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은평선 일산연장 국가계획 반영 추진…식사·풍동 교통수요 대응
교외선 벽제역 정차·향동역 신설·경의중앙선 선로 확충도 동시 추진
예산 확보부터 국가계획·예타까지 사업별 관문 나눠 단계적으로 대응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경기 고양시의 철도정책이 ‘노선 확보’에서 ‘사업 단계별 실행’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아직 국가계획이나 예비타당성조사를 넘어야 하는 사업이 적지 않지만, 시는 각각의 사업이 놓인 절차와 쟁점을 나눠 대응하며 철도망 확충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인천2호선 고양연장과 고양은평선 일산연장이다. 여기에 교외선 벽제역 정차 재개, 경의중앙선 향동역 신설과 선로 확충까지 더해지면서 고양의 동서·남북 철도 연결망을 촘촘하게 만드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철도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도시의 생활권과 개발축을 바꾸는 기반시설이다. 고양시가 각 사업의 예타 통과와 국가계획 반영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천2호선 고양연장, 예타가 첫 관문
가장 큰 규모의 사업 가운데 하나는 인천2호선 고양연장이다.
인천 서구 독정역에서 김포 걸포북변역을 지나 고양 킨텍스와 주엽, 일산, 중산지구를 연결하는 19.63㎞ 노선으로, 12개 정거장과 차량기지가 들어서는 구상이다. 총사업비는 약 2조830억원에 이른다.
현재 사업의 최대 관문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다. 2023년 7월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시는 경제성뿐 아니라 지역 특성과 균형발전 효과를 함께 설명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예타 운용지침이 바뀌면서 고양시처럼 접경지역이면서 과밀억제권역에 해당하는 지역의 사업도 비수도권 유형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사업의 필요성을 뒷받침할 자료를 보강하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시, 김포시가 함께 개발계획과 교통수요, 환승 효과, 접경지역 균형발전 자료 등을 마련해 KDI에 제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선이 현실화되면 고양 서부권에서 인천과 김포를 오가는 이동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결국 예타에서 사업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입증하느냐가 첫 번째 분기점이다.
고양은평선 일산연장, 식사·풍동 생활권 겨냥
고양은평선 일산연장은 국가계획 반영이 우선이다.
새절역에서 고양시청을 거쳐 식사동까지 이어지는 노선을 2.04㎞ 연장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약 2,361억원이다. 국가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제5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에 이름을 올리는 절차가 필요하다.
사업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배경에는 식사·풍동 지역의 인구 증가가 있다. 현재 이 일대 인구는 약 8만 명이며 풍동2지구와 식사2지구 개발이 완료되면 약 10만5천 명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가 늘어날수록 고양대로를 비롯한 기존 도로의 교통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시는 이 같은 지역 여건을 국가계획 반영 논리로 제시하고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노선에 화수역을 추가할 가능성도 검토한다. 시는 1억5천만원의 사전타당성 용역비를 확보해 역 신설 가능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화수역이 현실화할 경우 식사·화정·덕양권 주민의 이동 편의는 물론 고양어울림누리 등 주요 생활·문화시설 접근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벽제역부터 향동역까지…기존 철도망도 손본다
새 철도를 만드는 것만이 고양시 철도정책의 전부는 아니다. 기존 노선의 이용 편의를 높이는 작업도 함께 진행된다.
교외선은 대곡역에서 양주 장흥·송추를 지나 의정부역으로 연결되는 경기북부 동서축 철도다. 2004년 여객 운행이 중단됐다가 지난해 1월 운행을 재개했지만, 고양 구간에서는 대곡역과 원릉역만 정차하고 있다.
고양시는 벽제역 정차 재개 가능성을 살피기 위해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이용 수요와 운행계획, 시설 보완 필요성, 운영비 분담 등을 따져본 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 등과 협의할 계획이다.
경의중앙선 향동역 신설도 추진 속도를 높인다. 시는 실시설계비 5억3,300만원을 추가 확보했고, 배차 간격을 줄이기 위한 선로 확충 전략 수립에도 나선다.
사업마다 현재 위치는 다르다. 어떤 사업은 예타를 통과해야 하고, 어떤 사업은 국가계획 반영이 먼저다. 기존 노선의 정차역 신설은 수요와 운영 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고양시는 모든 철도사업을 하나의 방식으로 추진하기보다 예산 확보부터 타당성 검토, 국가계획 반영, 예타, 설계와 착공에 이르는 단계별 과제를 나눠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은 “철도는 시민의 시간을 돌려주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라며 “국회와 정부 등 필요한 곳을 직접 찾아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국가계획과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의 철도정책은 새 노선을 하나 더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생활권의 연결성을 다시 짜는 작업에 가깝다.
결국 관건은 계획 발표가 아니라 예타와 국가계획 반영, 예산 확보라는 각각의 관문을 얼마나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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