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세밀화된 시민운동을 전개해 주민생활과 깊게 연관된 사안들을 쟁점화할 수 있도록 조직력을 확대하겠다”
이은우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대표가 밝히는 시민운동의 비전이다.
이 대표는 평택참여연대 출범 당시 사무국장을 맡아 일선에서 시민운동에 앞장서다 지난 2006년 대표를 맡은 평택참여연대의 산증인이다.
평택참여연대는 1995년 지방자치 시작과 함께 출범해 시민권익 강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대표를 만나 평택시의 현안과 평택참여연대의 사업내용, 방향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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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5년, 구조개혁·미군기지 확장 반대 등 나서
지역 주민조직과 연계 강화해야 ‘풀뿌리 운동’ 실현
토론·성찰·연대하는 지역사회 분위기 조성이 중요
▲평택참여연대를 이끌어가는 소감은평택참여연대는 ‘지역사회를 시민의 힘으로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1995년 7월 준비위원 30여명으로 발족했다. 당찬 발걸음을 걸어온 지 올해로 만15년째다. 좌절도 겪고 성과도 맛보면서 지역사회의 변화·발전과 함께한 시간이었다고 자부한다.
평택참여연대는 이제 지역사회에서 가장 신뢰받는 시민단체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이는 시민의 적극적 후원과 암묵적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단체도 대신할 수 없는 시민단체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다가올 10년이 중요하다. 지나온 시간보다 더욱 힘든 길일 수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
▲평택참여연대가 그동안 추진했던 사업과 성과는
내용으로 보면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2000년 총선연대활동을 거쳐 발전한 지역사회의 비정상적·비합리적 권력구조를 바꾸기 위한 구조개혁운동이다.
둘째는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활동으로 부당한 교통요금 인하, 장애인복지회관 건립, 미군기지 확장 반대, 아파트공동체 등 지역주민이 피부로 느끼기 쉬운 생활문제를 쟁점화한 점이다.
셋째는 조직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회원들의 참여의지와 활동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회원 사업이다. -
▲평택참여연대 활동이 전문화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평택참여연대는 지난 15년간 안하는 일이 없고 못하는 일이 없는 단체가 됐다. ‘시민운동 종합선물세트’란 주장까지 나오지만, 원해서 선택한 길이 아니라 시대적 요청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시민의 요구를 챙기다보니 많은 일거리가 생겼다. 중요한 것은 세상이 변할 때 그 변화를 실감하고 스스로 궤도를 수정하는 능력을 갖고 있느냐다.
평택참여연대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태도와 자세를 항상 견지해 나갈 것이다.
지금까지 평택은 지방자치의 위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표적 도시였다. 선택과 집중이 실종된 특혜성 개발사업, 혼돈과 퇴행의 리더십, 지침·권위에 익숙한 공직사회·관변조직의 동원·전시 행정의 본보기였던 것이 사실이다.
시민과의 소통에 둔감한 시장·지방의원의 행태와 시민사회단체들의 기득권 안주, 언론의 비판기능 약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대의식 실종도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약화시켰다.
지역개발은 시민의 일상적인 삶을 개선한다는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
지역 권력과 협력하는 한편 퇴행세력을 견제하면서 공공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흐름을 창출하겠다. 평택참여연대는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지역개발계획, 2020도시기본계획 등 기존 사업에 대한 전면적 재평가와 재검토를 토대로 사업추진 과정의 투명성, 실질적인 주민참여를 이끌어내는데 노력할 것이다.▲산적한 시의 현안에 대한 대응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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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의 파행이 계속되면서 당파싸움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데, 평택참여연대의 입장은
현재 제6대 시의회의 행태는 결코 시민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다. 6.2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에게 ‘섬기는 지방의회’를 약속한 시의원들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민주당을 포함한 기존 야당을 선택한 것이라기보다 한나라당의 불투명·불통 행정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다. 균형과 견제,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풀뿌리 민주주의의가 실현되길 열망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그런 만큼 현 의원들에게는 더욱 엄격한 도덕성과 겸손한 자세가 요구된다. 이해관계에 따른 힘겨루기로 밖에는 비춰지지 않는 파행사태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시의회는 새로운 변화와 개혁을 시민에게 약속해야 한다. -
▲초고층 주상복합건축물 건립사업이 추진되는 옛 군청사 부지를 공원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군청사 부지에는 도심의 대표적 시민문화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마땅하다. 군청사 부지는 행정 신뢰도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시민 모두가 혜택을 받는 방향으로 쓰임새가 결정돼야 한다. 시민의 땅에는 시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시설이 들어서야 한다.
