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고지에서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09-12 09:27:27
백마고지에서
이승민
어머니 -
그 짧은 이름 하나를
다 부르지 못한 입술 위로
몇 번의 눈이 내리고
몇 번의 봄이 돋아났을까
주머니 속 접힌 편지에는
아직 집으로 가는 길이 남아 있었으리
흘러내린 능선마다
바람이 숨을 죽이고 눕는다
포탄 삼십만 발이 짓이겨 놓은 흙은
반세기가 지나도
그날의 뜨거운 비명을 다 삭이지 못했다
스무 살도 채 넘기지 못한 앳된 숨결들,
열두 번을 빼앗기고 열두 번을 되찾던 밤마다
부르고픈 이름들을 얼마나 삼켰을까
산이 낮아지도록 살을 깎아낸 자리에는
풀꽃 하나 피어나는 일조차 죄스럽게 시리다
비바람에 씻겨 하얗게 드러난 말의 등뼈처럼
야윈 능선 위에 서서
나는 차마 발을 온전히 딛지 못한다
발밑에 닿는 모든 흙과 돌멩이가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병사들의
굳어 버린 뼛조각인 것만 같아서
녹슨 철모 위로 내려앉은 적막이
무겁게 가슴을 짓누르고,
푸른 하늘 아래 펄럭이는 침묵은
눈물보다 더 아프게 목덜미를 적신다
이름 모를 넋들이여,
그대들이 온몸으로 버텨낸 이 언덕에 서서
미처 다 갚지 못한 평화를 부끄럽게 쥐어 본다
누군가 놓쳐 버린 내일을
나는 얼마나 무심히 살아왔는가
멀리 산과 산이 이어지고
새 한 마리가
사람이 그어 놓은 선을 넘어 날아가고 있다
바람아, 부디 이곳을 지날 땐
그 청춘들의 야윈 등을 가만히 다독여 다오.
白馬高地にて
李勝敏
母さん――
その短い名前ひとつを
呼びきれぬ唇の上に
いくたびの雪が降り
いくたびの春が芽吹いたのだろう
懐の折られた手紙には
まだ家へと続く道が残されていたはずだ
崩れ落ちた稜線ごとに
風が息を殺して横たわる
三十万発の砲弾が踏みにじり砕いた土は
半世紀が過ぎてもなお
あの日の熱い悲鳴を鎮めきれずにいる
二十歳にも満たぬ幼き息づかい、
十二度奪われ、十二度奪い返した夜ごとに
呼びたい名をどれほど呑み込んだことか
山が低くなるほど身を削り取られた場所には
野の花ひとつ咲くことさえ 罪深く痛む
雨風に洗われ 白くあらわになった馬の背骨のように
痩せ細った稜線の上に立ち
私はどうしても まともに足を踏み出せない
足もとに触れる土も小石も
ついに故郷へ帰れなかった兵士たちの
固まり果てた骨のかけらに思えてならぬから
錆びた鉄兜の上に降り積もる静寂が
重く胸を押しつぶし
青空の下にはためく沈黙は
涙よりも痛く 襟足を濡らす
名も知れぬ魂たちよ、
あなたがたが全身で耐え抜いたこの丘に立ち
返しきれぬ平和を 恥じらいながら掌に握りしめてみる
誰かが手放さざるを得なかった明日を
私はどれほど無造作に生きてきたのだろう
はるかに山と山は連なり
一羽の鳥が
人の引いた線を越えて飛び去ってゆく
風よ、どうかここを吹き抜ける時は
あの青春たちの痩せた背を そっと撫でていっておく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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