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 전상후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3시간 넘는 경찰특수단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처장은 이날 오전 10시경 출석과 동시간대에 비서관을 통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제출한 사직서가 이날 오후 4시 50분경 조사 도중 수리되며 전직 신분이 됐다.

특수단 수사팀은 '자진 출석' 등을 고려, 고심 끝에 긴급체포는 하지 않았다.

박 전 처장은 10일 오후 11시 10분경 서대문구 소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수단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친 뒤 나와 대기 중인 취재진에게 “조사에 최대한 성실히 임하려고 노력했고. 소상하게 설명했다”라고 말한 뒤, “사의를 표명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등의 추가질문에는 대답없이 차량으로 향했다.

경찰은 이날 박 전 처장에게 지난 3일 오전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할 당시 ‘대통령 관저 출입구에 세운 버스 차벽은 누구의 지시로 설치했는지’, ‘버스를 빌린 과정은’,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영장 집행 저지에 군 경호부대 사병을 동원하라는 등의 지시를 한 바 있는지’ 등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처장은 “관련 대통령 경호규정에 따라 현직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경호처에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한 조치와 대비를 한 것이다”라는 요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처장은 피의자로 입건된 후 세 번째 출석요구서를 받고서야 조사에 응했다.

경찰은 앞서 2차례 소환에 불응한 그를 긴급체포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이미 경호처장직에서 사직한 상태인데다 자진출석한 점 등을 감안해 무리한 강제수사를 할 필요는 없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경찰은 향후 수사상황이나 필요성에 따라 구속영장 신청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전 처장은 경찰특수단에 출석하며 “우리나라 국격에 맞게 대통령에게 대한 적정한 수사 절차가 진행되길 바란다”라는 요지의 다소 애매한 발언을 남기고 수사팀 사무실로 향했다.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