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침수·낙석까지 통합 대응… 기업·근로자 체감 안전성은 아직 ‘미지수’
[로컬세계 = 김의준 기자]산업단지 안전을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측’으로 바꾸겠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기술 도입이 실제 사고 감소로 이어질지에 대한 검증과 현장 체감도 확보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부산시가 노후 산업단지인 서부산스마트밸리(옛 신평·장림산단)를 인공지능과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스마트 안전 산단으로 전환하는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총사업비 9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올해 말 통합관제센터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위험 발생 이후 대응’이 아니라 ‘발생 이전 예측’에 초점을 맞춘 점이다. 기존 산업단지가 화재나 침수 등 사고 발생 후 대응에 머물렀다면, 이번에는 센서와 영상 데이터를 활용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우선 화재 대응 분야에서는 불꽃 감지 센서와 환경 감시 기능을 결합한 영상 시스템이 도입된다. 단일 장비로 화재와 대기 환경을 동시에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초기 징후를 빠르게 포착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드론을 활용한 실시간 현장 확인까지 연계해 대응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산사태와 낙석 위험 구간에는 3차원 영상 분석 기반 감지 시스템이 적용된다. 지형 변화와 낙석 징후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위험 신호를 사전에 포착하고, 이상 발생 시 즉각 경보를 발령하는 방식이다.
침수 대응 역시 기존과는 접근이 다르다. 수위 센서와 영상 데이터를 결합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교차 분석해 침수 위험 단계를 사전에 판단하도록 설계됐다. 위험 발생 시 관제센터와 유관기관에 자동으로 정보가 전달되는 구조다.
산업단지 내 범죄와 안전사고 대응 기능도 강화된다. 지능형 CCTV를 통해 폭력, 배회, 쓰러짐 등 이상 행동을 자동 인식하고, 특정 객체 추적 기능까지 수행한다. 자율주행 순찰로봇과 스마트폴도 도입돼 기존 사각지대를 보완할 예정이다.
교통과 환경 관리 기능도 함께 개선된다. 실시간 차량 속도와 주차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통해 교통 흐름을 관리하고, 디지털 트윈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대기질과 오염물질 확산 경로를 예측하는 체계도 구축된다.
현장에서는 기대와 함께 신중론도 나온다. 서부산스마트밸리 내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작동하고 유지될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술 도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산업안전 분야 한 연구위원은 “스마트 감지 시스템은 보조 수단일 뿐, 현장 관리 체계와 인력 대응이 병행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사고 감소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시는 이 같은 기술을 통합해 위험 예측부터 상황 전파, 대응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사하구청과 협업해 지역 중심 대응 체계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기술 도입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안전 체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운영 과정에서 지속적인 보완과 검증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기술은 수단일 뿐, 안전의 본질은 현장에 있다. 이번 사업의 성패는 ‘얼마나 첨단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사고를 줄였는가’로 판가름 날 것이다.
로컬세계 / 김의준 기자 mbc47112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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