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IS 대원이 일본 언론인 고토 겐지를 무릎 꿇린 뒤 위협하고 있다. 동영상 화면 캡쳐. |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를 참수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공개하자 일본 열도는 충격과 분노, 슬픔으로 가득 찼다.
공개영상에서 칼을 들고 검은복면을 한 남성이 “일본정부가 그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 너희는 이슬람국가의 권위와 힘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길 수 없는 전쟁에 동참하는 부주의한 결정 때문에 이 칼은 겐지뿐만 아니라 너희 국민을 계속 겨냥하게 될 것이다. 일본의 악몽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하고 영상의 마지막에는 고토씨가 살해된 모습을 담은 화면이 보였다.
아베 총리는 “정부로서 전력을 다해 대응해 왔지만 이런 결과에 대해 정말로 통한의 극치다. 잔인하기 짝이 없는 테러에 강한 분노를 느낀다. 테러리스트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일본이 테러에 굴복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IS에 대해 강한 경고와 비난을 표명했다.
이어 “유가족의 상심을 생각하면 말도 할 수 없다. 앞으로 국내외의 일본인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아베 총리는 “일본에 연대를 표명하고 협력해준 세계 지도자와 일본의 우방들에게 마음속으로부터 깊이 감사한다. 특히 요르단 압둘라 국왕에게는 아낌 없는 지원을 받았다. 국민을 대표해서 사례를 표한다”고 말했다.
고토씨는 지난해 8월 IS에 억류된 민간군사업체 대표 유카와 하루나 씨를 구하기 위해 10월말 시리아지역에 진입했다가 IS의 인질이 됐다.
1990년대 중반부터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활동한 고토씨는 소형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인권, 평화, 자유 등을 테마로 중동, 북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등 험지에서 취재활동을 벌였다.
그는 분쟁지역에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살아가거나 소년병이 되길 강요당한 아이들의 삶을 보도, 강연 등의 활동을 했다.
직접 촬영한 영상 자료를 활용 일본내 대학교와 중학교 등에서 학생들에게 자신이 체험한 분쟁지역 아이들의 삶을 전했고 일본유니세프협회에도 협력했다.
그는 연락이 두절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영상에서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는 시리아 사람을 원망하지 않으며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다. 일본의 여러분도 시리아 사람에게 어떤 책임도 지우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미야기현 센다이시 출신인 고토 씨는 1990년대 도쿄에서 ‘인디펜던트 프레스’를 설립한 후 분쟁지역 취재에 천착한 프리랜서 언론인이다.
한편, 고토 겐지의 아내는 “그는 사랑하는 제 남편이며 아이들의 훌륭한 아버지였을뿐만 아니라 온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친구였습니다. 이라크나 소말리아, 시리아와 같은 분쟁지역에서 사람들의 역경과 애환을 보도해온 남편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특히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보통사람들의 삶을 가르쳤고 전쟁의 비참함을 우리들에게 전하는 일에 정열을 쏟았습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