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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용수 이사장. |
서구적인 시각으로 보면 한국이 중화문명권에 속해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한민족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한민족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켜 왔을 뿐 아니라 중화문명의 큰 흐름을 우리 문화력에 흡수했으며 나아가 일본의 도서문화와 중국의 대륙문화를 융화시키는 자리에 있어 왔다. 그런 문화적 바탕 위에서 오늘날 ‘한류(韓流)’라는 신문화를 아시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며 세계인을 놀라게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침략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이소사대(以小事大) 정책을 써 오기도 했지만 사실은 이대사소(以大事小), 즉 대국도 소국을 섬길 수 있다는 원칙하에 자존심을 지켜 왔다. 영토도 좁고 자원도 부족하고 인구도 적은 입장이지만 문화적 가치와 수준만은 결코 뒤지지 않다는 자부심을 간직해 왔던 것이다.
문명론적으로 볼 때 남한이 서구문명의 집산지라면 북한은 공산권, 즉 동구권 문화의 집산지이다. 이는 북한의 문화 예술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그 예로 북한에서 사용하는 외래어를 보면 러시아나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 한민족은 반세기를 넘기면서까지 외세에 의해 남북으로 분단돼 있지만 통일국가를 이룬 한민족으로 살아온 1300여년 동안 독창적인 우리 민족문화의 꽃을 피워 왔다.
불교가 중국을 통해 들어왔지만 불교의 참뜻을 새기고 실천하는 데 있어서는 중국을 앞질렀다. 중국인들은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를 해동의 성사(聖師)라 추앙했다. 유학(儒學)이 중국에서 출발했지만 중국인들은 신라시대의 유학자 최치원을 따를 자 없다고 칭송했고 성리학(性理學)이 중국에서 출발했지만 조선의 퇴계 이황을 따를 자 없다고 칭송했으며 주자학이 중국에서 시작했지만 조선의 우암 송시열을 따를 자 없다고 칭송했다.
문화적으로 위대하고 우수한 민족만이 새로운 문명을 탄생시키고 성숙시킬 수 있는 것이다. 우리 한민족의 문화적 독창성은 타 민족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 민족의 크고 높은 문화의 소산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새로운 문명의 중심에 서 있기 위해서는 다문명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 정신이 홍익(弘益)정신이고 제세이화(濟世理化) 정신이다.
우리는 다가오는 신문명 환태평양시대의 중심에 한국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한국을 중심으로 일본과 중국, 인도와 베트남, 더 나아가 동남아시아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경제 벨트가 이뤄지면 한반도 중심의 신문명, 즉 21세기 새로운 한민족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남과 북이 통일된 한반도의 한국인과 세계 도처에서 한민족으로서의 뿌리를 같이한 동포들이 세계문제의 모든 부문에 참여하여 한민족의 전통적 가치는 물론 서양문명이 추구하고자 했던 동양적 삶의 양식, 즉 동양적 가치를 전세계인 앞에 모범적으로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이다.
역사적 경험으로 보아 국운이나 천운이 다가왔다 해도 그 시대 그 민족이 책임하지 못하게 되면 흘러가 버리고 만 사실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특히 종교를 통해 실현되는 문명사적 내용을 보면 반드시 세계 모든 종교를 수렴할 수 있는 초종교.초민족.초국가적인 이념의 출현이 요청되는바 이러한 현실문제에 한국인은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 한민족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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