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농업·꿈이 있는 농촌’ 자신“탁월한 농업과 관광, 노인복지 정책을 펼쳐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
김복규(71) 경북 의성군수가 지역 특성을 살린 ‘의성 만들기’에 시동을 걸었다. 의성(義城). ‘의로운 고장’이란 뜻이다. 의가 있으니 살기도 좋다. 경북 한 가운데 자리 잡은 의성은 광활한 평야와 수려한 산세로 중심지 역할을 했다. 삼한시대에는 고대국가 조문국의 도읍지로서 2000년 역사의 중심이었다. 김복규 의성군수에게 농업, 관광 정책 등 지역발전 방안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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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좋은 고장 만들기 시동
한여름에 얼음이 어는 빙계계곡, 옥산면 금봉산 자락에 위치한 금봉자연휴양림, 전통마을인 사촌마을, 천년고찰 고운사, 우리나라 최초의 화산인 금성산…. 의성은 유적지와 관광명소가 다양하다. 의성을 대표하는 농·특산품인 의성마늘, 황토쌀, 옥사과, 청결고추, 자두 등도 재배한다. 최근에는 ‘노인복지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김복규 군수는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여 4년 안에 소득을 1조원대로 끌어올리고 조문국 박물관과 천혜의 관광자원 등 특성을 살려 관광메카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김 군수는 “22만명이던 인구가 현재 6만명으로 줄고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38.5%가 넘어 생산력 향상에 한계가 있다”며 “의성마늘 등 특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여 성장의 한계를 넘어서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쌀, 마늘, 사과, 고추, 자두 5대 작목의 생산·유통의 현대화로 소득을 높이고 다른 작물 중 성장가능성이 있는 특용작물을 개발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대표 농산물인 의성마늘은 2005년부터 추진한 신활력사업으로 명품마늘의 생산기반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현재 흑마늘과 음료 등을 개발해 2차 가공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2014년까지 ‘명작 의성마늘양념 명품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중장기 투자계획으로 총사업비 30억원을 들여 연구개발, 마케팅기반구축, 생산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역량강화를 위한 컨설팅 단계로 내년부터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쌀의 경우 시장개방에도 흔들림 없이 최고의 쌀을 생산하도록 지원한다. 의성 브랜드 쌀인 황토쌀 350㏊, 의로운쌀 3650㏊ 등 4000㏊의 생산단지를 조성해 벼 육묘부터 생산, 판매까지 시스템화로 농가 소득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식혜, 쌀국수 등 쌀 가공식품 개발을 위한 가공산업도 적극 육성해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여기에 의성이 중앙고속도로와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신 교통 요충지로 부상하면서 관광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2015년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의성의 고대국가 ‘조문국’을 테마로 한 박물관을 짓고 역사·문화를 복원해 관광도시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2000년 역사를 간직한 조문국 사적지를 중심으로 가는 곳마다 전설과 설화가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 군수는 “조문국박물관, 고분전시관, 조문국 역사 체험길, 고분정비 등은 물론 역사공원, 토기촌, 전망대 등을 조성하는 3대 문화권 사업 등에 700억원 이상 투입할 예정”이라며 “탑리오층석탑, 산운마을, 제오리공룡발자국, 의성얼음골(빙계계곡) 등 주변관광자원과 연계해 역사, 문화, 자연이 조화로운 관광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
노인복지 1번지 특화정책 눈길
군은 노인복지 1번지로 불릴 만큼 특별한 노인정책을 펼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비율이 38.5%인 초고령 지역이기 때문이다.
먼저 1마을 1경로당을 지원해 노인들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했다. 현재 400개 리에 455개 경로당이 등록돼 있다. 노인대학도 1999년부터 읍·면별로 1개씩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노인들의 교육의 장 확대와 노인을 공경하는 사회풍토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노인복지를 위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노인복지관 3곳을 운영한다. 군은 81억원을 들여 2002년 군 노인복지관, 2006년 군 노인복지관 안계분관, 지난해에는 금성복지관을 개관했다.
