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행정기관 36곳 2014년까지 이전 ‘거대도시’로 탈바꿈
배후산업 거점지역으로 부각…산업단지 입주 문의 폭증
도시기반시설 확충·민속마을 등 관광상품개발에도 최선유한식(62) 충남 연기군수는 군수로서 일궈낸 가장 큰 성과로 지난해 ‘세종시설치법’의 국회통과를 꼽는다. 연기에서 태어나 자라고, 직장생활을 한 토박이라 그에게 세종시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 7년간 세종시 원안 추진을 위해 군민과 함께 한 촛불집회, 릴레이단식, 삭발 등을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고 말한다. 연기군은 세종시 건설로 지역발전의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지금 유 군수의 책임은 막중하다. 그래서 그의 표정과 몸짓은 어느 때보다 비장하게 느껴졌다.
-
세종시 건설 현황은 어떤가
연기군은 지금 지역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세종시설치법이 먼 길을 돌아 지난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한 덕이 크다.
세종시는 행정구역상 연기군 전지역과 공주시 장기·반포·의당면, 충북 청원군 부용면 일원을 아우른다. 총면적 465.23㎢, 목표인구 50만명의 거대도시로 태어나게 된다. 정부 중앙행정기관 9부 2처 2청 등 36곳이 내년부터 2014년까지 이전된다.
정부청사 추진현황은 총리실 등 2개 기관의 공정률은 40%를 보여 내년 4월 준공 예정이며, 국토해양부 등 10개 기관도 지난해 착공해 내년 11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른 올해 정부예산은 지난해보다 13.1% 증가한 7857억원을 확보했다. 인구 50만명을 목표로 한 도시인 만큼 주택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첫 아파트로 건설중인 2242세대 가운데 1단계 계약율이 80%를 넘어서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종시 건설이 본격화 한 만큼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면 단위 주민센터가 오는 11월 설치돼 주민에게 서비스를 시작하며, 이달 중 세종시출범준비단이 출범한다. 내년 7월 세종시가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편입지인 청원과 공주지역 단체장 및 현지주민 의견을 청취해 세심하게 준비하겠다. -
지난해 군정운영 성과를 설명하면
가장 큰 성과는 무엇보다 군민과 함께 이룬 세종시설치법의 국회통과다. 지난 7년여 동안 행정도시 정상 건설을 위해 146일간 촛불집회와 릴레이 단식투쟁 등 많은 고통과 시련을 이겨낸 결과다.
38개 시책평가 분야에서 우수평가를 받은 점도 괄목할 성과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출산장려시책에서 총리상을 수상하고, 충남도 시·군 통합평가에서도 2년 연속 우수군으로 선정됐으며, 대한민국 문화원 종합경영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농업분야의 피옥자 씨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전의2지방산업단지 85만6198m²(25만9000평)를 조성, 27개 유망 중소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2003년부터 180억여원을 투입한 조치원·금남면 전통시장 현대화사업도 마무리했다.
농산물 공동브랜드인 ‘행복의 아침’을 집중 홍보해 농가소득을 증대시켰으며, 배재대학교를 유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환경 개선에도 전기를 마련했다. 각종 현안사업을 해결하기 위한 국·도비 266억원도 확보했다. -
올해 군의 역점 추진사업은
세종시를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어가기 위해 군민과 모든 역량을 결집해 가는 것이 첫째 과제다.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복지행정 구현도 빼놓을 수 없다. 장애인종합복지회관을 신축하고 노인복지기금도 확대·운영함으로써 보건·의료 서비스를 확대하겠다.
또한 다수의 기업을 유치해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과 대도시유통센터 건립, 농특산물 향토산업 육성에도 힘써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겠다.
지역 문화·관광 발전에도 힘쓰겠다. 연기민속박물관 건립과 관광버스투어 운영, 연기도서관 건립, 대학로 이미지 조성 및 대학거리 골목축제 개최로 젊고 밝은 지역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동림권 종합개발과 고복저수지 생태공원 조성, 도시계획도로 등 도시기반시설 확충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
다른 시·군과의 차별화된 사업 전략이 있는지
자치단체장의 기본책무는 모든 주민이 일자리 걱정 없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행정도시 주변지역의 자족적 기능을 보강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전의산업단지에 이어 명학산업단지를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통시장 주차장을 만들어 시장 활성화를 도모할 것이다.
