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한 권의 소설을 쓰는 것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01-30 13:17:39


산다는 것은 한 권의 소설을 쓰는 것

                                                  이승민

사랑하는 당신에게,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문득 우리네 삶이 한 권의 소설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소설 속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지요.

우리가 써 내려가는 이 소설은 봄바람처럼 달콤할 때도 있었지만, 때로는 투박할 때도 있었습니다. 문장마다 실수가 묻어 있고, 채 다듬지 못한 생경한 표현들도 있었지요. 돌이켜보면 삶이란 매 순간 점을 찍고 선을 긋는 과정이었습니다. 때로는 우리가 찍은 점들이 불균형하게 흩어지고, 정성껏 그은 선들이 어긋나 서로의 마음을 아프게 한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토록 서툴고 어긋나던 소설 속에서, 당신이라는 소중한 주인공을 만나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깨달았습니다. 당신이 곁에 있기에 화려한 수식어가 없어도 행간 사이에 ‘진실’이 숨 쉬고, 구절마다 따스한 온기가 배어날 수 있었습니다. 어둠이 있어야 별이 빛나듯, 지난날의 그 흔들림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조화가 더욱 간절해질 수 있었으니까요. 우리의 진심이 문장마다 깃들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소설은 충분히 아름다운 명작이 될 것입니다.

언젠가 이 세상 여행을 끝내고 마지막 책장을 덮어야 할 날, 비로소 ‘우리’라는 이름의 소설은 완성되겠지요. 그때가 오면 너무 크게 울지도, 허탈하게 웃지도 않으려 합니다. 그저 삶이라는 소설 한 권을 세상에 남겨두고 조용히 떠나는 작가의 평온한 뒷모습이면 충분할 테니까요.

다만 당신에게 간절히 부탁합니다. 우리의 남은 이야기 속에 ‘사랑’이 없는 페이지는 단 한 장도 만들지 않기로 해요. 온기 없는 메마른 문장들로 귀한 종이를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훗날 우리 뒤에 올 이들에게 감동 없는 글이라고, 더 읽고 싶지 않은 책이라고 외면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부끄러운 삶으로 얼룩진 허물을 후세에 남겨서는 안 되겠지요.

다행히 우리는 숨을 쉬고 있고, 우리의 이야기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 다시 마음을 담아 펜을 듭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남은 페이지가 얼마일지는 알 수 없으나, 어제보다 조금 더 다정한 단어를 고르고 아름다운 문장을 찾아 당신과 함께 남은 이야기를 정성껏 채워가려 합니다.

나의 소중한 주인공인 당신, 우리 인생의 남은 날들을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서사로 함께 써 내려갑시다.

언제나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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