2007년에는 보건복지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고령친화모델지역 시범사업’을 유치해 농업소득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발전과 군민복지 향상을 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의성읍 철파리 10만7000㎡ 부지에 428억원을 투입해 의성건강복지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내년말 완공 예정인 이곳에는 재가노인지원센터, 요양시설, 종합복지관, 한방클리닉, 공립치매병원, 교육관 등이 들어서 노인들의 보건·복지·의료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공립치매병원도 건립해 노인질병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내년 3월 착공해 2013년 5월 준공 예정인 이곳은 의성건강복지타운 안에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8520㎡ 규모로 건립된다. 고령화율이 높은 농촌지역 치매환자에게 전문적인 치료와 요양서비스를 제공한다.
군은 공립치매병원이 들어서면 의성뿐 아니라 인접 지역 노인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돼 지역거점 노인전문병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올곧은 군민 미래발전 잠재력
김 군수는 인터뷰 내내 의성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의성은 전형적인 농업군으로 발전이 느리고 인구가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선비정신을 지닌 올곧은 의성인들이 변함없이 고향을 지키면서 대대로 살아가는 의로운 고장이라는 것이다.
김 군수는 “의성이 타 지역보다 낙후되고 덜 개발됐지만 이는 오히려 잠재력과 미래 발전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며 “천성적으로 근면하고 성실한 군민들이 있어 믿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자신과 후손들이 살아갈 고향을 위해 해야할 일이 많다”며 “고향을 지키고 있는 6만여 군민과 전국에 흩어져 있는 60만 출향인들이 힘을 합쳐 민선 5기 동안 전국에서 제일 살기 좋은 의성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 공무원들의 책임의식과 공직윤리를 강조했다. 김 군수는 “최근 군민들의 행정수요가 늘면서 ‘서비스행정’이 우선하는 시대”라며 “이는 공무원들의 올바른 공직윤리의식과 책임의식에서 나오는 만큼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의성의 역사와 현황은
의성은 신라 벌휴왕 2년(185년) 신라에 병합되기 전까지 삼한시대 부족국가인 조문국의 도읍지로 2000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고장이다. 경북도의 정중앙에 위치한 웅군(雄郡)으로 중앙고속도로, 국도 5호선 및 28호선이 교차하고 중앙선 철도가 통과하는 내륙교통의 중심지다.
전국 군 단위에서 가장 많은 18개 읍·면과 1176㎢의 넓은 면적(서울시의 2배)을 갖고 있으며 수려한 자연경관과 산재된 문화유산 등 무한한 개발 잠재력이 있다. 군민의 6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동부지역의 고품질 특용작물과 서부지역의 안계평야에서 양질의 미곡을 생산해 선진 농업을 실현하고 있다.
주요특산물은 마늘, 사과, 고추, 쌀 등 4대 작목과 축산업으로 전형적인 청정 농업군이다. 인구는 과거 22만명에서 현재 6만여명에 불과하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38.5%를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로 깨끗한 자연환경과 한서의 차가 뚜렷한 기후로 인해 경북도 장수지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문화·관광사업 추진 상황은
군민의 자긍심 고취, 지역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기 위해 조문국 사적지를 정비해 작년부터 공개하고 있으며 조문국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단촌, 점곡지역은 고운사를 중심으로 관광명소 벨트화를 추진 중이다.
사촌마을, 사촌서림, 구계리 공룡발자국 화석, 금봉자연휴양림, 금봉호수변관광지 등을 연계해 한옥체험, 템플스테이, 공룡길, 사과체험로 걷기, 사과와인 만들기, 사과따기 등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특히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는 선원, 강원, 율원, 염불원 등의 시설을 설치해 향후 총림으로 승격시키려고 한다. 승가대학원을 유치하고 템플스테이와 불교관련 저명인사를 초청해 연중 특강을 개최하는 등 옛 고운사 전성기를 재현할 계획이다.