군청사 부지가 가진 평택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놓고 볼 때 공원 조성의 필요성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이는 도심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것이라 본다. -
▲고구려 역사문화기행을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
평택참여연대는 2007년 ‘장애청소년과 떠나는 금강산 평화캠프’, 2008년 ‘100여명의 장애인과 함께하는 제주도문화기행’ 등 매년 지역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통합캠프를 실시해 왔다.
올해도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25명의 아이들에게 자긍심과 희망을 심어 주고자 ‘함께 떠나는 역사의 현장! 고구려를 찾다’ 운동을 실시한다. 회원·시민 후원으로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중국의 고구려 역사문화 유적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
▲새로운 사업 추진계획은
하반기에 송탄지회 발족을 준비중이다. 공동체축제인 ‘2010 들녘축제’와 새로운 도시전망을 세우기 위한 ‘도시학교’ 등도 기획단계다.
무엇보다 급변하는 지역사회를 올바르게 분석하고 시민 요구를 담아내 지역사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구체적인 운동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시민사회운동은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인식의 구조화, 시민사회의 보수화로 지속적인 운동을 위한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참여회원 확보와 활동가 공급 등의 어려움을 낳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운동의 혁신은 물론 역량의 전반적 재편성을 의식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이다. -
▲시민참여를 강화할 수 있는 복안은
대다수 시민의 정서와 의견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특정 주민의 생활공간과 연계한 인식 확대, 운동저변 확대는 많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보다 세부적인 지역단위로 들어갈 경우 아직도 주민 생활과 깊이 관련되지 않은 사업들이 많다. 이는 풀뿌리운동의 저변 확대를 가로막는다.
회원들을 중심으로 지역모임을 강화하고 지역주민조직과도 일상적인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특정 지역을 일종의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사업을 전개하는 방식으로 주민 생활공간과 깊이 연관된 활동을 만들어갈 것이다. 지속적인 시민역량 강화도 요구된다.
이는 결국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참여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몇몇 전문가들이 모여 계획을 세우고 시민에게 공표하는 등 스스로 모든 일을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올바른 시민단체 활동 방향을 제시하면
공익을 추구하는 시민단체 운동은 지역발전과 변화를 위해 활성화돼야 한다. 더욱 토론하고 성찰하고 연대하는 지역사회 분위기와 조건은 그래서 중요하다.
시민단체가 활동하기에는 아직 부족하고 열악한 상황이지만 기회를 포착하고 전문지식을 계속 축적해 간다면 밝은 미래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시민사회, 시민운동의 정체성은 현실에서 바로 결정되지 않는다. 미래를 내다보고 통로를 개척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활동의 근거를 미래에 두지 않으면 미래를 잃게 될 것이다. -
▲시민에게 한마디
이제 새로운 출발이다. 그동안 평택시민연대의 노력과 고뇌는 시민 안에서 이해되고 지지받았다고 본다. 앞으로 더욱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일상적인 삶이 풍요롭게 재창조될 수 있도록 작은 희망을 보태겠다.
아직은 부족한 여건으로 인해 더디기는 하지만, 평택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면서 감동을 주는 평택참여연대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
지지와 성원을 보내 주는 모든 시민에게 감사드린다.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 공동체의 활력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역사회가 앞장서 힘을 모으자. 그동안의 불신과 반목, 갈등을 뒤로 하고 협력과 소통, 자치의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자.
로컬평택 = 이석구 기자 lsg0025@segye.com
- 기사입력 2010.08.02 (월) 12:54, 최종수정 2010.08.02 (월)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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