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김 “우리가 힘을 합치면 못 할 일 없다”
[로컬세계 = 이승민 대기자]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마다 종교와 정치를 초월해 손을 맞잡은 두 거인이 있었다. 바로 고(故) 문선명 통일교 총재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이다.
문 총재의 영성적 ‘참사랑’이 평화의 씨앗을 뿌리면, 김 대통령의 정치적 ‘지혜’가 이를 제도적 시스템으로 꽃피웠던 30년의 동행.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민관 전략적 파트너십’의 실체를 재조명한다.
■ 1998년 청와대 독대, "우리가 힘을 합치면 못 할 일이 없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 초기, 청와대에서는 영수회담에 준하는 무게감 있는 만남이 성사된다. 바로 문선명 총재와의 독대였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개인적 보은을 넘어 국가의 명운을 건 대화를 나눴다.
김 대통령은 과거의 인연에 사의를 표함과 동시에, 문 총재가 가진 방대한 국제 네트워크를 국가적 자산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당시 두 지도자는 서로의 손을 맞잡으며 “우리가 힘을 합치면 못 할 일이 없다”는 확신을 공유했다. 이는 단순한 만남을 넘어,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한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었다.
■ IMF 외환위기 극복의 숨은 공신, ‘경제 방파제’ 문선명
1997년 말, 사상 초유의 국가 부도 위기 속에서 취임한 김 대통령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외화 유치와 국제적 신뢰 회복이었다. 이때 문 총재는 자신이 수십 년간 구축해온 미국과 일본의 정·재계 네트워크를 즉각 가동했다.
특히 문 총재가 설립한 미국 <워싱턴 타임스(The Washington Times)>는 한국 정부의 개혁 의지와 회생 가능성을 국제 금융계에 실시간으로 타전하며 한국 경제에 대한 불신을 확신으로 돌려놓는 결정적인 ‘언론적 방패’ 역할을 했다. 김 대통령은 훗날 “문 총재가 나라가 어려울 때 큰 힘이 되어주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 ‘문선명이 연 북한의 빗장, 남북정상회담의 징검다리
김 대통령의 숙원이었던 ‘햇볕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문 총재가 1991년 목숨을 걸고 닦아놓은 ‘평양 루트’라는 든든한 기반이 있었다.
정식 외교 채널이 경색될 때마다 문 총재가 김일성 주석과 맺은 ‘심정적 유대’는 돌파구가 되었다. 1998년 리틀엔젤스 공연과 평화자동차 설립 등 민간 차원의 경협은 북한 지도부의 마음을 녹이는 마중물이 되었다. 문 총재가 ‘참사랑’으로 먼저 열어젖힌 문을 통해 김 대통령은 2000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라는 대동맥을 연결할 수 있었다.
■ 노벨평화상, 평화의 기반 위에서 피어난 ‘위대한 선물’
2000년 12월,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이면에는 문 총재의 헌신적인 조력이 거대한 엔진처럼 작동하고 있었다. 노벨 위원회와 국제사회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햇볕정책에 대한 글로벌 지지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문 총재는 세계 180여 개국에 뻗어 있는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김 대통령의 행보를 지지했다. 특히 햇볕정책에 회의적이었던 미국의 보수 여론을 설득해 한미 동맹의 균열 없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 것은 문 총재만이 할 수 있었던 독보적인 기여였다. 그런 의미에서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은 문 총재가 평생 일궈온 평화의 토양 위에서 피어난 ‘위대한 선물’과도 같았다.
■ 갈등의 시대에 던지는 역사적 교훈
이념과 종교를 넘어 오직 ‘평화’와 ‘민족’을 위해 하나가 되었던 두 거인의 동행은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민간이 길을 열고 정부가 레일을 깐 이들의 완벽한 협력 모델은, 갈등이 심화된 이 시대에 진정한 협력이 무엇인지 시사하고 있다. 역사는 이들을 한반도 평화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렸던 두 명의 거인으로 기록할 것이다.
로컬세계 /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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