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雪國), 에치고 유자와에서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01-30 13:13:46
설국(雪國), 에치고 유자와에서
이승민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눈의 나라에 함박눈이 내립니다.
하늘의 하얀 마음이 꽃송이 되어
모진 세상에 사랑처럼 소담하게 쌓입니다
찬바람에 야윈 나뭇가지 끝에도,
모서리진 돌담의 거친 어깨 위에도
따뜻한 옷 한 벌을 지어 입히고 있습니다
걱정도 그리움도 모두 덮어주는
저 순백의 풍경 속에서
내 안의 순수함이 고요히 싹을 틔우는 시간
차마 어디에도 내려놓지 못한 마음들을
포근히 안아주는 당신은 결 고운 솜이불입니다
세상의 소음들은 고결한 침묵 아래 잠들고
하늘은 탐스러운 축복을 겹겹이 얹어줍니다
백지 같은 설국의 언덕마다
송이송이 하얀 눈송이,
천사들의 청아한 노래가 하늘에서 내리고 있습니다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