이주민들의 생활안정 지원을 위한 ‘세종시 이주민 생활안전기금’도 조성하겠다. 조치원읍을 중심으로 구도심과 신도심이 자족기능을 갖춰 균형 잡힌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세종시 계획과 연개, 2020년까지 역세권개발과 도시재개발을 추진할 것이다.
또한 조치원~청주공항 간 수도권전철 연결사업과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유치로 행정도시의 도시 서비스를 보완하는 배후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위에서 언급한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는 경북도·울산시·구미시·광주시 등 4개 시·도의 유치전이 치열한데
과학비지니스벨트의 충청권 조성은 대통령 공약사항이다. 행정도시와 대덕연구단지, 오송·오창의 BT·IT 산업단지를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발전시켜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었다.
또한 과학벨트특별법에서 정한 최적의 입지가 세종시의 첨단지식기반지구(360만㎡)다. 이곳은 이미 시설결정·토지보상 등이 진행돼 국책사업 추진 시 수반되는 분쟁이나 갈등 없이 추진이 가능하다.
최고 투자로 최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지역인 셈이다. 앞으로 유치위원회를 구성·운영해 과학벨트가 세종시에 자리해야 하는 당위성을 알려 나가고, 대전·충남·충북 등 충청권 공조체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수도권전철 노선안을 놓고 천안시와 갈등을 보이고 있다
연기군의 입장은 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천안~조치원~청주공항 간 우회노선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새롭게 출범하는 세종시의 관문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충청권 11개 대학을 경유함으로써 충청권의 성장동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용가치가 더욱 크다.
실제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용역결과 연기군의 입장인 우회노선 공사비가 1조2111억원인데 비해 천안시의 직통노선안은 2조4432억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나 경제성·효율성 면에서 우회노선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토부는 기획재정부에 이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연기군은 수도권전철 연결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지역민 1만명의 서명서를 받아 국토부 등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토균형발전과 충청권 상생발전을 위해서는 우회노선이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
연기지역은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많다. 올해 농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계획은
연기군 전체 농경지의 약 23%인 21.95㎢가 세종시 예정지에 포함돼 농정방향의 전환이 요구된다. 군은 지역 농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시근교 농업 육성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기쌀 명품화 생산단지를 45ha 조성하고 지역특산물인 조치원복숭아 명품화에도 3억500만원이 투입된다. 또한 도시근교 화훼농업단지 5ha 조성에 4억5000만원을 들이고, 전의지역이 조경수생산특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기반조성과 묘목축제 개최를 추진할 계획이다.
군은 복지와 정주, 휴양이 함께 하는 맞춤형 농업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업발전기금 융자를 연이자 1.5%로 30억원 지원하고, 동림권 농촌마을 종합개발에 2015년까지 6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청라·청송·공등지역에는 농촌 체험마을을 조성해 관광지와 연계한 체험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겠다. -
많은 농경지가 세종시에 포함돼 농업 외 성장동력 마련이 요구된다
그렇다. 산업단지를 조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하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세종시 설치가 확정됨에 따라 연기지역은 배후산업 거점지역으로 부각, 산업단지 입주문의가 폭증하고 있다.
현재 군에는 329개 기업이 들어서 7345명이 종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전의2산업단지가 준공해 분양률이 62%를 보이고, 2013년 명학산업단지가 완공되면 80여 기업이 생겨 6000여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다수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유치해 주민들에게 항구적 일자리를 제공하겠다. 일자리 창출노력은 사회적기업 육성에서도 나타난다. 현재 관내 사회적기업 5곳에서 120명이 종사하고 있는데 올해 2곳을 확대할 계획이다. -
농촌인구 고령화와 다문화가정 증가로 복지정책에 대한 주민의 관심이 높다
연기군 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6%인 1만3200명이고, 다문화가정은 340여 세대다. 각종 복지급여·서비스 수혜자도 전체의 20%인 1만6000여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올해도 노인과 장애인, 다문화가정에 대한 맞춤형 복지정책이 추진된다. 다문화가정의 안정적 생활을 위해 전담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초등학생 이하 자녀의 언어발달 지원에 3000만원을 투입하는 등 방문교육사업을 확대할 것이다.