특히 낙동강 낙단보 마애불 테마공원과 낙동강 위락단지 및 친수구역 개발 등을 통해 관광 명소의 위상을 높일 전망이다. 붉은점모시나비체험길 조성과 3대문화권 사업인 비봉산푸른문화길 조성사업, 삼한시대의 5대 저수지인 대제지 복원정비, 벼락지 연꽃조성사업 등에 1000억원을 투입해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에 대비, 관광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다.
의성축제인 봄의 산수유 꽃 축제, 가을의 가을빛고운 축제, 국제 연날리기대회는 물론 세계마늘축제를 기획해 군민은 물론 해외까지 의성군을 알리는 계기로 삼고 싶다.
군 주민복지정책을 설명하면
기초수급자, 기초노령연금 등 군의 복지서비스대상자는 전체 인구의 38%인 2만2000여명이다. 예산은 일반회계 예산의 16%인 600여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노인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복지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 지역사회서비스 투자, 맞춤형 통합서비스 제공 등으로 저소득층 삶의 질을 높였다. 노인돌봄바우처지원, 노인일자리사업 운영 등으로 안정적인 노후보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보건진료소와 지소의 이전, 신축으로 농촌의료서비스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야간보육시설 운영, 다자녀 가정양육비 지원, 출산장려금 지원 등 여성과 가정복지에도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말공부방 운영, 결혼이주민여성 인적자원 활용 등 다문화가족 지원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 지역을 이끌어갈 지역인재 발굴과 양성을 위해 대학생 학비지원과 향토인재양성원을 운영한다. 장학사업을 확대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군을 노인복지 1번지라고 하는 이유는
의성군은 예부터 의(義)와 예(禮)를 숭상하며 경로효친을 실천해온 자랑스러운 고장이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아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독특한 노인복지 시책으로 농촌형 노인복지모델인 ‘어르신 행복고을 의성’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군은 노인복지 1번지로 전국에 알려졌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비율은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어 한국 사회전체보다 고령화가 40년 앞서 진행되고 있다. 저출산과 급격한 이농현상에 따른 인구감소로 경제력과 노동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졌다.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보호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군은 지역 노인들에게 쾌적하고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군의 발전방향은
돈 버는 농업, 꿈이 있는 농촌을 만들자는 목표로 농업 경쟁력 강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역에 적합한 투자환경 조성과 중소기업 활성화로 일자리 넘치고 소득이 보장되는 지역으로 만들 계획이다.
복지행정은 계층별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복지로 따뜻함과 웃음이 있는 행복 의성을 만들 계획이다. 지역의 특색있는 역사와 문화를 발전시켜 숨은 관광자원 개발과 농·특산물 판매망을 연계해 소득이 되는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전국을 연결하는 투자·물류교통의 거점화를 위해 입체형의 도로망을 확충하고 사통팔달 이어지는 네트워크 도로망으로 지역발전의 기틀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창의와 실용으로 믿음을 주며 변화하는 행정, 능률적인 행정, 책임있는 행정으로 일류 의성 건설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Who? 지역 토박이로 3선 군수 지낸 ‘행정통’
김복규 의성군수는 의성 토박이로 지역 현안을 속속들이 아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민생현안을 세심하게 보듬는 그의 행정력은 조문국박물관을 필두로 한 관광발전, 노인복지, 농촌경제 활성화 등 고향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1966년부터 1991년까지 내무부, 서울시 등에 근무했으며 경북도 기획관, 고령군수를 거쳐 의성군수로 3번째 봉사를 하고 있다. 내무부장관상, 서울시장 표창, 대통령 표창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로컬의성 = 이창재 기자 LCJ007@segye.com
- 기사입력 2011.11.25 (금) 13:50, 최종수정 2011.11.25 (금)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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