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 고기훈 기자] 경기도의 실증 지원을 통해 사업화에 성공한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성과가 대중에 공개됐다. 대장내시경 검진 시 병변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주는 의료 AI부터 위험 상황을 학습해 안전 운행을 돕는 지게차 AI까지 다양한 기술이 소개됐으며, 일부 기업은 현대건설·HD현대·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14일 판교에서 ‘The AI Wave – AI로 쓰는 경기의 내일’을 주제로 ‘2025 경기도 AI 실증지원사업 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실증 참여기업 26곳을 비롯해 벤처캐피탈(VC)·액셀러레이터(AC)·도의회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산업 생태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경기도는 경쟁력 있는 AI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실제 환경에서 기술을 시험하고 시장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과제비와 실증 기회를 제공하는 ‘AI 실증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허 준비 한 달→하루…‘AI 특허출원 도우미’ 주목

지식재산·공공행정 분야에서는 ㈜하빕의 ‘AI 특허출원 도우미’가 큰 관심을 받았다. 변리사와 AI가 같은 화면에서 문서를 공동 작성·검증하는 방식으로, 기존 한 달 이상 걸리던 특허 준비 기간을 하루 수준으로 단축했다. 비용도 절반 이하 수준인 약 150만 원으로 낮춰 스타트업들의 특허 진입장벽을 크게 낮춘 성과가 소개됐다. 현장에서는 “특허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국내 첫 임상 실증…‘AI 내시경 병변 탐지’ 성과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소하검진센터와 도내 기업이 함께 진행한 AI 내시경 병변 탐지기술 임상 실증이 발표됐다. 실시간 병변 탐지가 가능한 AI를 의료영상 전송장치에 탑재해 대장내시경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병변을 신속·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의료 관계자는 “실제 내시경 영상을 데이터로 축적해 만든 의료 AI라는 점이 신뢰도를 높인다”며 “경기도가 초기 의료 AI 생태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조업과의 협업 확대…“안전 AI 전환 가속”

제조 분야에서도 대기업과의 연계 성과가 이어졌다. 올에이아이(AllAI)는 현대건설 오픈이노베이션 협력 스타트업으로 선정돼 건설 현장에서 AI 기술을 시험하게 됐다. 웨스트문은 HD현대 삼호와 함께 ‘지게차 주행 안전 AI보조시스템’을 개발하며 중장비 관련 위험 상황을 AI가 학습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엔비디아 협력 기반 글로벌 진출 성과도

경기도는 공공기관 최초로 엔비디아와 협력해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NGG(NVIDIA Growth Gyeonggi)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참여 기업인 3D 생성형 AI 스타트업 ㈜엔닷라이트는 엔비디아가 주최하는 ‘인셉션 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2025’에서 파이널리스트 5개 기업 중 유일한 한국 기업에 선정됐다. 엔닷라이트는 17일 열리는 ‘엔비디아 AI DAY’ 쇼케이스 무대에 오르며, 내년에는 미국에서 개최되는 ‘NVIDIA GTC 2026’에도 공식 초청받았다.

경기도는 이번 실증 성과를 사업화와 글로벌 진출로 연계해 ‘실증→빅테크 협력→해외 진출→투자유치’로 이어지는 혁신 AI 생태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김기병 도 AI국장은 “AI 기업의 아이디어를 실증을 거쳐 사업화로 이어가도록 AI 실증 플랫폼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글로벌 진출과 민간 투자·협업 활성화를 위해 촘촘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로컬세계 / 고기훈 기자 jamesmedi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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