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공화국…독재 방지 위해 집정관 2명 선출
국가전체가 면세구역 ‘관광객들의 천국’
국가가 의료·교육·거주 책임…복지국가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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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마리노공화국 만리오 카데로 주일대사. 이승민 특파원 |
이탈리아 반도는 3개의 나라로 이뤄져 있다. 이탈리아, 바티칸시국 그리고 산마리노공화국.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화국으로 알려진 산마리노공화국은 61.2㎢에 약 3만 6000명이 살아가는 세계에서 5번째로 작은 나라다.
국민의 88%(기독교 포함 92%)가 카톨릭을 믿고 있지만 국교는 아니며 종교의 자유가 인정된다. 평균 수명은 남성이 82세로 세계 1위, 여성은 84세로 세계 2위 등 세계 최고의 장수국이다. 1992년 3월 2일 유엔가입국이 됐으며 한국과는 2000년 9월 25일 수교를 맺었다.
산마리노는 사회복지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나라로 알려졌다. 모든 주민들이 무상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질병·사고·노령에 대한 보조금과 가족 수당을 받는다. 주민들의 주거문제도 국가가 지원한다. 평생 교육비, 병원비 걱정이 없는 나라다.
주일 산마리노공화국의 만리오 가테로 대사를 만나 작은 나라이면서 큰 존재감을 가진 산마리노공화국에 대해 알아보았다. 가데로 대사는 주일전권특명대사로 임명을 받아 13년째 맡고 있다. 주일 157개국 대사들 중에서 가장 오래 주일대사를 하고 있어 2011년 5월부터 전대사들의 대표인 외교단장을 맡고 있다.
-산마리노공화국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국민 전체가 한가족처럼 평화롭게 살고 있다. 산마리노는 중립국가로 자체적으로는 군병이 없다. 공공업무를 위한 경찰 250명이 전부이다. 국토는 티타노를 중심으로 동서의 길이가 8km이고 남북은 13km이다. 언덕이 많고 바다가 접하지 않는 내륙이며 마레키아강이 나라의 중심부로 흐르고 있다. 행정구역은 9개 구역(시) 43개의 마을로 분류된다. 1992년 국제연합과 국제통화기금(IMF)에 가입했고 2008년에는 티타노산, 산마리노 구시가, 보루고 맞죠레시 등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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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산마리노 공화국 국회의사당을 거닐고 있다. 사진제공 산마리노 주일대사관 |
-정치형태는 어떻게 구성됐나
입법기관으로서는 국민의 비례대표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정원 60명의 대평의회이며 의원 임기는 5년이다. 내각은 10명의 장관으로 구성되고 국가의 대표인 집정관은 대평의회의원에서 선출된다. 집정에 의한 독재화를 막기 위해서 집정관은 항상 2명으로 하고 임기는 6개월, 재선은 3년간 할 수 없다. 집정의 취임식은 매년 4월1일과 10월1일에 행해진다.
-교통체계는 어떤가
지리적으로 이탈리아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도 산마리노시에서 이탈리아의 리미니에 이르는 22㎞의 도로가 가장 중요한 간선도로이다. 이 도로망은 주변의 이탈리아 도시들과 연결된다. 철도는 없고 보루고 맞죠레시에서 수도까지 연결하는 1.5km 의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가장 가까운 공항은 16km 떨어진 산마리노 리미니공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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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노산에서 내려다 본 산마리노 전경. 사진제공 산마리노 주일대사관 |
-수도에 있는 티타노산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들었다
해발 750m의 티타노산은 산마리노 공화국의 상징이다. 1700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301년 달마티아 지방의 석공이었던 성(聖) 마리누스가 당시 로마황제의 종교적 박해를 피해 티타노산에 은신해 살면서 신앙공동체를 만든 것이 산마리노 공화국의 시초이다. 성마리누스의 이름을 따 산마리노로 불리게 됐다. 그 날이 AD 301년 9월 3일로 전해지고 있어 매년 이 날을 건국기념일로 경축하고 있다. 티타노산 지역은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전체적인 국토환경은
아우나강과 산마리노강은 주요 하천인 마렛키아강으로 흘러들어간다. 거대한 티타노산이 중심을 이루고 남서쪽에는 구릉들이 펼쳐져 있다.