27억원을 들여 지상3층 규모의 장애인복지관을 건립하고, 출산장려를 위해 출산장려금 지급과 택시콜요금 면제, 3자녀 이상 가정 상수도요금 30% 감면 등을 실시한다. 군민의 다양한 복지욕구를 충족시키고, 사람중심의 따뜻한 복지행정을 실천하는데 주력하겠다. -
세종시와 연계해 관광산업을 육성하려는 계획은
지난 12월 ‘관광조합개발계획’을 확정해 2020년까지 단계별 계획에 따라 관광산업 발전을 구체화 할 방침이다.
세종시와 금강유역은 그 자체로 잠재력이 높은 관광자원이다. 대도시민 설문조사에서도 세종시 27%, 금강 17.9%를 잠재력 있는 관광자원으로 지목했으며, 32.2%가 생태관광형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앙행정타운과 베어트리파크, 고복저수지, 복숭아농장과 연계한 농촌체험 상품을 만들어 세종시 거주민과 인근 대도시민을 대상으로 주말농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민속마을·역사공원·운주산성·금이성 등 역사자원과 연계한 관광상품을 내놓고, 세종시와 금강을 아우르는 ‘물길 자전거여행’ 상품도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
우선 올해는 문화관광해설사가 외래관광객에게 군을 홍보하는 ‘관광연기 버스투어’를 운영해 가볼만한 곳과 조치원전통시장 장보기 등 관광·체험을 제공할 것이다. -
백년대계인 교육계획을 설명하면
교육문화 인프라 확충과 부모들이 걱정 없이 일에 충실하도록 교육여건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연기군은 지난해 전국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학교지원금 규모에서 전국 17위, 도내 3위를 차지했다. 올해 군의 교육예산은 35여억원으로 다양한 장학사업과 학교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학사업은 연기군장학회를 구성해 62억원의 기금을 마련, 해마다 250여명이 혜택을 보고 있는데, 기금을 100억원까지 늘려 수혜자를 확대할 것이다. 또한 75억원을 들여 연기도서관을 건립할 계획으로, 현재 신축기본계획을 설계중이다.
이밖에도 학교교육환경 개선사업 15억원, 작은도서관·공공도서관 운영지원 1억2000만원, 학교무상급식 16개 초교에 9억300만원, 우수농수산물지원 43개교 3억원 등이 책정됐다.
Who?
유한식 충남 연기군수는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농촌에서 보낸 ‘따뜻한 시골 남자’다. 가정형편도 넉넉하지 못했다. 대전고교 재학 시절에는 가정교사 생활을 하며 학비를 벌었다. 보고 자란 곳이 농촌이다 보니 농업·농촌의 한계를 몸소 접하며 농업에 대한 아쉬움과 애정이 싹텄다.
유 군수가 농업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마음을 가지게 된 건 당연하다. 그래서 관련 학문 연구를 위해 충북대 농과대학에 진학했다. 공직생활도 충남도 농촌지도사를 시작으로 농촌진흥원, 충남농업기술원 지도과장, 연기군농업기술센터 소장 등 28년간 농업분야에 종사했다.
그러던 중 주위의 권유로 2008년 10월 연기군수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그는 여러 지인의 도움으로 당선됐고,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 제36대 연기군수로 고향발전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그는 군수에 출마하기 전 30여년 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현장행정가로 이름을 알렸다. 지금도 군수의 위치에서 공직사회를 통솔하면서 첫째로 꼽는 덕목이 철저한 자기관리다. “지난 공직생활 동안 아쉬움이 없었다면 빈말이죠(웃음). 다만, 평소 공직사회가 바로 서려면 주민 곁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인식은 항상 염두에 뒀습니다. 지금도 서로 독려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공직경험에서 피부로 절감한 부분이죠”
유 군수는 지금 세종시 출범에 따른 상생발전 전략을 하나하나 구체화 하는데 주력한다. “세종시는 인구50만 자족도시, 국가균형발전 선도도시, 중부권 거점도시를 목표로 하는 ‘누구나 살고 싶은 세계 명품도시’로 태어나게 됩니다. 물론 행정도시가 완성될 때까지 큰 틀은 정부가 주도하지만, 자치단체가 자족기능 수립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겁니다” -
로컬연기 = 성태규 기자 ds3fpd@segye.com
- 기사입력 2011.02.06 (일) 12:24, 최종수정 2011.02.06 (일) 12:19
- [ⓒ 세계일보 & local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