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연과 전통공예, 반려문화 결합… 지역관광 새로운 성장 가능성 확인
농촌관광·지역경제·반려문화 잇는 실험… 남원형 관광 콘텐츠 진화
[로컬세계 = 이태술 기자] 사람도 반려견도 함께 여행하는 시대다. 그러나 실제 여행지에서는 여전히 '동반 입장'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숙소는 함께 이용할 수 있어도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은 제한적이다. 남원시가 운영하는 '팜투어 남원누비GO'는 이러한 빈틈을 농촌관광과 지역자원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으로 풀어내고 있다. 단순한 애견 동반 여행이 아니라 지역 농가와 공방, 숙박시설을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연결한 새로운 관광 모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지리산 자락에서 진행되는 '팜투어 남원누비GO'는 1박2일 일정 동안 전통 목공예 체험과 농촌 식문화, 자연 속 숙박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엮었다. 여행의 중심에는 반려견이 있다. 보호자는 옻칠과 자개 공예를 체험하고, 반려견은 행동교육과 산책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여행의 주인공이 사람만이 아니라 반려동물까지 함께라는 점이 기존 관광상품과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이 프로그램은 개별 농가가 운영하는 체험을 단순히 나열하지 않는다. 목공 체험은 옻칠목공체험관광협동조합이, 숙박은 지역 민박과 펜션이, 식사는 지리산 치유농장이 각각 맡아 하나의 여행으로 연결했다. 모두 16개 농촌 경영체가 공동 브랜드 아래 참여하는 방식이다.
특히 참가자는 지원사업을 통해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하지만 참여 농가는 정상 수익을 보장받는 구조를 갖췄다. 관광객은 부담을 줄이고 농가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지역 상생형 관광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로그램은 체험 중심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는 전통 옻칠과 자개 기법으로 목걸이를 만들고, 우드버닝 기법을 활용해 반려견 이름표를 제작한다. 단순한 기념품 제작을 넘어 지역 전통공예를 직접 경험하는 과정이다. 여기에 여름철 물놀이 이벤트와 지리산 흑돼지 바비큐, 고랭지 농산물 시식 등이 더해지면서 농촌의 일상을 관광 콘텐츠로 확장했다.
숙박 역시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했다. 지리산 자락 숙소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산책로와 계곡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복잡한 관광지 대신 자연 속에서 머무르는 경험을 제공한다. 단순히 '잘 수 있는 숙소'가 아니라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설계한 점도 특징이다.
여행 과정에서는 반려견 행동지도사의 상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산책 습관이나 사회성, 짖음 문제 등 평소 보호자가 궁금했던 행동을 현장에서 상담받을 수 있도록 했다. 관광과 교육을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여행 이후에도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시도다.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여행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관광지는 반려동물 출입 여부에 머물고 있으며,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남원의 이번 프로그램은 이러한 수요를 농촌관광과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지역 자원의 활용 방식이다. 전통공예와 농촌 체험, 지리산 자연환경, 지역 먹거리, 숙박시설을 각각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묶어 체류시간을 늘리고 지역 소비를 확대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관광객은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고, 지역 농가는 함께 수익을 나누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남원시는 앞으로도 반려동물 관광을 지역 농촌관광과 연계하는 콘텐츠를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문화관광 중심에서 생활형 체험과 자연 치유형 관광까지 영역을 넓혀 새로운 관광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려동물 관광의 경쟁력은 '출입 허용'이 아니라 함께 머물 이유를 만드는 콘텐츠에서 나온다. 남원은 지리산과 농촌, 전통문화를 하나의 여행으로 엮으며 그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지역의 자원을 연결하는 방식이 달라질 때 관광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