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쓰레기 묻힌 객관적 증거-
▲양전매립장 최하단(파크골프장 옆)에 침출수 처리시설 31년째 가동 중
▲월평균 190t(하루평균 6.2t) 금산공공하수처리장으로 보내 최종처리
▲양전2리 前이장 “18년 전 매립장 상부의 초과된 쓰레기를 선별기로 거른 후 폐비닐, 대형 쓰레기만 어디론가 싣고 가는 것 봤다”
▲김기윤 금산군의회 의장 “지
[편집자주] 로컬세계 취재팀은 충남 금산군의 '환경 행정'과 관련한 현장취재 과정에서 금성군 소재 양전리매립장과 관련하여 경제산업국장 등 관계자들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거짓말'로 군민과 언론을 속이고 우롱하는 위선적 태도를 직접 겪었다.
본지는 이에 대한 금산군청의 자체감사 또는 충남도의 감사, 금산군의회의 대응과정을 지켜볼 것이다.
특히 금산군청 고위 공무원까지 나서 양전리매립장과 관련한 현황을 속인 이유와 매립종료 직후 공원으로 조성한지 17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지적도상의 부지 대부분이 논밭으로 돼 있는 이유, 주민 피해 등 기타 환경행정의 문제점들에 대해 심층취재 보도해 금산군이 진정한 '위민행정'을 펼치는 공복(公僕) 본연의 자세를 회복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본 시리즈를 출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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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금산군청사 전경. 관내 양전리매립장과 관련해 ‘거짓말 속임수 행정’으로 군민과 언론을 우롱하는 태도를 보노라면, 본청사 현관 위에 내걸린 ‘생명의 고향 금산, 세계로 미래로’라고 적힌 슬로건이 헛구호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
[로컬세계 금산=글·사진 전상후 기자] 충남 금산군이 쓰레기매립장과 관련한 ‘거짓말 행정’으로 군민과 언론을 우롱하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9시 30분쯤 금산군청 내 김필중 경제산업국장실. 로컬세계 취재기자와 김 국장, 환경위생과 청소환경팀 강모 팀장, 김모 주무관 4명이 지난 2006년 매립이 종료된 관내 금성면 소재 양전리 비위생매립장과 관련해 사전약속에 의한 공식취재 석상에서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이 공식적인 취재 과정에서 경제산업국장과 환경위생과의 언론과 군민을 속이는 충격적인 ‘거짓말 설명’이 나온 것이다.
본지 취재기자가 2007년에 기 매립완료된 금산군 금성군 양전리 소재 양전쓰레기매립장 일대의 지적도를 펼쳐 보이며 “현재 농지법상으로 보면 전답(田沓)으로 돼 있어 형질변경이 되지 않은 상태인데, 형질변경 등의 과정을 안 거치고 애초 32년(1992년) 전에 쓰레기매립장을 위법하게 조성한 것 아니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과거에는 전국적으로 위생매립장 개념이 없었고, 군 단위에는 다 비위생매립장이었다”며 “그래서 (완공 이후 침출수 유출을 막기 위해) 차수막을 설치해 운영하다가 그곳의 쓰레기를 전량(24만 6000t) 다 파내 일부는 민간업체에 위탁처리를 했고, 나머지는 현 금산위생매립장으로 옮겼다. 현재는 공원으로 조성돼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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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금산군 금성면 양전리매립장 최하단부에 설치된 침출수 처리시설 전경. 뒤편으로 매립된 생활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있는 모습. 흙으로 덮어 공원으로 조성한 뒤 곳곳에 수목이 식재돼 있다.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어 출입이 불가능하다. |
기자가 “그렇다면 2007년 매립 완료후 공원(이슬공원)이 된 그 속에 쓰레기가 하나도 없느냐. 같이 한번 파봐도 되겠느냐”라고 되묻자, 김 국장은 ”없지요. 공원으로 돼 있는데 저희가 왜 다시 파요. 이전에 다 파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옆에 동석한 양전매립장 담당인 청소환경팀 김 주무관도 “쓰레기는 없다. 매립장을 운영하다가 쓰레기를 다 치웠다. 수년 전 한 (매립장에 붙어 있는)민간업체가 제기했던 소송 당시 업체건물 지하에서 쓰레기가 발견된 지점은 매립장 부지가 아니라 개인 토지였으며, 금산군이 매립장을 운영 중이던 곳의 쓰레기는 다 치웠다”라고 부연했다.
