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관 협력 모델, 지역농업 경쟁력 높이는 해법 제시
가공이 살린 작물, 금(金)보리 만든 군산의 농업 실험
6월은 보리의 계절…군산 들녘, 수확의 땀방울로 물들다

[로컬세계 = 양해수 기자]전북 군산시는 서해 해풍과 미네랄이 풍부한 간척지 조건을 바탕으로 보리 재배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995년 옥구읍 한 필지에서 시작된 찰보리 재배는 현재 약 2,700ha로 확대됐으며, 군산시는 가공식품과 문화축제를 통한 보리 소비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 사회의 식생활 변화로 연간 1인당 쌀 소비량이 55.8kg까지 줄고, 보리 소비는 8.6kg에 불과해 보리 산업은 한때 설 자리를 잃었다.
특히 2012년 정부의 보리 수매 중단과 귀리 등 신흥 잡곡의 부상은 보리산업을 더욱 위축시켰다.

그러나 군산시는 이 같은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2000년 시작된 ‘꽁당보리축제’는 올해 20회를 맞으며 지역 대표 축제로 성장했고, 수제맥주와 연계한 ‘수제맥주&블루스 페스티벌’도 매년 관광객 유치를 이끌며 군산 보리 홍보에 기여하고 있다.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성과는 군산원예농협이 산·학·관 협력으로 개발한 ‘군산짬뽕라면’이다.
군산 찰보리를 주재료로 개발된 이 라면은 ‘속이 편한 명품라면’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2020년 출시 이후 2024년까지 약 400만 개가 판매됐고, 보리 소비량도 150톤 이상을 기록했다.
포장재에는 군산시, 군산대학교, 군산원예농협의 상징이 함께 담겨 소비자 신뢰를 얻었으며, 수익 대부분은 제품 개발에 재투자돼 ‘엄마손 찰보리 칼국수’와 ‘찰보리 초코쌀뻥’ 등 다양한 신제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계곤 군산원예농협 조합장은 “보리가 창고에 쌓여 있던 시절, 가공사업으로 돌파구를 찾았고 지금은 ‘금보리’라는 말이 실감난다”며, “농가 소득을 높이는 농협으로 꾸준히 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통계청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2020년 대비 올해 1분기 보리 가격은 70% 이상 상승, 4월에는 74.84%의 급등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쌀 가격은 3.6%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보리 가격 상승은 이례적이다.
이상기후와 재배면적 축소 외에도 군산의 적극적인 소비 기반 확대가 가격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군산짬뽕라면 개발에 참여한 군산흰찰쌀보리명품화 향토사업단장 출신 이태만 농업인은 “예전엔 판매가 어려워 재배를 포기하려 했지만, 지금은 대표 소득 작목이 됐다”며 감사를 전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전체 쌀보리 생산면적 11,432ha 중 절반가량인 5,000ha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군산이 2,700ha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6월은 보리 수확이 한창인 시기로, 지역 농업인들의 노력이 정당한 보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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