1400명, 토요한글학교 학생 750명이 공부하고 있는 일본 관동지역의 유일한 대한민국의 사립학교이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단장이 본교의 이사장을 겸임하면서 교직원의 인사와 재정 등을 책임지고 있다. 교장은 본국에서 임명을 받는다. 동경한국학교와 토요한글학교 교장을 겸하면서 초중고 학사행정과 교육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 동경한국학교 현관에 들어서면 먼저 태극기와 무궁화, 교훈이 눈에 들어온다. |
대한민국의 국제학교로서 우리 동포자녀들의 민족교육을 위해 설립했고 한국정부의 예산과 학생들의 수업료로 운영하는 국립형 사립학교이다.
교사들의 열정과 전문성 그리고 협동적 민주성이 학교 성장의 결정적인 요소지만 학교의 지원시스템이 취약하다. 본국 같으면 학교의 상급기관으로 지역교육청, 도교육청, 도연구원과 연수원, 과학관 등이 있어 교사와 학생들의 교육과 연수 등을 지원받고 있으나 해외학교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교사의 자율성과 집단책임감을 살리는 학교장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본다.
학교 구성원이 다양해 역동성과 다양성이 공존한다는 장점은 있으나 학생 교사 학부모의 구성원이 때에 따라 변화가 격심해 학생과 학부모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 반영하기에는 열정적이고 실력있는 교사들이 필요하다.
학급당 학생수가 초중고는 40명씩이며, 중고등부는 강사비율이 40%로 너무 많고 실험실과 운동장은 너무 좁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이사회와 학교는 많은 노력해왔으나 현 고이케 도쿄도지사가 제 2학교 인가를 거부한 상태라서 어려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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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1월에 출판한 '즐겁게 배우는 한일어' |
교육부의 교재개발 공모사업으로 본교 교사들과 함께 한국어와 일본어의 발음이 비슷한 단어를 찾아 수집하면서 2년간 연구 끝에2018년 1월 ‘즐겁게 배우는 한일어’(樂習 韓日語)를 출판하게 됐다.
동경한국학교는 매년 90~100명의 학생들이 한국과 일본에서 전학을 오고 있다. 전학 온 학생들은 변화된 환경 속에서 한국어와 일본어는 물론 영어까지 학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언어로 소통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고대 한어(가야어, 백제어)가 야요이 고분, 아스카 나라시대에 함께 사용됐다고 밝히는 학자들의 전문서적을 참고하면서 한일양국의 역사와 언어에 관련된 많은 유사 단어를 재발견했다.
또한 아사달(아스카), 고을(고호리), 곰(고마, 고구리), 굿(구스리), 맞이하리(마쓰리), 나라(奈良), 가야(가라), 기와(가와라 瓦), 가마(釜), 소(우시 牛) 등 많은 삼한의 방언(백제, 신라, 고구려)이 전해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일본어는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에 대한 연구는 에도시대 이후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언어는 문자로 적혀지기 이전에 역사와 전통문화 속에서 탄생했기 때문에 그 나라의 역사와 생활습관, 문화를 이해하면 좀 더 쉽게 배울 수 있다.
‘즐겁게 배우는 한일어’는 고대 한국어가 야마토 언어 즉 고대 일본어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특히 발음과 의미가 같거나 비슷한 단어 중 쉽고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는 단어를 찾아 개발한 교재다. 고대역사와 전통 속에 내재된 농경문화와 제사문화 등에서 함께 사용했던 단어의 일부도 소개하고 있다.
한국 학자들의 연구성과를 인용하고 활용했다. 송민의 ‘한국어와 일본어의 사이’, 김세택의 ‘일본어 한자훈독’,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말’, 김용운의 ’일본어의 정체’, ‘일한의 문화대립은 숙명이다’, 이남교의 ’한와사전’, 박병식의 ‘야마토언어 어원사전’, 강낙중의 ‘일본어의 기원’ 등 한국의 역사학자와 언어학자들의 분석과 연구성과도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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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일본 YMCA에서 한일역사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
한일 양국의 미래는 양국의 역사를 긍정적으로 재발견하는 노력을 통해서만이 서로가 발전할 수 있다는 전문가와 교포들의 의견들을 모아 한일역사 강좌를 시작하게 됐다.
2015년 ‘교사역사동아리’를 만들어 일본 야마토시대의 성덕태자와 우리역사 관련 유적을 찾아 역사탐방을 했고, 2016년에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의 이해’ 강좌를 15회 30시간을 6개월동안 지노이치바와 공동으로 추진했다. 2017년에는 재일동포와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일역사강좌’를 38강좌 76시간을 추진했다.
그동안 본교 토요한글학교에서 4~8월까지 강좌 모임을 가졌고, 2017년 9월부터 현재까지는 주최를 치바 한국교육원으로 바꾸고, 장소도 재일본한국YMCA로 바꿔서 진행하고 있다.
-새해의 목표
2018년은 내 교직인생의 마지막 1년이다. 재일동포들의 민족교육의 일선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하고 신뢰받는 도쿄한국학교가 되도록 혼신을 다하고 싶다. 또한 일본에 산재된 우리나라 선조들의 유적과 얽힌 역사를 연구하여 우리나라 학생들과 동포들 그리고 관심있는 일본인들에게 전하고 싶다.
-하고 싶은 말
일본을 미워하기 전에 일본을 알아야 한다. 일본을 증오하는 것만으로는 한일간의 역사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한일 청년들이 상호 간에 역사의 진실을 바로 알아서 발전적인 역사의식을 일깨우는 게 중요하다.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서로의 역사의 현장 속에 들어가서 살아있는 역사를 배우고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또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일본에 산재돼 있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의 재발견을 통한 통일운동과 애국애족의 교육을 할 수 있으면 보람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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