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품·절차 같지만 비용은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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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S장례식장에 자사 제품과 상조상품을 비교한 표가 걸려 있다. ©로컬세계 |
[로컬세계 김정태 기자]한국장례문화는 허례허식으로 인한 과다한 비용지출로 국민들이 멍들고 있으며 또한 장례문화를 상업화로 변질시킨 상조로 인한 병폐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상조시장이 급속히 확장되면서 일부 상조회사에서 고객들을 장례식장에 연결하면서 거래 유지조건을 내세워 광범위하게 리베이트를 받아 챙겨 처벌을 받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조회사는 고객 유치를 전제로 장례식장에게 ‘갑질’을 하면서 각종 횡포를 부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해 장례식장 업주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장례식장 업주들은 “장례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시신의 안치와 장례의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장례식장이 없는 상조회사가 장례식장 업주에게 고객 유치 미끼로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은 ‘적반하장’아니냐”며 “‘울며 겨자 먹기’로 상조회사의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조회사의 부당함과 장례비용 거품제거의 필요성을 공감한 장례업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실추된 장례업 명예를 회복하고 ‘바른 장례문화세우기’를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어 장례문화에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부산시 범천동 소재 S장례식장은 상조회사들의 횡포와 상조 거품 속에 불필요한 비용지출, 바가지요금으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고자 지난해 10월부터 전격적으로 상조회사와 결별해 직접 장례와 관련된 모든 절차를 one-stop시스템으로 독자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S장례식장은 상조회사를 통한 고객은 받지 않고 일반 고객만을 대상으로 운영해 상조상품에서 제시한 가격을 절반 이상 줄여 소비자들에게 비용절감 혜택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입소문을 타고 많은 고객들이 이용하면서 부산지역의 대표 장례식장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S장례식장이 모든 비품과 장례절차를 동일하게 진행하면서도 상조상품보다 절반이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이유로는 상조회사와 결별하면서 영업비와 알선수수료와 같은 불필요한 경비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이 제일 컸으며 정직하고 투명한 운영도 한몫했다.
또한 상조회사의 문제점과 폐단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각종 홍보 전략과 종사자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통해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노력 끝에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조문객으로 S장례식장을 찾은 부산시 동래구 김모(남ㆍ48)씨는 “안내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 현재 상조상품에 가입해 납입하고 있는데 이 장례식장에서는 반값밖에 안 되는데 사실이냐”고 반문하며 “상조회사의 거품이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S장례식장이 입소문을 타자 (사)한국장례업협회 관계자들과 장례식장 대표들이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지난 7일 전국 회원사 관계자 30여명과 함께 S장례식장을 방문해 운영시스템을 배우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장례식장 운영자들은 시민장례식장의 내부시설 관람, 운영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들은 S장례식장의 선택을 높이 평가하고 모범적인 독자운영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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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S장례식장 외부전경. ©로컬세계 |
문병기 S장례식장 대표는 “상조회사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리베이트와 사원들의 영업수당으로 인해 불이익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이 같은 병폐를 퇴출시키려면 장례업 종사자들의 책임감을 갖고 소비자들을 위해 과감히 상조회사와 분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 반드시 소비자들이 찾기 마련이며 현재 우리업소도 입소문을 타고 소비자들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S장례식장은 이밖에도 일부 기초수급자와 국가유공자들을 대상으로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무료장례 절차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장례업협회는 상조폐해와 건전장례문화, 거품 없는 장례비용 정착을 위해 그동안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협회차원에서 one-stop시스템을 개발해 회원업소에서 정착시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장례업협회 곽병두 회장 권한대행은 “장례와 관련 상조회사들의 횡포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많았지만 부산에서 최초로 시민장례식장이 상조회사와 결별 후 자체적으로 모든 장례절차를 진행하면서 반값비용을 이룬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협회차원에서 협동조합을 구성해 소비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부담까지 줄이는 건전한 장례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석제 사무총장은 “상조회사를 배척한 채 단독으로 운영하면서 비용을 절감 등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고품격 서비스로 성공한 S장례식장의 사례를 앞으로 회원사들에게 접목시켜 전국적으로 많은 회원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작은 장례문화가 새로운 장례문화의 대안으로 부상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 S장례식장과 같이 장례문화 개선에 노력하는 업소들이 동참해 거품 없는 장례비용으로 국민들을 위한 장례문화 역사가 새롭게 써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정태 기자 kmjh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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