고도가 높아서 여름은 시원하며 겨울엔 따뜻하고 비가 많이 온다. 올리브나무, 소나무, 참나무, 포플러, 전나무, 느릅나무 등이 많고 동물로는 두더지 고슴도치 여우 오소리 담비 족제비 산토끼 등이 살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산업을 꼽자면
주요 산업으로는 은행업, 수공예품(도자기), 전자산업 등이다. 최근 다른 나라와 경제 네트워크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관광업 농업 전통적인 수공업이 발달했다.
연간 관광객은 수백만 명에 이르며 주요 관광지로는 바지리카성당, 미술관, 국립박물관, 성 프란체스코교회 등을 비롯해 중세 유적 등이다. 특히 해외관광객이라면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 요새다. 오랜 세월 이 작은 도시가 어떻게 살아 남았는지를 정교한 요새가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기 관광품목은 산마리노의 우표, 토산품, 포도주, 등이며 통화는 주로 유로를 사용하고 있다.
국토의 약 20%가 농지이며 주된 농업은 목축업, 포도, 밀, 옥수수, 보리, 올리브, 야채류 등이고 주요 식품공업으로는 모스카토와인, 올리브유, 치즈 등이다. 수공업으로는 도자기가 유명하고 우표 등 정밀 인쇄업도 발달했다. 그 밖에도 종이 금속공예품 섬유 가구 고무 화장품 포도주 피혁 염색업 건축재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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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마리노 국민들이 즐겨 먹는 와인과 다볼라타 요리. 사진제공 산마리노 주일대사관 |
-산마리노를 대표하는 전통음식이 있다면
빵가루를 주재료로 반죽을 해서 만드는 ‘팟사텟리’가 있다. 옛부터 서민들의 음식이었던 ‘팟사텟리’는 지금도 웰빙음식으로 즐겨 먹고 있다.
-매년 ‘중세의 날’ 축제가 열린다고 들었다
산마리노에서는 매년 7월 중순이면 중세의 날’ 축제가 펼쳐진다. 온 나라가 중세시대로 탈바꿈한다. 티타노산 곳곳에서 중세시대의 음악이 흐르고 그 시대의 복장을 한다. 그리고 중세시대의 기사들은 큰 칼을 들고 결투를 벌인다. 이 축제는 자유와 독립을 위해 투쟁해온 산마리노 공화국의 역사를 돌이켜 보며 정체성을 확인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 행사의 마지막 날에는 산마리노인들의 자부심인 석궁대회가 열린다. 3cm 직경의 과녁 중앙에 가장 근접하게 맞힌 자가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산마리노 국민들이 중세시대 복장을 입고 ‘중세의 날’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 산마리노 주일대사관 |
-나라 전체가 면세 구역이다
산마리노에서 관광객은 면세로 쇼핑을 할 수 있다. 주요 관광지에 기념품 가게들이 있어 이탈리아인뿐 아니라 유럽 관광객들도 쇼핑을 위해 찾는다. 또 산마리노에서는 법인세가 낮아 외국기업들의 진출도 증가하고 있다. 1862년 성립된 이탈리아와 관세동맹 이후 현재도 입국에 관한 세관의 검사는 없다.
-한국은 요즘 복지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산마리노는 어떤가
산마리노는 사회복지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모든 주민들은 무상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질병·사고·노령에 대한 보조금과 가족 수당을 받는다. 국가는 건축계획을 통해 주민들의 주택 소유를 지원한다. 교육은 14세까지 무상이며 그 이상을 넘는 수준의 교육에 대해서는 국가가 보조금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평생 교육비나 병원비 걱정이 없다. 산마리노 공화국은 국가 채무가 없고 실업률이 가장 낮은 국가다.
-한국에 대해 많은 애정을 지닌 것으로 들었다
한국을 아주 좋아해 3번이나 다녀왔다. 한국의 의상은 멋있고 음식은 맛있다. 한국문화에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다. 한국 드라마도 흥미롭게 보고 있고 단군신화도 알고 있다.
-끝으로 한국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국은 5000년 역사를 가진 위대한 민족이다. 하지만 남북이 갈라져 힘이 약하다. 또한 이웃나라 일본과도 그다지 사이좋은 관계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역사적인 환경은 미래를 놓고 볼 때 최악의 상황이다. 서로의 자존심이나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하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반도의 남북이 하나 되고 일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세계적인 국가가 될 가능성을 가진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고 주변국과 좋은 관계가 유지되도록 노력해주기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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