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전세 사기 피해자’가 지난해 말 기준 총 누계 3만 5,909명이나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사이에 1만 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매달 1,000명 가까운 피해자가 추가된 형국이다. 전체 피해자 4명 중 3명은 20, 30대 청년이었다. 이처럼 미래 세대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피해 구제는 지지부진해 안타깝기만 하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월 1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12월 중 전세 사기 피해자 등 664건을 추가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전세 사기 피해 주택 매입 실적은 2025년 1분기 214호 대비 4분기에는 2,113호에 달해 무려 10배나 증가하였고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시행한 2023년 6월 1일 이후 피해자 등은 누적 3만 5,909건 결정되었고, 공동담보 피해자의 신속한 구제를 위한 특례채무조정 시기도 변경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한 달간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전체 회의를 3회(12월 10일, 12월 17일, 12월 23일) 개최하여 1,375건을 심의하고, 총 664건에 대하여 ‘전세 사기 피해자 등’으로 최종 가결했다. 가결된 664건 중 613건은 신규 신청(재신청 포함) 건이고, 51건은 기존 결정에 이의신청을 제기하여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 제3조(전세 사기 피해자의 요건)에 따른 전세 사기 피해자의 요건 충족 여부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전세 사기 피해자 및 피해자 등’으로 결정됐다.
나머지 711건 중 427건은 요건 미충족으로 부결되었고, 158건은 보증보험 및 최우선변제금 등으로 보증금 전액 반환이 가능하여 적용 제외되었다. 또한 이의신청 제기 중 126건은 여전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로 판단되어 기각되었다. 그동안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한 ‘전세 사기 피해자 등’은 총 누계 3만 5,909건, 긴급 경・공매 유예 협조 요청 결정은 총 누계 1,086건으로, 결정된 피해자 등에게는 주거, 금융, 법적 절차 등 총 누계 5만 4,760건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세 사기로 문제가 된 주택을 경매로 매입해 10년간 주거를 보장하는데, 지난해 LH가 매입한 주택은 지난해 12월 23일 기준 4,898건에 불과했다. 연간 목표치 7,500건의 64% 수준으로 전체 피해자 중 13%만 혜택을 받은 것이다. 전세 사기 피해자에게 보증금 일부라도 돌려주기 위해 여야가 합의했던 최소 지원금 1,000억 원은 재정 당국의 반대로 올해 예산에서 전액 삭감됐다. 2025년 6월 3일 새 정부 출범 후 전체 매입 실적의 84%에 해당하는 4,137호를 매입하였으며, 매입 속도도 2024년 90호에 불과했지만 2025년 1분기 214호, 2분기 763호, 3분기 1,718호, 4분기(10월~12월 23일) 2,113호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이다.
‘전세 사기 피해주택 매입 제도’는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 제25조(공공주택사업자의 전세사기피해주택 매입)에 따라 공공주택사업자(LH 등)가 전세 사기 피해자로부터 우선매수권을 양도받고, 해당 주택을 경・공매 등을 통해 낙찰받아 매입하는 제도로 매입 절차는 ①피해자의 주택매입 사전협의 신청(LH)→②LH 심의→③주택매입 요청 및 우선매수권 양도→④LH 경・공매 참여 및 피해주택 매입→⑤경매 차익 산정→⑥임대차계약 등의 순으로 이뤄진다. 피해자는 경・공매를 통한 매입 시, 정상적인 매입가보다 낮은 낙찰가로 매입함에 따라 발생하는 경매 차익을 보증금으로 전환하여 피해 주택에서 최대 10년간 계속 거주할 수 있으며, 퇴거 시에는 피해자에게 경매 차익을 지급하여 피해 회복 지원을 한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예방 대책도 미흡해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정부의 대책은 집주인 정보를 확인하는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을 만들고 예방 캠페인을 벌이는 수준이어서 끊임없이 진화하는 신종 수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올해부터 전문가가 사전에 계약서를 검토해 주는 ‘안전 계약 컨설팅’을 시행할 방침인데, 전세 사기 피해가 2022년 하반기부터 대규모로 나타난 것을 감안하면 늦어도 너무 늦었다. 피해자들은 사회 초년생이거나 신혼부부가 대부분으로 전세 사기 이후 사실상 삶이 멈췄다고 호소한다.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을 잃을 위기에 처해 결혼과 출산도 미루고, 법원 경매와 피해자 모임을 오가며 하루하루 간신히 버티는 이들이 상당수로 사실상 삶이 부서지는 아픔과 고통으로 눈물만 흘리고 있다.
국회는 2023년 5월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을 추진할 때 “피해 규모를 예상하기 어렵고 사기 수법이 계속 지능화하면서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라며 “6개월마다 보완 입법을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2024년 8월 LH가 피해 주택을 매입하도록 한 것 외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방치(放置)·방관(傍觀)·방기(放棄)로 일관하고 있었다. 정치권과 정부는 계속 늘어나는 피해자 수를 기계적으로 집계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이제라도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 피해자의 눈물을 조금이라도 닦아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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