기자가 “그럼 지금 그 매립장 안에 쓰레기가 하나도 없나요. 다 파내고 양질토로 되메우는 데 어느 정도의 예산이 들었나”라고 재차 묻자, 김 국장은 “없지요, 그때 30억원 정도를 들여서 다 파냈지요, 되메우는 데 든 비용은 하도 기간이 오래돼 잘 모르겠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본지는 현재 논(沓)과 밭(田)으로 적시돼 있는 지적도의 상태를 들어 “애초부터 농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재차 입장을 물었다.
김 국장은 “당시엔 타 군도 다 비위생매립장을 운영했다. 그 때(1991년 매립 당시)는 환경법이 강조가 안 됐다. 그리고 현재는 쓰레기를 다 파내지 않았느냐, 지금은 공원으로 조성 중인데 준공이 돼야 지목이 바뀐다. 대한민국의 법이 그렇다”며 “현재는 쓰레기만 제거를 하고 정비사업을 해 원상복구를 한 상태다”라고 다시금 매립상태의 쓰레기가 없는 것은 물론 원상복구를 한 상태라고 또다시 강조했다.
금산군 양전리매립장 관련 경제산업국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양전리매립장에 현재 쓰레기가 매립돼 있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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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산군 금성면 옛 양전리매립장 상부에 조성된 이슬공원을 인근 도로변에서 바라본 전경. 공원이 도로보다 몇 미터 높아 쓰레기를 다 파내고 값비싼 양토로 되메우기를 했다면, 굳이 예산을 더 들여 인근 주민들의 접근이 어렵게끔 공원의 지면을 높게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또 애초 천혜의 매립장 입지인 수십m 깊이의 협곡에 묻었던 쓰레기 24만여t을 다 파내고 다시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양토로 메우는 행정도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
우선 이곳에 매립했던 생활쓰레기 24만 6000여t을 모두 파내고 양질토로 교체했다면 침출수가 나올 리가 없고, 침출수 처리장을 가동할 필요도 없는 것인데, 이곳에는 매년 1억원 정도의 예산을 들여 31년째 침출수 처리시설을 민간에 위탁해 가동 중이다.
금산군은 31년 전 당시 사업비 1억 2300만원을 들여 양전리매립장이 매립을 시작한 이듬해인 1993년 11월 4일 착공, 1994년 5월 28일 침출수 처리시설을 준공한 뒤 다음 날부터 곧바로 가동에 들었다.
처리시설 준공 직후(생활쓰레기 매립 1년 8개월 경과) 바로 처리시설을 가동한 것을 보면 당시에도 상당한 양의 침출수가 줄줄 흘러나왔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해에는 하루평균 처리량이 5.8t이었으나, 비가 잦은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하루평균 처리량이 6.2t에 달해 조금 늘어난 상황이다.
하루평균 모터 가동시간은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6시간 정도이다.
