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폭탄 터진 듯한 화염·버섯구름 수백m 상공으로 피어올라
대응2단계 소방차 수십대 출동, 진화
샌드위치 패널구조 진화에 어려움 겪어
고무제품 등 군용물품 장비 보세창고 1층 용접작업 중 불꽃 튄 듯...
특수 유류 등 강력한 인화물질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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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6시 31분쯤 부산 동구 범일동 주한미군 시설인 55보급창 군용물품을 보관하는 보세창고 1층에서 폭발 화재가 발생, 검붉은 불기둥이 수십m 상공으로 치솟고 있다. 본지 맹화찬 기자가 화재 초기에 현장에 출동, 도로 건너편에서 직접 촬영했다. 맹화찬 기자 |
[로컬세계 부산=전상후·맹화찬 기자] 24일 오후 6시31분쯤 부산 동구 범일동 소재 주한미군 제55보급창 보세창고 1층에서 초대형 폭발성 화재가 발생했다. 5~8㎞ 떨어진 수영구·남구 일대에서도 ‘펑! 펑!’하는 폭발음이 들릴 정도였다.
일부 주민들은 “강력한 폭발음과 버섯구름을 보고 초대형 폭탄이 떨어진 줄 알았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부산 소방당국은 대응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50여대를 출동시켜 밤 늦게까지 진화작업을 벌였으나, 불이 난 건물이 샌드위치 패널 구조여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1분께 제55보급창 창고 1층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직후 출동해 초기 진화를 시도했으나 화세가 커지자 20여분 만에 대응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7시55분쯤 대응2단계로 격상했다.
대응 2단계는 대형재난에 준하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발령된다. 사고 발생지점 인근 10곳 안팎의 소방서와 장비 51~80대의 소방력이 총동원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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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부산 동구 범일동 주한미군 시설인 55보급창 군용물품을 보관하는 보세창고 1층에서 폭발성 화재가 발생, 검붉은 불기둥과 화염이 수백m 상공으로 치솟고 있다. 맹화찬 기자 |
이날 오후 8시 현재 장비 51대와 소방대원 160여명이 투입돼 진화작업과 함께 불이 인근 창고로 번지지 않도록 연소확대 방지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당시 창고에는 공사자재와 우레탄, 고무 등 가연성 물질이 다량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소방본부 관계자는 "건물이 불이 붙으면 오래가는 샌드위치 패널 구조여서 진화에 어려움이 있다"며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산 남구 문현동에 사는 조모씨, 수영구에 사는 기모씨 등 목격자들에 따르면 강력한 여러 차례의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직후 검붉은 불기둥이 수십m 상공으로 치솟았으며, 뒤이어 원자폭탄이 터진 듯한 화염과 버섯구름이 수백m 상공으로 피어올라 부산북항 일대와 동구 진구 남구 일대 하늘을 뒤덮었다.
수영구에 사는 기모(여) 씨는 “펑 펑 펑 폭발음이 들렸는데 오후 7시 좀 넘어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보니 주한미군 보급창 보급창 폭발화재였다”며 “도대체 얼마나 엄청난 폭발화재였길래 수㎞ 떨어진 여기까지 폭발음이 들리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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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부산 동구 범일동 주한미군 시설인 55보급창 창고 1층에서 화재가 발생, 검붉은 화염이 수백m 상공으로 퍼지고 있다. 소방당국이 대응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맹화찬 기자 |
유독가스 위험이 제기되자 부산시와 동구청은 화재 발생 직후 문자메시지를 통해 주민들에게 경보를 발령했다.
당국은 “연기와 분진이 지속적으로 다량 발생하고 있으니 인근 주민들은 창문 단속, 마스크 착용 등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소방당국은 제55보급창 창고 1층에서 배관 등 공사작업을 하던 중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는 한편 진화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이날 불은 화재에 취약한 건물 내 샌드위치 구조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확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불이 난 보세창고 내부에는 우레탄, 고무 등 불에 취약한 공사 자재들이 쌓여 있어 진화작업을 더욱 어렵게 했다.
특히 고무제품은 잘 꺼지지 않는 데다가 불에 타는 냄새가 삽시간에 퍼져 진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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