이 처리장은 침출수를 지하탱크에서 끌어올리는 깔대기 모양의 철구조물과 기계시설,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판 등이 설치된 상황실, 사무공간 등 100평 정도의 부지에 4개 조립식 건축물로 건립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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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산군 금성면 양전2리 소재 이슬공원 전경. 일부 보행길을 보완하는 중인데 소형 포크레인 등 작은 장비 2대만 덩그러니 세워진 채 공사가 중단돼 있다. 공원이 개방된 상태인데도 사람의 그림자도 없어 예산만 낭비하는 기막힌 전시행정의 전형이라는 말이 나돈다. |
이 처리시설은 매립장 내 생활쓰레기 매립이 시작된 뒤 2년 뒤인 1994년 5월 29일부터 가동, 지금까지 가동 중이며, 예상 가동기간은 쓰레기 매립종료 연도인 2006년부터 30년째가 되는 2036년이지만, 현재 침출수 발생량으로 볼 때 예정대로 폐쇄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침출수 처리시설을 금산군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리뇨스㈜ 관계자는 “양전리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올해 기준 월평균 190t 정도의 침출수는 ‘현수미생물접촉포기공법’으로 오후 6시 이후 야간에 모터를 6시간 동안 가동해 지하탱크에 저장된 침출수를 퍼올린 뒤 독립된 관로를 통해 5㎞ 정도 떨어진 금산공공하수처리장으로 보내 최종적으로 처리한다”며 “우리 회사는 지난해초 금산군청과 관리비 1억 9800만원을 조건으로 2년 계약을 했으며, 1차 최종침전지의 상부 전체가 외부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배관 동결로 겨울철 운영에 애로를 겪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2006년 당시 양전리매립장 소재지인 금성면 양전2리 이장을 맡았던 김종석 전 이장은 “18년 전 당시 금산군의 쓰레기매립장을 복수면·추부면 쪽으로 옮기려고 하는 과정에서 새 위생매립장 인근 주민들에게는 엄청난 보상을 하면서 우리 마을에는 장기간 엄청난 피해를 입혔으면서도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아 항의집회를 하면서 매립장 종료 및 마무리 과정을 면밀히 지켜봤다”며 “쓰레기를 전량 다 옮긴 게 아니라 매립장 상부에 넘치는 많은 양의 쓰레기를 대형 선별기를 설치해 거르는 작업을 몇 개월 동안 했는데 밑으로 떨어지는 썩은 흙이나 작은 쓰레기는 그대로 묻고 폐비닐이나 가전제품 등 분리된 대형 쓰레기는 어리론가 싣고 가는 것을 봤다”라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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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산군 이슬공원 중심부 전경. 쓰레기매립장 위에 조성했기 때문인지 공사가 손쉬운 잔디밭이 대부분이며 얼마 안 되는 대형수종들의 경우는 식수한 지 17년째 한여름인데도 무성함 없이 겨우 목숨만 유지하고 있다. 지하에 묻힌 생활쓰레기 때문에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매립장 가장자리에 식재된 수목들만 정상 상태로 보인다. 공원을 찾아온 사람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
김기윤 금산군의회 의장도 이와 관련 본지와의 통화에서 “쓰레기매립장으로 조성된 곳의 쓰레기를 파냈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지금도 침출수가 나오기 때문에 그걸 처리시설을 가동해 공공하수처리장으로 보내 처리하고 있는데, 양전리매립장의 쓰레기를 다 파내 처리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관계 공무원들이 (쓰레기를 다 파내고 양질토로 교체했다는)말은 잘못 말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꼬집어 말했다.
금산군의 한 언론인도 “옛 양전리매립장의 경우 헛돈을 들여 공원으로 조성해놨지만 쓰레기산이라는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아무도 가지 않고 있으며, 막대한 양의 쓰레기를 어디로 옮겼다는 것인지 듣는 게 처음이다”며 “현재 위생매립장으로 운영 중인 추부면 소재 금산위생매립장 내 쓰레기 반입이 되기 직전 10여년 동안 이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양전리매립장이 매립기한을 수년이나 넘기는 바람에 예정보다 훨씬 많은 양의 생활쓰레기가 산을 이루자 공원 조성에 앞서 초과된 쓰레기를 재차 처리하느라 수개월의 기간이 걸린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기 매립된 쓰레기 수십만t을 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 처리한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예산이 소요되고, 그런 행정을 하면 모르는 군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산군 김필중 경제산업국장을 비롯한 환경위생과의 언론·군민을 상대로 한 ‘거짓말 속임수 행정’에 대한 군의회 차원의 진상규명은 물론, 자체감사 또는 충남도 차원의 감사와 이에 따른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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